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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 대 제자에서, 상사 대 후임이 될 때까지. 10년 간의 짝사랑이 오늘 끝났다.
재현은 차를 운전했다. 은정은 조수석에 앉아 있었다. 긴 침묵이 이어지다가 재현이 못 참겠다는 듯 입을 열었다. “악장과 악장 사이에는 박수를 치는 게 아니야. 그것도 몰라?” 은정은 질린다는 표정으로 맞받아쳤다. “또 그 얘기야? 박수 치는 사람 많이 있더구만. 그게 그렇게 잘못한 일이야?” “그건 그 사람들이 무식해서 그런 거고. 얼마나 답답했으면 박수...
내가 가장 오래 기다린 시간은 3분이었다. 당신은 내게 '기다려'를 시키고 숫자를 셌고, 나는 가만히 일, 이, 삼, 하고 움직이는 당신의 입술을 바라보고는 했다. 당신의 손에는 대개 간식이 들려 있었고, 당신이 숫자를 세는 것을 멈출 때까지 내가 가만히 있으면 그 간식이 보상으로 주어졌다. 나는 기다리는 것을 꽤 좋아했다. 간식을 먹을 수 있어서가 아니라...
태우는 예솔의 머리를 예솔이 아기였을 때 이후 처음으로 만져본다는 걸 깨달았다. 그때는 예솔의 머리가 아직 완전히 닫히기 전이어서, 태우는 자신이 조금이라도 힘을 주면 예솔의 머리가 부서질 것 같아 두 손을 덜덜 떨었다. 예솔을 안고 이도 저도 못하는 태우를 보고 하경은 깔깔 웃었다. 예솔이 간지럽다며 웃었을 때 태우는 오랜만에 하경의 웃음 소리를 들은 것...
저 멀리 양어장에서 아버지가 비명을 지르는 게 들렸다. 안돼, 안돼, 하고 실성한 듯이 소리치기도 했다. 며칠 전에도 나는 비슷한 소리를 들은 적이 있었다. 어머니의 외도를 알게 된 아버지가 지르는 소리. 아버지는 그 일을 마음 깊은 곳에 묻어 둘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번 일은 그럴 수 없었다. 비단잉어 양어장의 여과기가 모두 꺼져 있었다고 아버지는 말했다...
미켈란젤로 언덕을 올라가는 동안 남자는 속으로 똑같은 대사를 수십 번도 더 반복했다. 손을 잡은 여자가 잘 따라오고 있는지 눈으로 확인하며. 태양은 천천히 지고 있었지만 남자가 준비한 말을 하기에 햇빛은 충분했다. 여자의 손을 잡은 남자의 반대쪽 손 주머니에는 반지가 있었다. 피렌체에 오기 몇 달 전 주문한 반지였다. 그만큼 남자에게는 어떤 확신이 있었다....
희진은 더 이상 친구들과 연락하지 않는다. 고등학생 때부터 10년이 넘는 세월을 같이 한 친구들이었다. 희진은 그들에게 구원받았다고 생각했다. 희진을 따돌림에서 구해준 것이 친구들이었으니까. 혼자 밥을 먹을 때 와서 같이 먹어도 되냐고 물어본 것도, 희진이 화장실로 끌려갈 때 막아준 것도 친구들이었다. 희진은 그들에게 깊이 감사했고, 평생 잃고 싶지 않은 ...
내 나이 서른 넷, 문득 즐거운 일만 생각하기엔 너무 현실을 사는 게 아닌가 싶었다.
-어 사탕이네? 어디서 났어? -사왔어요, 먹고 싶어서. -나 한 개만. -아무거나 먹어요. -박하 사탕이네? 하여튼 어르신 입맛이야. -언니가 더 하면서. -내가 뭐? -요즘 세상에 누가 콩을 튀겨 먹어요? -왜? 맛있는데? -참... 됐어요. 어? 벌써 다 먹었어요? -응. 나 하나 더 먹어도 돼? -그래요, 대신 천천히 먹어요. 이 상해. -알았어. ...
3개월 전 프랑스 문학의 이해 수업을 듣다 잠적한 K에게 문자가 왔다. [조조씨 제 샤프 돌려주세요.] 내 이름은 조조가 아니라 조우라고 하는데도 K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나를 조조라 부르고는 갑자기 샤프를 돌려달란다. 필통을 가지고 다니지 않아 종종 펜이나 샤프를 빌리긴 했는데, 하지만 나는 그걸 돌려주지 않으면 마땅히 둘 곳도 없어서 주인에게 꼭 돌려주...
1시간 전 다온와 아정은 한 해의 마지막 날만큼은 절대로 싸우지 말자던 약속을 결국 지키지 못하고 또 싸우고 말았다. 둘의 언성이 높아지고 또 높아졌다가 한순간 정적이 찾아왔는데, 그것은 늘 다온이 울 것 같은 기분을 느낄 때 입을 꾹 닫아버리는 버릇 때문이었다. 아정은 다온이 이럴 때마다 속이 터질 것 같아서 그 자리를 피해버렸고, 아정이 문을 쾅 닫고 ...
유지는 열심히 책을 정리한다. 채민은 그 앞에서 지루한 표정으로 유지를 카메라 안에 담아낸다. “어때? 나 슬퍼 보여?” (채민 – 도리도리) 유지는 입이 삐죽 나온다. 이미 정리해둔 책들의 노끈을 잘라 다시 어지른다. 채민은 몰래 rec. 버튼을 누른다. 책을 도로 꺼내 어지럽히는 유지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자신이 영화...
그녀는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며, 그에게 너무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가 좋아하는 음악을 그녀가 따라 좋아했고, 음식 취향도 그에게 맞춰져 있었다. 그녀는 습관처럼 빈속에 우유부터 마셨다. 아침에 우유를 마시면 그렇게 속이 안 좋았는데, 근데도 계속 마셨다. 그가 투명한 유리잔에 미지근하지만 신선한 우유를 따라 마시는 것을 보고 그녀는 그...
구상희씨는 1월 2일에 혼수상태에 빠져있다가 12월 30일에 처음 눈을 떴다. 구상희씨가 장장 362일 동안 말 그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된 사연은 구상희씨가 밝히길 원하지 않은 것 같으니 따로 밝히진 않겠지만, 1월 1일 구상희씨는 그 어느 때보다도 굳은 결의를 가지고 계획을 세웠고 그래서 2일부터 그것을 제대로 해볼 참이었다. 눈을 떠보니 1년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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