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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바 로마(새로운 로마), 콘스탄티노폴리스는 도시의 상징인 달이 떠 있는 동안 도시는 결코 함락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설이 있다. 그 전설처럼 우뚝 선 삼중성벽 위의 우리는 달과 함께 저 잔혹한 이교도 무리들로부터 이 도시를, 폐하를, 시민들을, 그리고.... 아가씨를 지키고 있었다. 5월 24일, 그 날은 분명 보름달이 뜨기로 한 날이었다. "아니 ...
민트색 상자를 보자마자 기함했다. 이 작위적인 인간아! 록펠러 센터의 커다란 트리 앞에 눈이 내리고, 수많은 사람이 기념사진을 찍는 와중에 한쪽 무릎을 꿇고 나에게 반지를 내미는 민호의 모습이 눈앞에 생생했다. 아마도 9시 23분이겠지…. 민망함에 헛구역질이 나오고 손가락이 오그라들었지만 동시에 숨이 막힐 정도로 웃겼다. 너무너무 다른 우리가 록펠러 센...
모든 일에는 때가 있어서. 찬 바람에 단풍이 떨어지는 날씨에 몸이 움츠러들었지만, 새로운 작업은 나를 불타게 했다. 멤버들이 미니 앨범을 내는 사이 싱글을 내기로 했다. 몇 년 만에 팬 미팅이 열리고, 드라마 주연이 확정되었다. 그 사이 틈틈이 골프 프로그램도 찍고, 일주일에 두 번씩 방송도 했다. 무심코 이불 속에 있고 싶어지는 계절이지만, 웅크릴 틈도 ...
“기범아, 요즘 깻잎 논쟁 뭔지 알아?” “그게 뭐야?” 기범이의 미니앨범 활동이 끝났다. 뼈마디가 보일 정도로 살이 빠진 기범이의 건강을 위해 매일 보양식을 먹이러 다녔다. 형들이 소개해 준 힙한 인테리어의 오리구이 식당은 입소문이 잔뜩 나서 오히려 여러 사람 사이 얼굴을 숨기기 좋았다. 어둑한 실내에 알전구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고 만달라키 조명이 벽을...
제 기도를 듣고 계신 거죠? 신은 늘 사람이 견딜 수 있는 고난만 주신다고 하셨잖아요. 그렇다면 제게 고난은 그만 주시면 안 될까요. 올해 고난은 충분히 받지 않았나요? 앨범 준비는 꼬이고 꼬여가는데, 분명히 7월에 앨범을 내겠다고 전 세계에 공언해 놨는데. 8월이 되어도 끝이 보이질 않는 이 회의는 어떡하면 좋죠. 보고 계신다면 대답 좀 해 주세요. 저 ...
더위도, 장마도 미적지근했다. 7월이라면 응당 녹초가 될 만큼 덥거나, 동네 하나 정도는 거뜬히 쓸어버릴 정도로 장대비가 와야 하는데. 요즘 날씨는 좋게 말하자면 활동하기 편하고, 정확히 말하자면 계절감이 없다. 아침에 창문을 열 때부터 비 냄새가 난다 했더니. 저녁까지 꿉꿉하다가 간신히 비가 내린다. 베란다에 나갔던 강아지들이 쪼르륵 달려 들어오고, 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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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감에 사로잡혀있던 그녀들을 일깨운건 다름아닌 우주항 내의 붉은 사이렌 불빛과 고막을 뒤흔드는 경보음이었다. 사요가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리며 다시 뉴스가 나오던 스크린을 보자 뉴스는 이미 끝난대신 주기적으로 고막을 뒤흔드는 매우 기분 나쁜 경보음과 함께 EAS(긴급 경보 체계) 화면이 나오고 있다. '(Emergency Action Notification...
자고 일어나니 어제 일이 거짓말 같았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아무 일도 없어요. 그냥 그렇게 고개를 저으면 태민이가 잃어버린 물건을 죄다 모아놓은 주머니처럼 어지러운 마음을 모른 척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사람을 만나고 회의를 하고 집안일을 했다. 다행히 누군가를 떠올릴 수 없을 정도로 일은 많았다. 앨범에 들어갈 노래들을 선정...
민호와 그렇게 통화를 끝내고 나니 영 기분이 찝찝했다. 오늘 밤은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할 민호가 뻔히 보인다.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민호의 예민한 부분을 건드렸다는 건 알았다. 선재가 내 입맛에 맞춰 사 온 와인을 연거푸 마셨다. 머리를 멍하게 만들어 생각을 끊고 싶었다. 민호와 나는 사랑을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낀다. 민호...
슈퍼스타 뮤직비디오를 찍는 사이 태민이의 새 미니앨범이 발매되고, 음악방송도 뛰게 되었다. 샤이니 활동만 하는 것도 힘든데 그사이에 미니앨범까지 발매하는 일정은 하루가 48시간이어도 쉽지 않아 보였다. 우리가 없는 동안 솔로 활동과 슈퍼엠 활동을 하면서 매우 외로웠는지, 형들과 있을 때 유난히 아기 같은 태민이가 귀엽고 애틋했다. 신곡 홍보 겸, 내 방송...
"이번 추석은 앨범 때문에 못 갈 것 같아. 나중에 활동 끝나면 한 번 내려갈게. 응. 잘 지내고." 비욘드 라이브와 앨범 발매를 추석 연휴 바로 뒤로 계획한 것은 회사의 일정도 있지만 일을 핑계로 대구에 내려가기 싫은 나의 의도이기도 했다. 부모님은 민호와 사귄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결혼은 못 하더라도 살림을 합쳐서 서로 돌보면서 살라고 잔소리를 하셨다. ...
"기범아~ 우리 기범이~" "그래~ 너네 기범이 여깄다.” 새벽같이 드라마 촬영을 나갔다가 늦은 저녁이 되어서야 돌아온 민호는 끝을 늘여가며 나를 불렀다. 밝은 얼굴로, 그러나 느릿느릿 발을 끌며 다가간다. 매일 보는 얼굴인데, 오늘도 내일도 함께 있을 것인데 굳이 일찍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가 있나. 가르송이 민호를 보고 신이 나 펄쩍펄쩍 뛰어 민호에게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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