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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거기 있었고 충분히 아름다웠다 똑똑- “모모이씨. 쿠로코입니다. 문 좀 열어보세요." "사츠키!!"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밖에 있는 이의 간절한 사정에도 창가에 기대 앉은 여자는 그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듯 그저 멍하니 손안에 쥔 사진 한 장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을 꼭 쥔 손 위로 다시 눈물이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진다. 이제껏 ...
세 사람은 은상의 집에 도착했다. 준호는 해가 저물고 있는 이 시간에 정원이 딸린 자신의 집이 아닌 평범한 아파트 단지를 지나오는 게 이상했다. 너무도 낯선 느낌이다. 은상의 집엔 처음 가보는 거라 괜히 긴장됐다. 은상이 도어락 비밀번호를 누르고 문이 열리자마자 고소한 된장찌개 냄새가 현관까지 풍겨왔다. “다녀왔습니다.” “도현이도 같이 왔니?” 은상의 아...
준호의 집 앞마당은 하늘을 관찰하기 최적의 장소다. 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있어서인지 잔디는 초록색에서 노란색으로 점점 탈바꿈하고 있다. 뜨겁게 내리쬐던 햇살은 어느덧 멀어져 그다지 뜨겁다고 느껴지진 않았다. 하루살이가 날아가는 걸 관찰하고, 구름이 지나가는 걸 멍하니 보다가 가정주부 아주머니가 정원용 스프링클러를 틀기 위해 마당으로 나오면 그제야 준호는 누...
가로수의 나뭇잎들이 초록에서 노랑으로 바뀌는 계절이다. 하늘은 너무 파랗고 드높아서 물감으로 칠해놓은 게 아닌가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딱 적당하게 불어오는 바람도 좋다. 오늘은 느낌이 너무 좋은데? 오디션에 합격하기 딱 좋은 날이다. “케이팝의 미래 나 손동표님이 미리 싸인을 해주지. 다 이리 와서 싸인 받아 가!” “쟤 또 저러네. 오늘이 오디션 날...
싸늘하다. 가슴에 비수가 날아와 꽂힌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손은 눈보다 빠르니까. “그래서 둘이 뭘 해?” “…….” “가아ㅡ.” 은상의 손은 도현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 다른 한 글자가 나오기 전에 찔린 도현은 억, 하는 소리를 냈다. 소리가 남과 동시에 싸늘하게 꽂히는 한심함은 놀람으로 바뀌었다. “헉! 도현아, 괜찮아? 어디 아파? 보건실 갈…....
입학, 입학 지나 여름방학, 방학 지나 개학, 개학 지나 겨울방학, 방학 지나 개학, 개학 지나 여름방학, 방학 지나 다시 또 개학. 이 지랄을 반복하다 보니 눈 뜨니까 2학년 가을이다. 어떤 뚝배기에 우동 사리 낀 사람이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했냐. 덕분에 자신의 인생에서 문학 빼면 시체이신 자칭 문빼시 문학 선생께서 독서를 하염없이 외쳤다. 독서! ...
첫 걸음을 내딛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팁
내가 봐온 모든 로맨스 작품에선 답답한 장면이 꼭 나왔다. 주인공 간에 사소한 오해를 무슨 자존심으로 풀지 않고 쌓아만 두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아오, 그냥 솔직하게 말하면 되잖아. 답답해. 그래도 이해는 한다. 만약 거기서 구구절절 상황을 설명하고 오해를 풀어버리면, 이야기는 너무 시시하게 끝나버린다. 그리고 난 시시한 걸 좋아하는 편이다. 첫사랑, 첫...
남도현 (16세) - 학교를 일찍 들어갔습니다. 은상이 형이랑 같은 학교 가야지 적응하기 편할 거래요. 한국 온 지 얼마 안 되어서 한국말이 서툴렀는데 은상이 형이 엄청 도와줬습니다. 이제 잘해요. 아, 배고파. 은상이 형이랑 이따가 고기 뷔페 가기로 했어요. 제가 쏜다고 했습니다. 너무 받기만 한 것 같아서요. 은상이 형이요? 진짜 착해요. 그래서 제가 ...
차태현은 첫사랑과 13년을 사랑하다 결혼했고, 오정세는 초등학교 6학년 때 만난 첫사랑과 딱 3개월을 헤어졌다가 그 후로 헤어진 적 없이 결혼했고, 이훈은 집안의 반대에도 첫사랑과 결혼했다.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들 하지만, 언제나 예외는 존재했다. 첫사랑, 첫 이별 그리고 재회 은상은 도현과 헤어진 후에 도망치듯 군대에 입대했다. 어차피 가야 할 거,...
같이 들어주세요 :) Angel 남도현 x 이은상 남도현. 은상 자신의 입에서 나온 소리였지만 익숙하지 않은 느낌에 몸을 떨었다. 곧이어 돌아본 남자는 미소인지 아닌지 모를 것을 입가에 그대로 머금은 채 은상의 눈을 응시했으며 은상은 아무런 표정도 없이 도현을 쳐다봤다. 신호등 없이 차선 하나를 사이에 두고 눈을 맞추고 있는 꼴이 이상하다고 느낀 은상은 저...
탕ㅡ 고막을 찢을 듯 크게 들려오는 총성과 동시에 은상이 쓰려졌다. 총성을 들은 반홍단은 누가 그 총을 쐈는지도 모르고 계획대로 연막탄을 터뜨렸다. 사람들은 시야가 가려지자 공포에 질려 비명만 지르며 장내를 벗어나려 허둥댔다. 장내에 투입된 반홍단은 붉은 옷을 입은 정부군을 하나둘 쓰러트렸다.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다. 도현은 거의 정신을 놓았다. 눈물도 ...
바람이 제법 쌀쌀해졌다. 얼굴에 맞닿을 때마다 찬 공기에 기분이 이상해진다. 널 처음 봤던 그때는 해가 미칠 듯이 뜨겁고 온 공기가 따뜻했는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났다. 옥상에 서서 제일 잘 보이는 한국 대학교 건물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반홍' 이란 글자는 바람에 부딪혀 흔들리고 있었다. 낡은 옥상 문이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는 것처럼 소리를 내며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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