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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사람이 모인 테이블에는 어색한 침묵이 감돌았다. 일면식이 거의 없던 직장 동료의 언니와(쌍둥이라 같은 나이긴 하지만) 그 동생을 두고 연극을 펼치고 있는 둘. 이 상황은 며칠전의 문자가 발단이었다. 「히나의 일로 여쭤볼게 있습니다. 가능한 시간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야짱, 지금 이게..." "어쩌지? 사요씨가 우리의 위장연애를 알아챈 걸까?...
입을 맞출 때는 거짓이라는 생각도 들지 않게 행복했다. '아, 아야짱 놀라서 눈 엄청 커졌네. 귀여워.' 하지만 그 시선 끝에는, 역시나 그 애가 있었다. "히,히나쨩, 이건." "아... 그, 곧 파스파레 차례라서. 대기하는 게 좋을 것 같아." "히나짱! 잠깐만!" 치사토는 묘한 승리감과 함께 아야의 손을 붙잡았다. 히나에게 달려가려던 아야의 몸은 빙글...
완벽한 거짓은 진실이 된다. 어린 시절부터 배우로 일하며 종종 들은 말이다. 동의하지는 않지만. 시라사기 치사토는 시라사기 치사토다. 연기하는 게 무엇이건 결국 본질은 그녀 자신인 것처럼... '거짓은 어디까지나 거짓이지.' 그렇게 생각했었다. "둥근 산을 화려하게! 마루야마 아야예요!" 이상한 자세로 자신이라면 절대 내뱉을 일 없는 대사를 외치는, 멍청할...
"나, 아야짱 안 좋아해. 안 좋아했어." 갑작스러운 고백에 아야는 놀란 얼굴로 그녀를 쳐다봤다. 그런 반응에도 아랑곳않고 히나의 말이 이어졌다. 아야는 멍하니 그 진심을 듣고만 있었다. "그냥 연애가 뭔지 알고싶어서 아야짱한테 사귀자고 했어." "그렇구나..." "하지만 이제는 알겠어. 사랑이 뭔지. 그러니까, 아야짱을 놓치고 싶지 않아." 손이 살짝 떨...
"히나? 약속시간은 10시라고 하지 않았어?" "응. 오늘은 조금 일찍 나가려고." 히나는 약속시간을 정확히 지키는 편이었다. 그 말은 굳이 일찍 나가지도 않는다는 뜻이었다. '약속시간을 정해놓고 굳이 일찍 나와야할 이유는 없잖아?' 히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언제나 아야는 약속시간에 10분 정도는 일찍 나오는 편이다. '왜일까? 굳이 그런 짓을 하...
아야가 자신을 좋아하게 만들어야한다. 하지만 어떻게 사람은 다른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걸까. 히나는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을 생각해봤다. 재밌고 룽한 사람. 답은 금방 나왔지만 연애감정과는 관련이 없었다. 연애감정이라... 아직 그녀가 이해하긴 어려운 부분이었다. "사랑. 아, 이 얼마나 덧없는 울림인가!" "연애감정 말입니까? 음... 자신이 해줄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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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에 달린 종이 가볍게 흔들리며 소리를 냈다. "어서오세요." 단발머리의 소녀는 언제나처럼 살갑게 손님을 맞이했다. 그에 손님들도 미소로 화답했다. "츠구짱 안녕!" "안녕 츠구미짱." 주문한 커피를 전해주고 돌아온 츠구미는 핸드폰을 꺼내 짧은 문자를 날렸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가게를 정리하는 츠구미의 얼굴엔 옅은 미소가 번져있었다. 히나와 아야도 소소한...
두사람은 대기실로 돌아왔다. 스타일리스트에게 크게 혼이 나긴 했지만 무대도 별일 없이 무사히 마쳤고, 평소처럼 인사하며 각자 집으로 향했다. '어쩌지, 히나짱에게 고백 받아버렸어. 뭔가, 상황도 그렇고 갑작스럽지만...' 아야는 다시금 그 때의 상황을 떠올렸다. 드물게 진지한 얼굴, 평소보다 고저가 적은, 조금 화난듯도 했던 목소리, 자신을 날카롭게 바라보...
두사람의 말소리에 묻혀, 히나의 발소리는 주인에게만 들렸다. "내가 조심하라고 충분히 강조했다고 생각하는데. 아야짱에게는 부족했던 걸까?" "그, 미안해 치사토짱. 나는 그정도는 괜찮을 거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안이해지다가 한번 실수로 스캔들이 발생하는 거야. 말했지 아야짱. 나는 파스파레 생활에 더이상 잡음을 원하지 않는다고." 아야가 훌쩍이는 소...
그렇게 며칠이 지났다. 히나는 겉보기에는 평소와 똑같았으나 가까운 사람들은 그녀의 변화를 눈치채고 있었다. 특히 가장 가까운 사람은 더더욱. 「최근 자기 방에서 멍하니 있거나 무언가를 생각하는 시간이 많습니다. 파스파레 활동이 끝나고 돌아오면 마루야마씨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입을 다무는 일이 자주 있었습니다. 마루야마씨의 SNS 계정도 자주 들여다 봅니다...
오늘은 파스파레 활동이 없는 날. 그럼 이제부터 비는 시간에 무얼 할까... 히나는 이번에도 옆방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언니?" 허락없이 벌컥- 연 문은 주인의 부재를 알려줄 뿐이었다. 오늘은 로젤리아 연습이 없는 날일텐데, 약속이라도 있나? 히나는 의아해하며 제 방으로 돌아왔다. 침대에 누워 천장의 무늬를 세면서 뭘할까 한참 생...
무대에 올라갈 시간이 거의 다 돼서야 돌아온 두사람은 손을 꼭 잡은 체였다. 히나는 무의식적으로 두사람의 손을 빤히 쳐다봤다. 그런 자신을 치사토가 보고 있는 것도 모를 정도로 한참을 그렇게 있었다. "모두 늦어서 미안해. 아야짱과 단둘이 얘기할게 있어서." "아슬아슬하게 세이프입니다. 두 분 다 늦지 않아서 다행이지 말입니다." 히나는 맞잡은 두사람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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