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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자마자 시한 폭탄을 선물 받은 로봇 반. 박사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폭발하고 만다.
인생은 원래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건 익히 알고 있던 사실이었다. 단 한 번도 뜻한 대로 이루어진 적이 없었으므로 이동혁 인생 이십 년 태어날 때부터 낳아준 이의 불행이 옮아 붙었다는 게 가장 유력한 가설이다. "씨발" "회장님 진정하ㅅ" 벌써부터 날라드는 재떨이에 그의 막내아들이 고개를 슬쩍 피했다. 뒤에 한국에 몇 개 없다던 비싼 도자기를 생각한 동...
20XX 07 XX - 아니 지금 배달중인거 안보여요? - 그래서 뭐, - 시발 - 또,또 욕한다 - 아니 좀, 비키라고요 돈 벌어야한다고 - 내가 돈 줄게 형이 뭔 돈이 있다고 돈을 줘요. 서울 이태원거리 구석에 있는 치킨집에서 배달하는 이동혁과 이제 막 배달하려고 오토바이에 탄 이동혁을 당당하게 막고 있는 이민형. 나 돈 많아. 다 삥 뜯은거잖아요. 아...
가난한 달방. 늙은 주택가. 삼십 분 버스 타야 보이는 높은 건물들. 여기만 10년 전에 머무는 색깔이야. 그런 동네에서 널 볼때마다 여긴 캐나다가 돼 버려. 네가 궁금해. 수업 듣는 네가. 성적 받는 네가.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모습밖에 모르는 내가 억울해. 이런 게 사랑이라면 사랑인 거겠지. 뮤즈를 향한 작가의 사랑. 절대 연애 감정과는 비교 불가한 마음...
누구의 발이랄 것도 없이 우당탕 다리가 얽힌다. 마크는 눈을 감고 고개를 더 틀었다. 그러자 이동혁이 자연스럽게 입술을 벌리고 혀를 밀어 넣어 온다. 읍, 작게 막힌 숨을 내뱉자 푸흐흐- 맞닿은 입술 틈으로 걔가 웃는것도 느껴졌다. 우쒸 이게, 누군 진지한데 지금. 심통이 난 마크가 다리를 들어 동혁의 발을 밟았다. 아, 아, 아파 마크야. 알았어 안웃을게...
그 이후론 상황이 좀 웃기게 됐다. 다짜고짜 알 수 없는 말만 지껄이다가 동혁의 얼굴에 제대로 펀치를 한 방 먹인 마크는, 동혁이 제 손아귀에 잡혀 축 늘어지자 오히려 더 당황해서 허둥지둥 어쩔 줄을 몰라했다. 으악, 엑, 아악, 도..동혁아- 그렇게 제 이름을 부르며 찰싹찰싹 뺨을 때리는 손아귀가 맵다. 역시 아프다. 오, 마크 힘 세구나. 동혁은 눈을 ...
동혁은 일진이 싫었다. 걔들은 매번 담배 냄새가 났고 자기 기준을 가지고 멋대로 남을 판단했으며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애들은 전부 '찐따' 로 묶어 결론을 내려버렸다. 그리고 걔네들한테 찐따는 그냥 말랑이 장난감 같은거였다. 얼마든지 조물거려도 상관 없는. 터지면 언제든지 다른 걸로 교환할 수 있는. 지금이야 독기레전드 이동혁이 아무도 못당해내는 일찐쨩...
선생 대 제자에서, 상사 대 후임이 될 때까지. 10년 간의 짝사랑이 오늘 끝났다.
이건 이미 올린 거지만... 봐두시면 좋은 설정입니다 (2021.10.13) ㅡㅡ 덧붙이는 세계관 설정 (안 읽어도 상관X) 쇼윈도 알오 세계관 속 알파는 영역 의식, 자신이 소속된 무리에 민감합니다. 비단 자신의 페어뿐만 아니라 자신의 가족, 자신의 무리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에 접근하는 다른 알파를 경계해요. 본능에 가깝습니다. 오메가는 ...
밴쿠버에서 게이로 산다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다. 물론 이지 모드라는건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서 하드 모드도 아니란거다. 워낙 젠더 프렌들리 한 곳이라 그런지 가슴을 달고 치마 입은 남자들이 거리를 마구 활보해도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 어딜 가도 성중립 화장실에서 마스카라를 바르는 남자들을 볼 수 있다. 그 옆에 히잡을 쓴 여자가 히잡을 쓴 다섯살...
1. 찐따 '야 캐찐아, 너 궁뎅이 왤케 크냐. 이거 이렇게 흔들 수 있냐?' '..............' '야 씹냐? 이거 틱톡춤 너도 할 수 있냐고.' '.................' '이 새끼 또 못알아듣는척 하네. 야 너 한국어 존나 잘하잖아. 어제 따따따 잘만 쏘아 붙이더니.' 캐찐이는 대답을 안했다. 캐찐. 캐나다 찐따. 캐나다에서 전학와서...
우리 어디든 갈까. 동혁과 민형은 프레임도 없이 깔아둔 매트리스 위에 누워 종종 그런 이야기를 했다. 동화에 나오는, 999개의 매트리스 아래의 완두콩에 등이 배겨 잠들지 못했다는 공주 마냥 매트리스에 깔린 바닥의 먼지 부스러기 하나하나 셀 수 있을 것 같은 빈약한 스프링을 애써 무시하면서 떠나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목적지는 계속 바뀌었다. 소박하게는 ...
“선배, 저 여권색 좀 바꿔주세요.” 아뜨뜨. 파드득 손 터는 소리와 함께 검지와 중지 사이 아슬하게 끼워져 있던 담배가 느슨해진 손가락 근력으로 인해 맥없이 추락했다. 아, 돛대였는데. 공허한 눈동자로 이미 날려버린 담배 꽁초를 발로 지지며 민형은 고개를 들었다. 뭔 색? 돌아오는 응답 없이 멀뚱히 보고만 있으니 다시 송신을 보내왔다. 여권색 좀 바꿔주세...
8월의 한 여름 해가 지고있는 저녁시간, 주황빛 해의 온도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목 뒤에서 피처럼 뜨겁게흐르는 땀이 느껴졌다. 그 때는 왜 그냥 너를 그렇게 보냈을까. 25년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순간이 있다면 이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만약, 타이머신이 이 세상에 있었다면 제일 먼저 돌아갔을 날은 이 날, 8월의 한 여름이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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