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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서른 넷, 문득 즐거운 일만 생각하기엔 너무 현실을 사는 게 아닌가 싶었다.
“오빠, 일루 와봐.” 은창이 집에 들어오기 무섭게 은서가 손을 잡아끌었다. 곧 비가 올 테니 집으로 돌아가자고 얼러도 막무가내로 발을 옮겼다. 은서는 은창을 놀이터로 이끌었다. 말이 놀이터지, 동네 애들이 자주 모여 노는 공터에 불과했다. 은서는 공터의 맨 가장자리에서야 멈췄다. 그러고는 자랑스럽게 바닥을 가리키며, “오빠 선물!” 하고 웬 흙더미를 선보...
이제는 기억 속에만 있는 모친의 말이 가끔 떠오른다. 은서가 갓난쟁이 때 네가 얼마나 예뻐했는지. 손가락 발가락을 온통 물고 빨아서 침독이 오를까 걱정될 정도였다고. 그 말을 떠올리고 있노라면 기억날 리 없는 장면이 머릿속에 생성된다. 오동통 살 오른 애벌레 같은 손가락을 입에 넣고 굴리는 어린 자기 모습. 갓난애의 뜨거운 체온과 더 뜨거운 자기 입 안. ...
은창은 기념일을 챙기는 부류가 아니었다. 그는 매일 같이 달력을 들여다보면서도 날짜와 요일—오늘 고깃집 맞나?—외에는 관심이 없어 기념일 같은 것은 좀처럼 외울 줄을 몰랐다. 빼곡한 숫자들을 보며 그가 하는 생각은 보통 더 많은 숫자와 관련된 것들이었다. 이달 예산, 오늘 지출, 돈 들어올 곳, 돈 나갈 곳, 기타 등등. 잘 돌아가지도 않는 머리를 맹렬히 ...
선생 대 제자에서, 상사 대 후임이 될 때까지. 10년 간의 짝사랑이 오늘 끝났다.
우리는 이름도 없는 병아리를 사랑했다. 병아리와의 동거는 순전히 은서의 고집에서 시작됐다. 어느 날 불쑥 품에 병아리를 숨겨 돌아온 것이다. 말도 없이 혼자 어딜 쏘다니냐 혼내려던 은창은 뜬금없이 튀어나온 병아리에 눈을 동그랗게 키우고 은서를 바라봤더랬다. 은서는 그 시선을 이기지 못하고 꾹 다물었던 입을 떼 어물어물 설명했다. 요컨대, 동네 몇몇 애들이 ...
회색도시2로부터 몇 년 전 시점입니다. 이것저것 다 무시했으니 편하게 읽어주세요. 하나, 둘, 셋, 넷, ……, 열! 쫙 펼친 양손을 내려다보던 은서가 벌러덩 뒤로 누웠다. 펼친 손을 그대로 위로 뻗었다. 반투명한 손등 너머로 창밖의 푸른 하늘이 비쳐 보였다. 홀로 맞는 열 번째 봄. 오빠를 보지 못한 지도 벌써 십 년이 되었다. * 처음 눈을 뜬 곳은 폐...
<<사망소재, 유혈 소재 포함되어있습니다. >> . . . 꿈을 꾸었다, 어둠으로 가득한 이 공간 속에서 보이는 것 없었다. 이리저리 둘러봐도 공허하게 있는 정은창. 그리고 들려오던 어린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빠, 여기야. 어디선가 익숙한 목소리였다. 마치 성일동 사건 때 희생된 소중한 동생이였던 은서의 목소리였다. 진짜 은서인가...
안녕하세요. 2020년 2월 8일 회색도시 온리전 『회색도시복지지원센터』에서 판매했던 글회지 집터를 웹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은창과 은서, 정남매 사랑해주세요. 감사드립니다. ➤ 모바일 게임 『회색도시2』의 등장인물 「정은창」이 성인이 되기까지를 다룬 픽션입니다. 인물들의 구체적인 설정은 모두 상상에서 비롯되거나 일부 원작과 달리 바꾼 부분(ex.소완국)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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