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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의 마지막 숙제를 해야 할 때가 왔어. 이 숙제가 너무 무겁고 부담스러웠지만, 끝은 있는 법이지.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고, 나 몰라라 혼자 주저앉고 싶었던 적도 많았지만 그래도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마무리를 할 수 있었던 건 모두 너희들 덕분이었어. 내가 얘들아, 하고 부르면 응 여주야, 하고 답해주는 너희가 있어서. 내 목소리 ...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기다렸단 듯 우루루 몰려온 애들에게 둘러싸여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작전 회의는 내일 아침에! 내가 어제 했던 말을 잊지도 않고 잘 찾아왔다. 소시지 냄새를 맡은 강아지처럼. 황인준, 이동혁, 나재민, 이제노. 간식을 바라는 아이들같이 눈을 초롱초롱 빛내는 네 남자를 순서대로 쭉 바라보다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옥상 계단을 가리켰다. ...
어쩌면 많은 게 바뀐 걸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나는 여전히 다리를 저는 아이였지만, 혼자는 아니었다. 나는 여전히 동래골에 전학 온 서울 아이면서도 동래골 시골즈의 한 면이기도 했다. 뜨겁고 화창하던 여름의 동래골이 영영 계속될 줄 알았는데, 마냥 그것도 아니었나 보다. 줄기차게 울어대던 매미는 어느덧 소리를 죽였고, 뜨겁게 찌던 해는 시들...
우리의 여행 계획은 완벽했고, 더 완벽할 날들을 알기에 다가올 방학식이 멀게만 느껴졌다. 기다리느라 지친 우리는 이미 녹초가 됐다. 앞으로 딱 일주일만 기다리면 방학인데, 아직도 일주일이나 남았단다. 인준은 문제를 풀다 말고 문제집 위로 머리를 박아버렸다. “아, 시간 진짜 안 가.” 그 애의 말에 동의라도 하는 건지 매미가 찌르르 맴맴 시끄럽게도 울었다....
상황이 꽤 난감했다. 한쪽엔 제노가, 다른 한쪽엔 인준이 떡하니 버티고 서 있었다. 더불어 애들이 보낸 톡으로 진동이 울리는 핸드폰은 존재감을 뽐내고 있었다. 손이 따갑도록 울려댔으나 확인할 용기는 없었다. 둘 사이에 낀 채 진땀을 빼고 있어야 했다. 갑자기 나타난 제노와 인준, 그리고 둘 사이에 낀 나. 둘은 아무 말 없이 서로를 지그시 바라보고만 있었다...
동래골 시골즈(8) 금전 사기에 유의하세요. 나재민 : 여주야 : 여주야 천러 : 여주야 : 여주야! : 우리 폰 샀어! 이제노 : 이거 여주 번호 맞아? : 왜 답이 없어? 황인준 : 선생님이 구라치셨겠냐? : 아직 병원인갑지 이동혁 : 그ㄴ 데 니네 왜 이렇게 자ㄹ 치냐? : 손에ㅔ 안 익ㄱ 음 박지성 : ? : 그건 니가 모자라서 그래 이...
10개 예시로 보는 멤버십 플랜 아이디어
I-랜드는 지옥이나 다름없었다. 참가자들 혼자서는 절대 살 수 없는 구조를 구상했다. 어떻게든 보석을 쟁취해서 이곳을 빠져나가게끔 만들려는 수작. 죽이든가, 죽든가.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했다. 나갈 방법은 최후의 1인이 되는 것. 이런 곳에서 우리가 뭉친 건 정말 우연일까. 나재민의 도움을 받아 돌벽을 오르기 시작한 순간 욕이 저절로 튀어나왔다. 살갗이 ...
어른들은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간다며, 지금을 즐기라 말씀하셨다. 그 말씀에 우리는 망설이지 않고 모든 순간을 즐길 수 있었다. 웃고 떠들며 친구들의 손을 잡아 기꺼이 저 먼 곳을 두려워하지 않고 걸어 나갔다. 우리는 많은 일을 경험했으며, 앞으로도 더 많은 일을 함께 할 예정이었다. 바로 지금처럼. 어제 약속한 대로 우리는 엄마의 차를 빌려 시내로 향했다...
* 비지엠 꼭 들어주세요. 토끼와 지영의 이야기에 참 잘 어울려요. 가사도 그렇고 :) 거미 - Autumn Breeze 그저 존재하는 만큼 존재했다. 지금까지 수도 없는 널 만났다. 어디가 처음이고 마지막인지도 모를 시간을 떠돌았다. 앨리스, 단 하나의 앨리스라도 좋으니 나와 함께 기꺼이 떠나줄 널 찾기 위해서. 하트를 떠난 뒤로 재미를 찾겠다 중얼거...
평화로운 어느 주말, 한 통의 전화가 왔다. 핸드폰도 아닌 집 전화로 온 통화의 목적은 바로 나였다. 먼저 전화를 받으신 엄마는 내게 수화기를 넘기셨다. 뭐지? 서울 친구들이라면 카톡이나 핸드폰으로 전화했을 텐데. 동래골 애들이라면 이름이 나왔을 거야. 괜히 싸해지는 느낌을 떨칠 수 없어 경계했다. “…누구세요?” 얼어붙은 내 목소리와 달리 건너편에선 정중...
어스름한 새벽, 누군가 창문을 두드렸다. 처음엔 나뭇잎이 창문에 부딪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옅은 소리였으나 연달아 들리는 소리에 눈이 번쩍 떠졌다. 일정한 간격으로 나는 소리에 소름이 돋아 눈을 뜨긴 했으나 몸은 딱딱하게 굳었다. 등 뒤가 서늘해졌다. 가위일까. 있는 힘껏 손가락을 움직인 순간 생각 외로 훅 넘어가는 손에 머쓱해졌다. 가위가 아니네,...
일상의 지영은, 그러니까 여주의 엄마로 살아온 지영은 사고로 쓰러진 자신의 딸만 하염없이 바라봤다. 사고를 당했다는 연락을 받자마자 부리나케 뛰어왔으나 여주는 눈 한번 떠주질 않았다. 죽은 듯 눈을 감고 있는 자신의 딸을 볼 때마다 지영은 일어날 수 없는 상황을 계속 가정했다. 나랑 같이 나갔더라면. 내가 사진을 보고 있지 않았더라면. 내가 그렇게 정신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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