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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서른 넷, 문득 즐거운 일만 생각하기엔 너무 현실을 사는 게 아닌가 싶었다.
고이테가 간직하고 있던 마법은 뿌리와 줄기를 꽃을 자라게 하는 마법이었다. 당신이 그래서 풀숲에서 죽었나. 당신은 내 연인 아니었나? 내가 당신에게 어떤 위험이 닥쳐오는지 몰랐는데 어떻게 그냥 위험이 닥쳐와 당신이 죽을 수 있지? 내가 모르고 있었는데? 어떻게 내가 당신을 사랑함이 당신에게 아무렇지도 않은 내 작은 마음일 뿐일 수 있었지. 내가 이렇게 당신...
디라설은 그들에게서 고지식하고 분열되지 않도록 사람 자체가 체제의 규칙 역할을 하며 수 만 책장벽 뒤에 감춰져 살아온 사람들이라면 몸에 지니고 흩날리는, 시야에 걸리는 풍경은 자신들이 확정한 마음과 신념으로 머릿속에서 새롭게 정립한 자신의 언어로 글자화해서 변환하지 않고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강하고 무거운 오만함 같은 녹슨 풀...
때는 2년 전. 플라타너스가 흐날가리며 흔들리고 천 개의 녹잎들이 아지랑이에 취해 긴 낮의 허물거림을 행위하는 초여름의 더위가 지글거리며 사회 안팎의 동결된 칠을 녹여 벗겨내고 있는 6월 3일. 도시들은 열기와, 먼지와 습기에 이그러지며 우는 대도시의 도로변의 블루스크린 풍경화 같은 가로수 벽지의 풍경을 녹이고, 해안 도시의 철마다 다른 횟값의 간판을 달고...
12월 달이 시작되었다. 오늘은 달의 첫 날이다. 눈이 내리고 있다. 여기는 발달하고 성황하는 도시, 지역, 거리다. 저기 커다랗고 웅장한 저택이 보인다. 고풍스런 금빛 앤틱 고동색의 6층 저택이 거리 속에서 커다란 벽시계, 혹은 괘종시계처럼 보였다. 잘 볶은 아몬드색의 윤기 도는 고동빛 저택에 달그스름한 전등 불빛이 켜졌다. 이 거리의 풍경이 이 도시의 ...
동방 주술 학교 너네만 마법사 있냐 W.린비 북수문 지대로 접어들었을 때, 나는 사지가 점차 투명해졌다. 그에 인간의 피 냄새를 맡고 달려들던 각다귀(모기처럼 생긴 곤충)들이 표적을 잃고 물러갔다. 얀은 은행에서 자신과 동행으로 보이느니 이 상태가 나을 거라고 읊조렸다. " 그게 더 안전할 거다. " 존재감과 맞바꾼 안전이라니. 그 은행원, " 그렇게 괴팍...
필방의 이름은 수 십년에 한번씩 바뀌었다. 바뀌는 주기는 일정하지 않았지만 하나 같이 꽃 이름인 것만은 같았는데, 그때그때 주인장의 이름을 따르는 까닭이었다. 주인들은 모두가 꽃 이름을 안고 태어나는 반인반화(花)의 존재로, 달이 피는 밤엔 꽃이나 나무로 변하였다가 햇살을 받으면 인간의 모습이 되었다. 백일홍, 민들레, 금잔화, 작약, 백합, 안개 등. 수...
선생 대 제자에서, 상사 대 후임이 될 때까지. 10년 간의 짝사랑이 오늘 끝났다.
엄한 할머니의 집에는 늘 풀과 나무, 그리고 꽃이 있었다. 식물에는 이름만큼이나 큰 뜻이 있다고, '뜻'의 뜻을 몰라 갸웃거리는 어린 내게 할머니는 말했다. " 사람들은 그걸 꽃말이라 부르지만 실은 우주에서 보내온 메세지다. " 할머니는 사랑의 형태도 모르는 내게 식물들의 특징을 일러주며 이름과 꽃말을 외게 했다. 제 힘으로 학교를 오갈 수 있게 되고부터는...
(배경 음악 : 식샤를 합시다 Ost - Breakfast With You) 동방 주술 학교 너네만 마법사 있냐 W.린비 이른 아침, 학생 식당으로 가는 길에 예다이를 만났다. 녀석은 나를 기다렸다는 듯 팔을 저었고, 나는 나타날 줄 알았다는 듯 다가갔다. 예다이는 주먹만한 주머니를 들고 있었는데, '이야기 보따리'라고 했다. 농담인가 싶었지만, 녀석이 보...
(배경 음악 : 라그나로크 2 Ost - Armin Grassland ) 동방 주술 학교 너네만 마법사 있냐 도움이나 동정을 얻으려 불행을 과장하는 사람이 있다. 그게 나다. " 못하겠어. " 나는 솟대(민간 신앙에서 축하의 뜻으로 세우는 긴 대)가 울쑥불쑥 솟은 녹지에서 지팡이처럼 휘두르던 손을 늘어뜨렸다. 울상을 지었지만, 얀은 내 호소보다도 단호한 녀...
(배경 음악 : 성균관 스캔들 Ost - 유생들의 나날) 동방 주술 학교 너네만 마법사 있냐 일어나 커튼을 쳤을 때, 머릿속에서 '커튼 아니고 창포'라고 정정하는 음성이 들렸다. 얀이 아침부터 내게 접속을 하는 건지, 내가 하루 사이에 녀석에게 세뇌가 된 건지 몰랐다. 얀이 동굴을 나가는 길을 알려준 적이 없지만 어렵지 않게 벗어났다. 빛을 따라 걸으면 되...
(배경 음악 : 화랑 Ost - With Mate) [ 시간 이동, 공간 이동, 염력, 독심술, 공감 주술, 모방 주술, 백주술… ] 나는 얀이 허공에서 꺼내준 종이를 들여다 보았다. " 이게 뭐야? " " 시간표. " 설마 했는데 이 학교 돈 진짜 안 쓰는구나. 입학을 알리는 데 종이 상자를 보낸 것도 그렇고, 시간표랍시고 화장지로 쓸 법한 지물을 주는 ...
(배경 음악 : 전우치 Ost - 도술 좀 부렸지) 헐벗은 나무에 잎새 대신 앉은 새들. 거대한 구름을 가르고 헤엄치는 고래. 마치 세상의 끝처럼 꺾인 해안의 가장자리. 나는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고 달렸다. 맹랑할 만큼 무작정. 코앞의 풍경이 날 받아줄 마지막 보루라도 되는 것처럼 양팔을 벌리고 뛰어들었다. 내가 모른 사실은, 수문의 안쪽은 전혀 다른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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