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걍 다은 님, 해마 님
말간 얼굴이 더 말갛게 변한다. 윤오는 단전에서부터 올라오는 토기를 가라앉히기 위해 숨을 크게 들이마시지만 별 소용이 없다. 한 병, 두 병, 세 병, 일곱 병. 윤오는 제 앞에 일렬횡대로 죽 늘어서 있는 초록 병을 세어본다. 제가 있는 테이블엔 주량이 약한 사람들밖에 없으니 거의 제가 먹은 거나 다름없다. 오랜만에 참석한 모임이어서 그런지 잔뜩 흥이 올라...
덕후는 계를 못 탄다고 누가 말했던가. 방금 윤오에게 영호가 식사 대접을 하고 싶다고 했다며 내일 괜찮냐는 말을 들은 서진은 윤오에게 저를 한번 꼬집어보라며 유난인데 윤오는 늘상 봐왔던 서진의 모습에 어찌 된 일인지 좀 미적지근한 반응이다. 게이인 영호가 윤오가 걱정하는 것처럼 서진에게 그런 류의 감정을 품을 리 만무하건만 제가 영호의 애인이 되니 어쩐 일...
윤오의 룸메이트 형이 영호란 걸 알게 된 서진은 언제쯤 윤오의 입에서 영호 형이랑 밥 한 번 같이 먹자는 말이 나올까 기다리고만 있는데 말 나올 기미가 영 보이질 않는다. 성격상 조르려면 조를 수도 있는데 영호가 윤오를 데리러 온 그 날 이후부터 어딘지 나사 하나 빠진 것만 같은 윤오의 모습에 조르는 건 무리라는 판단이 든 서진은 눈치만 보는 중이다. 서진...
어떻게 집으로 돌아왔는지 기억이 잘 나질 않는다. 하지만 한 가지 제대로 기억나는 게 있었다. 그건 바로 영호에게 고백했던 어젯밤이었다. 아, 단말마의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오늘부터 진짜 집 알아봐야겠네. 후회하진 않는다. 원래 삶의 모토가 스피노자의 명언인 후회는 또 다른 잘못일 뿐이다니깐. 다만 슬플 뿐이다. 내 짝사랑이 그리 거창하거나 절절하진 않았...
첫눈이 올 때 까지 봉숭아물이 남아있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속설이 있다고 윤오의 누나는 말했다. 그 때 한창 좋아하던 선배가 있었던 윤오의 누나는 근 오년 동안 첫눈이 내렸던 날짜를 토대로 평균을 낸 다음 그 날짜로부터 약 일 주전쯤 봉숭아물을 들였다. 잔머리를 굴린 것이다. 어쨌든 첫눈이 올 때 까지 봉숭아물이 남아있기만 하면 됐으니 사실상 봉숭아물을 ...
사람의 인연이란 지하철에서도 생길 수 있고 삼만 피트 상공 비행기에서도 생길 수 있으니 아무리 어머니의 등쌀에 못 이겨 나가는 선 자리라지만 인연을 만나는 게 목적인 선 자리에서는 인연이 생길 가능성이 다분한 일이다. 선 자리에 나가서 허탕만 치고 오길래 정윤오의 붉고 통통한 입술에서 결혼이란 단어는 나오지 않겠구나 하고 안심하고 있었는데 이게 웬걸 좋아하...
틴아 님, 이삭(이단하) 님
활짝 열어진 베란다 틈사이로 빨래건조대에 널어진 빨래들이 펄럭인다. 청소기 돌아가는 소리가 요란하기 짝이 없다. 하루에 세, 네 시간도 채 자지 못하는 영호 때문에 거금을 들여 홈쇼핑에서 청소기를 구매했다. 청소하는지 모를 정도로 소음이 없다고 했는데 사기꾼이 따로 없다. 윤오는 TV장 밑에 청소기를 쭉 밀어 넣으며 할부가 몇 개월 남았나 생각해본다. 쏟아...
잘 들어가셨어요? 아뇨 누구 좀 기다리고 있어요 미영씨는요 라고 썼다 막 지우는 참이었다. 잠시 화장실을 다녀온다고 자리를 비우는 순간에도 끈덕지게 따라붙은 부담스러운 눈길이 생각나서였다. 왜 그런 거 있잖아 밥도 잘 먹고 커피도 잘 마시고 분위기도 화기애애했는데 애프터가 없어요 도대체 뭐가 문제죠? 애초에 그런 고민거리를 제공할 만한 행동을 해선 안 된다...
"갑자기 미안해요. 진짜 맛있는 파스타 해주고 싶었는데." 원래 둘의 계획대로라면 둘은 지금 영호집에서 재현이의 까르보나라와 영호의 과카몰리를 먹고 같이 영화를 보는게 추석연휴를 보내는 건데, "사촌동생 되게 오랜만에 온 거라며. 언제 또 올지모르는데 당장 보러 가야죠." 영국에 사는 재현의 사촌 여동생이 몇 년 만에 한국에 왔다는 부모님의 연락을 받았다....
휘파람을 분다. 어디선가 들어본 음계를 흥얼거리는 소리에 기억이 날 듯한 오래된 노래를 더듬 더듬 이었다. 휘, 휘이, 휘- 바람소리가 섞인 노래가 뚝 끊겨서 고개를 드니 표정 없는 얼굴과 눈이 마주쳤다. 왜? 입모양으로 물으니 할 말이 뭐예요, 한다. "오랜만인데 왜 이렇게 급해, 서운하게." "안 반가워서요." "와, 쌀쌀맞은 말투." "무슨 일인데요 ...
"형, 이제 경기 보러 오지 마." "내가 보는 게 싫어?" "맞을 때 마다 손톱 뜯을 거잖아. 손 상해." "... 봤어?" "형처럼 입고 오는 사람 없어서 숨어도 다 보여." 일부러 퉁명스럽게 말하면 멋쩍게 웃는다. 시선을 피하려 얼굴을 덮은 긴 손가락 끝이 엉망이 됐다. 그 손가락 끝을 가만히 보다가 글러브를 벗어도 손에 밴 땀의 흔적이 신경 쓰여 괜...
손 끝이 텄다. 추워진 날씨 탓을 하기엔 사시사철 그러니 핑계로 댈 것이 못되었다. 형은 사거리 골목의 제일 큰 화원에서 흙을 가는 일을 했고 나는 다리 밑 헌책방에서 책을 파는 일을 하기 때문에 여상 있는 일인데도 서로의 손을 보며 마음 상하기가 일쑤였다. 우리 둘 다 고운 손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그랬다. 연인의 그림자만 보아도 마음이 간질거린다던 이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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