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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응." 잠에서 깨니 새벽 두 시였다. 딱히 아프다거나 불편한 감각에 깨어난 건 아니고, 눈을 떠보니 시간이 이랬었던 거다. 괜시리 짜증스러웠다. 조금이나마 시원하라고 선풍기도 틀어놓았는데. 새벽에도 지치지 않은, 매미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어느새 8월의 마지막을 달려가는데, 여름의 열기는 아직 꺾이지 않은 듯하다. 다시 드러누워서 잠들 때까지 눈이나...
후덥지근한 여름의 어느 날 새벽. 거센 비소리와 번개소리가 온 방을 메우는 것과 달리, 작은 고양이 무드등 하나만이 조용히 주변을 비춰주는 방 안에서, 유키나는 콧노래를 흘리며 작사를 하고 있었다. "...잘 안 되네." 집중이 안 되는 걸까? 아까 전부터 펜으로 노트의 한 구석을 톡톡 찌르면, 창밖에서는 이따금씩 '번쩍'하더니, 우렁찬 소리가 들려 무심코...
: 가정 폭력, 사망 소재 주의 란은 자신의 어깨에 기대어 잠든 유키나를 바라보지 못했다. 축제는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멀리서 보였던 조명은 하나둘 꺼져 갔다. 불꽃놀이의 남은 여파로 탄 냄새가 조금씩 흘러 들어왔다. 차라리 연기를 잔뜩 마시고 같이 죽었으면 했다. 빈 맥주 캔을 찌그러트려 던졌다. 둔탁한 소리를 내며 몇 번 튕기더니 보이지 않는 쪽으로...
조금 일찍 도착한 라이브하우스의 창문 너머로는 해가 지며 하늘이 점차 노을빛을 띠고 있었다. 유키나가 이런 하늘을 볼 때면 종종 떠오르는 이름이 있다. Afterglow의 보컬이자 자신을 동경하던 후배, 미타케 란. 란과 연락이 끊긴 지 벌써 시간이 좀 흘렀다. 고등학교 졸업 후에도 가끔 단문이나마 메신저를 주고받기도 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Rosel...
: 가정 폭력, 사망 소재 주의 먼지만 날리는 지하실에서 노래하는 모습은 어떤 조명 없이도 환하게 빛났다. 큰 금색의 눈동자는 한 남자만 쫓았다. 작은 귓구멍에 달콤한 노래 소리가 흘러들어갔다. 막 사물을 쥘 수 있게 된 작은 손에 잡힌 빛은 금색 눈동자보다 더, 은색 머리카락보다 더 반짝였다. 관객이라고는 한 꼬마뿐인 공연이 끝이 났다. 기타를 매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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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정 폭력, 사망 소재 주의 여전히 맨발이다. 험한 땅 위에서 여린 살을 지켜줄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의지가 담긴 건지 아닌 건지 모르게 발은 계속해서 움직였다. 그러니 아스팔트 바닥은 금세 풀밭으로 변했다. 바람이 불어 위로 시선을 옮겼다. 그렇게 울어대던 하늘은 온데간데 없고 고통스럽기까지 할 만큼 눈부신 세상이 앞에 펼쳐진다. 또 바람이 한 번 ...
: 가정폭력, 사망 소재 주의 비는 언제나 두려웠다. 우중충한 하늘이 사람의 마음마저 검게 물들이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블라인드는 걷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시야가 차단되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된다. 비가 내리는 날에는 언제나 그랬다. 란은 아무것도 신지 않은 발로 무작정 달렸다. 웅덩이를 밟을 때마다 구정물이 종아리 위로 튀었다. 내려오는 빗방울...
타케우치 마리야 - 플라스틱 러브 들으시며 읽으시면 조금 더 감성이 살아날 것입니다. 아마도, Maybe.... --------------------------------------------------------------------- 산토리 하이볼은 도수 40도짜리 산토리 위스키로 제조하는 칵테일이다. 위스키 자체는 쓰디쓰지만, 소다수를 섞는 것만으로 ...
"미나토 씨는, 저를...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가요?" 란이 꺼낸 말은, 그야말로 스트레이트 그 자체였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고 하면 분명 거짓말. 그동안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자신이 추측하고, 내린 결론이 맞는지, 직접 부딪히고 확신을 얻기 위해 온 것임이 분명했다. 그만큼 생각이 많았으리라. "어떻게, 생각하냐니..." 잘 모르겠다는 듯 대답하자,...
수업 시간은 거짓말처럼 빠르게 지나갔다. 넋을 놓고 있었던 것이 이유일지는 몰라도, 쉬는 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거짓말처럼 - 머리를 떠난 넋은 제자리로 돌아왔다. '...핫.' 새어나오는 앳된 소리와 함께 눈 앞이 선명해진다. 멈추었던 사고도 다시 가동하기 시작하고, 그것은 곧바로 특정 한 사람을 기준으로 잡아 일시에 움직인다. 마치 시간이 느리게 ...
"따분하다..."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툭 튀어나왔다. 학교 옥상에 혼자 있다는게 이럴 때는 정말 다행인 것 같다. 교실 수업중에 이런 말을 했다면 "지금 반항하는거냐?" 같은 잔소리나 들었겠지... 3학년들이 졸업하고 우리가 3학년이 되었다. 새학기가 시작되고 후배들이 들어오니 다들 우리가 선배라고,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이라고들 얘기한다. "뭐가 선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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