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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알못 자취생의 누추한 자취방, 섬뜩한 비주얼의 우렁각시가 나타났다.
안칠현. 곱상한 얼굴의 도련님이었다. 연필은 어떻게 들었나 싶을 정도로 고운 손을 가진. 특유의 고요한 분위기 때문에 누구도 쉽게 다가가진 못했다. 갓 입학했을 때 즈음에는 소문이 무성했다. 쟤, 부잣집 아들이라며? 로 시작해서 어디에 땅이 있느니 집이 있느니, 부정 입학이니 아니니 온갖 말이 나돌았다. 아주 근거 없는 소문 같지는 않다고들 했다. 들고 다...
공기가 눅눅했다. 비 냄새가 났다. 우혁은 방충망이 없는 창문을 쳐다보았다. 닫아야 하나, 너무 더운데. 아직 선풍기를 놓을 공간이 없었다. 이제 겨우 한 박스를 정리했을 뿐이었다. 작은 박스가 세 개였는데 그것만으로 공간이 꽉 찼다. 지난 방보다 아주 조금 넓은, 3평 남짓한 고시원이었다. 빚을 거의 다 갚았다고 했다. 사실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 말...
4월의 햇빛이 꽤나 따뜻하게 교실 창가 안으로 들어왔다. 따뜻함은 곧 나른함으로 바뀌기 일쑤다. 칠현이 조금 감겼던 눈을 또렷하게 뜨려고 노력하며 필기해두었던 영어 노트를 한 번 더 훑었다. 깔끔한 자신의 필기에 나름대로 만족하며 책을 덮고 의자에서 일어났다. 시계를 쳐다보니 3시 12분 즈음을 지나고 있었다. 늦기 전에 일찍 가야지. 약속에 늦는 걸 불편...
원글 https://posty.pe/lc6tyn 믿을 수 없었지만 기온이 점점 더 내려가고 있었다.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르게. 눈발은 점점 거세졌고 폭풍은 더 세게, 더 자주 일어났다. 둘은 그렇게 번번이 새로 찾은 거처를 잃어야 했다. 몇 번째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폭풍 끝에, 또 간신히 눈을 뜬 우혁은 조금 지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
1999. 7. 7. 아, 우울해. 칠현이 웅얼거렸다. 얼굴을 베개에 파묻은 탓에 목소리가 뭉개져 나왔다. 익어가는 여름, 한 대 있는 선풍기마저도 더운 바람을 뿜는데 이러는 이유는 단순하다. 좋아하는 사람. 형, 좋아해. 우혁이 형, 나 형이 좋아... 말은 이렇게나 달콤한데, 왜 현실은 그토록 쓴지. 칠현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고 ...
승객 한 명을 내린 버스가 크게 한 번 덜컹거린 뒤 흰 연기를 뿜으며 앞으로 나아갔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코 안으로 들어오는 비릿한 바다 냄새와 차가운 공기에 칠현이 적응하기 위해 숨을 길게 들이쉬었다. 새천년이 되기까지 얼마 남지 않은 12월의 바다 공기는 칠현의 예상대로 날카로웠다. 목에 두른 회색 목도리를 단단히 하고 버스정류장을 나왔다. 바닷가는 ...
내 앞에 있는 이 아이는 뱀파이어다.
"형, 좋아해." "……." 자신의 앞에서 정수리만 내보인 채 서 있는 그의 말을 듣고도 남자는 아무런 대꾸가 없었다. 아니,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감히 떠올릴 수가 없었다. 몇 년째인지 이제 손가락으로 숫자 세기도 힘들다. 그를 마음에 담은 후부터 누르고 또 누르던 마음이 이제는 흘러 넘쳐 더는 못 버틴다 아우성칠때가 되어서야 온갖 있는 용기 없는 용기...
Hello, my sweetie 질퍽한 눈 위로 빠르게 발자국이 찍히고 싸늘한 공간에는 하얀 입김이 흩뿌려졌다. 미끈거리는 혼잡한 거리. 이제 20일도 남지 않은 그날 때문인지 사람들은 한껏 상기 된 얼굴로 행복해하며 웃음꽃을 피우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모습도 발걸음을 잡아끄는 즐거운 캐럴도 지금 칠현에게는 째깍째깍 초침 소리와 같았다. 혹여나 미끄러질까...
“나는 세상 끝까지 가보고 싶어.” 녹화된 영상 속의 칠현은 그렇게 말했다. 아직 그가 성인이 되기 전에, 뮤직비디오 촬영을 위해 간 미국에서 우혁이 찍은 영상이다. 멤버들을 하나하나 훑으며 ‘여긴 어디죠? 설명해 주세요.’ 기자의 말투를 흉내 낸 우혁의 앳된 목소리도 담겨있다. 이전까지 외국을 가봤을 리가 만무한 어린 소년들의 들뜬 모습은 선명한 화질은 ...
우혁은 가방을 매면서 달력을 확인했다. 3월 14일, 화이트데이다. 밸런타인만큼은 아니지만, 매해 3월 초중반이면 이 날 하루를 위해 편의점이며 마트가 낯간지러운 하트 모양 장식으로 알록달록하다. 쭉 아무 생각 없이 보내 왔지만, 올해는 얘기가 다르다. 받을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웃는 게 사랑스러운 애인은 아니고 언제부터 같이 다녔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자, 생일 선물이야.” 우혁은 눈을 깜박였다. 칠현은 멍한 우혁을 흘긋거리다 입술을 삐죽이며 우혁의 손에 선물이라는 것을 쥐여주었다. 알록달록 제법 정성스럽게 꾸민 카드에는 또박또박 세 글자가 쓰여있다. 소원권. 우혁은 할 말을 찾지 못해 입만 뻐끔거리다 혼란스러운 얼굴로 칠현을 쳐다봤다. “소원권?” “내가 해 줄 수 있는 거면 뭐든 말해도 돼. 매점쏘...
칠현은 햄스터를 키웠다. 조그만 게 따뜻한 몸으로 손 위에서 꼬물대면 심장이 말랑해지는 기분이었다. 손가락 끝으로 배를 자주 쓸어주었다. 손 안에 가득 담겨 조용히 숨만 쉬어도 사랑스러운 생물이었다. 그러다 녀석이 죽었다. 더 달라고 조르던 간식을 다 먹지도 못하고. 손에 쥐면 한 움큼인 건 똑같은데 콩콩 작은 심장박동이 느껴지질 않았다. 작은 몸이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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