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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이다. 주변은 온통 녹색뿐이다. 계양의 눈에 가장 먼저 보인 것은 끝이 없는 들판, 초여름 모의 푸릇함이었다. 같은 높이로 한없이 펼쳐진 초록. 이어폰 너머 음악을 뚫고서 멀리 이른 매미 소리가 들려왔다. “계양아, 풍경 너무 근사하지 않니?” 검은 차를 세운 채 어머니가 말했다. 계양은 앞좌석의 어머니에게 들리지 않을 만큼 짧게, 한숨을 쉬었다. 투명...
계양은 거울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도무지 거울에 비친 희고 여린 얼굴이 성에 차지 않았다. 이제껏 잘생겼다고 생각한 사람이 딱 두 사람 있었다. 유덕화, 그리고 곽부성. 둘다 선명한 이목구비에 선이 굵은 남자였다. 짙은 눈썹에 분명한 뼈대를 가진 얼굴이 좋았다. 계양은 다시 거울을 보았다. 눈썹은 그래도 나름대로 짙은 편이었지만, 코의 모양도, 입술도, 청...
설양, 아니 왕호헌은 막 붙임머리를 끝냈다. 처음에는 마냥 불편하고 무겁기만 하던 긴 머리카락도 이제는 꽤 익숙해졌다. 머리카락 끝으로 장난을 치던 그는 곧 더위를 피해 천막 아래로 숨었다. 그는 겹겹이 검은 옷을 입고 있었다. 바깥은 8월이었다. 흙바닥에서 금세라도 아지랑이가 피어오를 것 같은 무더위에 검은 옷은 너무 가혹하다. 왜 설양은 검은 옷만 입는...
“계양아.” 문득 호헌이 계양을 부른다. 녹아내릴 듯 다정한 목소리다. 호헌은 흰 가운 하나만 입은 채, 창가 햇빛 속에 서 있다. 흰 커튼이 햇살을 받아 빛난다. 창문 바깥의 바람이 검은 머리칼을 흩뜨린다. 짙게 잘생긴 얼굴이 계양을 보고 웃고 있다. 계양은 눈으로 잠시 그 얼굴을 훑는다. 호헌은 곧 계양을 향해 양 팔을 한껏 뻗었다. 계양은 당연하다는 ...
“쾅!” 문이 세게 닫혔다. 계양은 호헌의 손을 뿌리치고는 그대로 나와 버렸다. 심장이 높게 뛰었다. 흰 얼굴이 온통 붉게 물들었다. 분했다. 바보 취급 당한 게 분해서인지,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서, 생각지도 못한 상대와 첫 키스를 한 것이 분해서인지 알 수 없었다. 다만 휘감아 오던 혀의 감각만이 생생했다. 뺨을 쓸어내리고, 턱을 감싸던 커다란 손이 떠올...
“송계양, 너 운동화 끈 풀렸어.” “아, 정말이네.” 해질 무렵, 잠시 공원에 나온 길이었다. 잔디밭 위를 걷고 있는데, 문득 왕호헌이 말한다. 내가 채 몸을 굽히기도 전에 왕호헌이 바닥에 무릎을 대고 내 운동화 끈을 묶는다. 나는 가만히 왕호헌을 내려다본다. 깎아지른 듯한 콧대가 보이고, 새카만 속눈썹이 보인다. 왕호헌은 말 그대로 속눈썹 괴물같다. 어...
임자 없는 모든 것을 주워 되파는 방물장수 '고야'의 귀에 엄청난 소식이 들어가고 마는데...
“용케도 성진의 마음을 얻어냈구나. 너 따위 악한과 한 약속이라도 약속이니… 지켜야 하겠지.” 어느 사이 선인이 자신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얼음장처럼 차가운 눈빛이었다. 선인은 천천히 성진의 혼을 불러들이기 시작했다. 설양은 자꾸만 가슴이 옥죄어 왔다. 효성진을 만날 수 있다. 드디어, 드디어…! 전하고 싶은 말은 오래 전부터 한 마디뿐이었다. 하지만 효...
몇 번의 계절이 둘을 스쳐지나고 다시 봄이 돌아왔다. 왕제의 정원에는 갖가지 꽃들이 화사하게 피었다. 쪽빛 봄하늘이 연못의 잔잔한 물결 위로 비쳐왔다. 그리고 그것은 이내 두 사내의 그림자로 바뀌었다. 둘은 훌쩍 자라 있었다. 성진은 나날이 용모에 청초함이 더해갔다. 이마에서 눈, 코를 따라 흐르는 선은 그림 같았고, 웃을 때면 선명히 올라가는 입꼬리가 청...
궁을 나오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설양은 성진의 옷을 갈아입힌 후, 당당하게 궁을 빠져나왔다. 왕제의 얼굴을 아는 이가 극히 드물었기에 병사들도 의심조차 못했다. 늘 입던 흰 옷을 벗고, 연청색 비단옷을 입은 성진의 모습은 영락없이 봄산책을 나온 귀공자였다. 시장은 살아있는 사람들의 활기로 가득했다. 성진은 웃고 소리치고 내달리는 사람들에 금...
“양아, 채비는 마쳤느냐.” 문 바깥에서 엄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 목소리에 설양은 정신을 차렸다. 눈을 뜨자마자 슬쩍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는 귀한 집 공자들이 묵을 법한 호사스러운 방 안에 있었다. 흰 담비의 털가죽으로 깔개를 삼았고, 벽에는 진귀한 보검이 빛났다. 자신의 겉옷 또한 깊은 바다와 같은 짙푸른 비단옷이다. 겹겹이 여민 옷깃 위에는 섬세한...
성진은 두 다리를 끌어안은 채 앉아 있었다. 설양의 넓은 집은 더없이 휑뎅그렁했다. 그는 온전히 혼자였다. 송람과 동지들과 함께 있을 때면 한 번도 느끼지 못한 기분이었다. 늘 함께 투닥거리고, 함께 밥을 먹고 내일을 도모하던 이들이 사라져버렸다. 옛 일을 생각하다보면 마지막에는 늘 눈물이 고였다. “단장님…” 성진은 문득 송람을 불러보았다. 성진이 송람을...
설양은 낯선 의자 위에서 눈을 떴다. 무심코 내려다본 자신의 의복 또한 처음 보는 것이었다. 문득 머리가 깨질 듯 아파왔다. 생생한 통증이 또다시 낯선 생으로 내던져진 것을 확인시켜주었다. 주변은 심지를 낮춘 전등이 하나 있을 뿐으로, 거진 푸르고 괴괴한 어둠 속이었다. 자신의 뒤편에는 채찍과 전기 고문기가 빛났고, 앞에는 팔이 뒤로 묶인 노인 한 명이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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