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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무슨 일이 있었죠?' '내려갔어요. 아래로, 지하로, 물 속으로, 심층으로.' '그 다음에는요? 올라갈 방법을 찾았나요?' '모르겠어요.' 머피가 대답한다. '나는 내가 왜 올라왔는지 모르겠어요. 어떻게 여기에 있는지 모르겠어요.' "오늘은 어땠어? 잘 하고 왔어?" 문을 여니 홉이 있다. 그를 기다려준 날에는 매번 묻곤 하는 질문에 머피는 가만...
나는 네가 살아있기를 원해. 그는 말했다. 뉴욕의 겨울은 혹독하다. 그렇게 들었다. 미국 이곳저곳을 다녀봤지만 이곳보다 더 추운 겨울은 겪어본 적 없는 코리는 대충 그 말을 믿었다. 그리고 매번 생각하는데, 홉은 추위에 둔하다. "아니 왜 뜬금없이 대청소야." 코리가 투덜거린다. 홉은 듣는 둥 마는 둥 하고 -분명히 들었으면서, 겨울 코트 세 개를 턱까지 ...
홉이 오래도록 알아온 머피는 착하고,(...) 순하고,(?) 어지간해서는 불평 한마디 없이 묵묵히 할 일을 하고, 조금(?)일 중독이고, 화가 나면 입을 다물거나 아니면 무표정으로 듣는 이가 쉽게 눈치채지 못할 차분하고 느릿한 독설을 욕 한마디 없이 길게 말할 수 있으며, 보통은 무반응에 말수도 적지만 자세히 보면 표정이 정직해서 기분을 알기는 비교적 쉽고...
"사랑이 뭐지?" "사랑은 많은 이들의 결함이야. 다룰 줄 모르면서 원하기만 하는. 수없이 많은 촌극과 비극이 거기에서 시작돼." 그 대답에 홉은 미소지으며 말한다. "그래. 하지만 동시에 많은 아름다운 일들도 사랑에서 비롯돼." 홉은 성난 발걸음으로 코리를 찾는다. 사무실에서 그를 발견하자마자 멱살을 잡고 주먹을 날린다. 얼굴을 정통으로 맞은 코리는 벽에...
머피를 쥐는 손. 안전한 곳. 감싸안는 목소리. 나는 기다려. 이곳에서. 조아나가 깨어난다. 코리와 라이타를 데리고. 머피는 깨어나지 않았다. 코리와 홉은 머피를 붙잡고 깨우려 하지만 그럴 수 없다. 홉이 루시퍼에게 소리친다. "왜 깨어나지 않지?" 루시퍼는 대답한다. "그들은 오래도록 망가진 채로 주군을 기다려왔어. 머피가 그들을 제어한다면 그들의 주군으...
"코리는 어디에 있지?" 분노로 가득해진 홉이 묻는다. 루시퍼는 대답 대신 명령한다. "앉아. 진정해. 나는 머피를 존중하고, 코리를 해하지 않아." 루시퍼는 알고 있었다. 코리의 일부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경계의 입구가 조아나와 머피를 끌어들일 만큼 열리면, 코리 역시 라이타처럼 빨려들어갈 걸 알았다. 그래서 머피에게 사실을 알려줬다. 머피의 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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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는 있었다. 느끼고는 있었다. 하지만 알지 않기로, 느끼지 않기로 결정했다. 사람은 누구나 죽지만 죽음은 무의미한 일이고, 홉은 그 무의미를 견딜 수가 없다. 그에게 소중한 이들이 존재했던 증거가 쇠퇴하는 기억 속에나 남는 일, 그마저 사라지는 일. 그와 머피는 이미 겪었다. 하지만 그들은 정확히 다른 방향을 본다. 바란다. 삶과 죽음. 계속됨과 끝남....
그가 웃는다. 나를 바라보며, 나를 향해 웃는다. 아, 그가 웃는다. 머피는 물기에 젖은 손으로 열쇠를 찾으며 계단을 오른다. 비를 맞아 체온이 많이 떨어졌고 손가락부터 입술까지 온몸이 떨린다. 4층에 도착해 복도 불을 켜니 현관 앞에 길쭉한 누군가가 구겨진채 앉아있다. 코리다. 조금 취한 것 같은 시선으로 머피를 쳐다본다. 머피는 코리를 지나쳐 문을 연다...
"부모님에 대해 말해봐요." "아는 게 없어요." "양부모님은 어때요?" "상식적인 사람들이에요. 학대당한 기억을 털어놓기를 원한다면 말해줄게 없어요." "정서적인 학대도 포함이겠죠?" "그래요." "사랑받았다 느낀 기억이 있나요?" "언제나." "구체적인 일화를 들자면? 당신의 기억은 상당히 정밀하던데요." "......" "그럼, 실망시킨 기억은요?" ...
빌딩 안에서 조아나는 창 너머의 하늘을 본다. 진눈깨비가 비로 변하고 있다. 벽 너머, 문 너머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을 짐작조차 하지 못한다. 그들은 상식적인 답을 원한다. 루시엔은 맨해튼과 브롱크스의 cctv를 조합해 NT와 네이트 쿠퍼의 인상착의가 일치함을 알아냈다. 이제 네이트는 숨었고, 라이타는 증발했다. 전부 조아나의 책임이...
보호받지 못한 어떤 나라가 있다. 있었다. 영역이, 무한한 힘이 뻗어가는 실체 없이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와 연결된 우주의 무의식을 품은 보호하는 지키는 향유하는 지금은 절반이 경계면에 먹혀 무너진 쇠퇴한 변형된 뒤틀린 위험한 그들을 저버린 주군을 심장을 광기로 갈구하는 영역 아닌 영역. 아침이 되어 엉망인 상태로 잠에서 깨어난 셋은 머피가 보이지 않자 집에...
조아나는 팔짱을 끼고 유리 너머의 여자를 본다. 속을 알 수 없는 가면과 동화된, 제정신이 아니라는 판결을 받은, 그럼에도 너무나 우아한 여자가 평생을 어떻게 살아왔을까 생각한다. 세레니티 호스피탈이 어떻게 이미지를 꾸미건 병원은 병원이다. 분야가 뭐건 필연적으로 존엄성에 상처를 내는 곳. 감옥이나 유치장에 비할 건 아니겠지만. 조는 면회실 문을 연다.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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