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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의 설산에서 죽은 남자를 주웠다. 남자는 아직 살아있다.
한 끼 뜨순 쌀밥과 몸 뉘일 지붕있는 아랫목만 있다면야 그만인 시절이었다. 번듯한 팔판동 양옥집에 삼시 세 끼 고기 반찬 골고루 자시는 양반들이 무슨 근심 걱정이 있으랴 다들 생각했더라마는, 그네들도 인간인지라. 저마다 시시각각 닥쳐오는 고민거리 하나쯤은 생기기 마련이었더란다. 팔판동 천 사장댁에선 전혀 있을리 없다 여겼던 문제가 생길줄은 살림살이 드나듦을...
29. 희소식 전국 팔도를 방방곡곡 사업차 다녀봤더라만, 가장 수확이 큰 출장지는 목포였노라고 훗날 상우는 자서전에 두고 그리 회고했다. <태주운수>에서 시작한 사업이 어느새 <태주그룹>을 이루고 난 다음, 그가 천 사장이 아닌 천 회장님-으로 불리고도 한참이 지난 다음이었다. 사정 모르는 이들은, 상우가 그 시절 정부로부터 따내었던 ...
27. 가장 어둔 밤 下 명석을 지프차에 태운 이들이 향한 곳은 그도 잘 아는 장소였다. 예전, 자신이 일했던 본부 건물은 전쟁 초기와 비슷한 모양으로 겹겹의 바리케이드가 쳐져 있었다. 창문마다 환하게 불을 밝힌 모습이 보이자 명석은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겉은 단단하기 그지없는 냉담한 표정을 짓고있었으나, 실은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저 건물 어딘가에, ...
25. 천 가家 가훈 십十 조 이제사 후사도 볼 예정이었겠다. 상우는 오래간만에 사랑채에 좌정하고 앉아, 헛기침을 크흠, 하고 내밀고 있었다. 시원하니 욕간에 들어앉아 더운 물에 땀을 빼다가 번득 든 생각이었다. '나도 가훈家訓이나 한번 만들어보아야겠다.' 과거, 상우가 알고 지내던 양반님네들은 모두 그런것 하나쯤은 가지고 있었다. 가훈이니 유훈이니, 대대...
23. 희끗한 속고쟁이 국제호텔. 과거, 명치정과 황금정 중간에 위치한 그 호텔을 모르는 이는 서울 시민들 중에선 아무도 없었다. 오색기가 나부끼는 호텔 입구에 들어선 상우는 황망한 눈을 굴리며 우두커니 서 있었다. 저를 부르는 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사장님, 여깁니다. 박 대리였다. "몇 호야? 어?" "아, 아니요. 그게 아니라..." "박 대리. 너 ...
19. 잔칫날 평택항에 물건을 떼러 갔다던 사장이 회사로 돌아온 것은 그 다음날이었다. 명석의 외유아닌 외유가 잡힌 날로부터 이틀째가 되는 날이기도 했는데, 어째 돌아가는 모양새가 이전과는 다르다는 것을 두 사람을 제외한 다른 이들이 제일 먼저 알아차렸더란다. "사장님. 점심 드시러 나가세요?" "어. 나가는 김에 금은방도 다녀올터니, 찾지 마라." "아,...
출근길 음소거 동지로 만난 인연과의 잔잔한 사랑 이야기
18. 낭만크-랍 천 가가 혼인을 한다니, 옛 주인된 입장으로다 큰 돈을 턱하니 내놓진 못할지언정, 뭔가 뜻깊은 선물을 주어야 겠다는 결심은 섰다만, 도통 무엇을 사 주어야 할지, 명석은 알 수 없었다. 전축을 보통 많이들 선물 한다는데, 마음에 차는 전축은 턱없이 비쌌다. 그렇다고 원앙 기러기 한 쌍을 선물하기는 내키지도 않았다. 수중에 돈이 있는데도 이...
17. 정혼자 "뭐, 도련도 알고 나도 아는 그 이유 때문이지만서도..." 어찌 아직 장가를 못 들었냐는 물음에, 가만히 듣고 있던 상우는 그리 대답했다. 명석은 고개를 갸웃하며 되물었다. 무슨 이유 말이니? 정녕 모르는 눈치인지라, "아, 당연히. 천출이라 그런 것 아니오?" "아아." 결국 거기까지 친히 입에 올려주어야 알아듣고 고개를 끄덕하는 도련을 ...
16. 은인恩人 임시수도라는 말이 무색하게, 부산의 밤거리는 서울 밤의 모습을 그대로 빼닮아 있었다. 하나 둘 점방에 불이 켜지고 사람들이 몰려나와 북새통을 이루기 시작한 시장에서 명석과 상우는 인파에 떠밀리듯 앞으로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네 말이 맞다. 정말, 여기도 서울만큼 사람이 많네..?" "그러니까요. 내 뭐라 했습니까? 서울 촌놈이라는 말도 ...
15. 천 가家야 한밤 중, 가장 어둔 때는 다름아닌 동트기 직전이었다. 그때가 가장 춥고 또 깜깜한 순간임을 이미 산기슭에 매복해 있던 이들은 익히 알고 있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풀피리 소리는 그들로 하여금 피비린내나는 기시감과 함께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전형적인 중공군의 전술이었다. 후방 전선까지 중공군이 내려왔다고 하기엔 퍽 놀라운 일이었으나, 영 ...
14. 이상형 사람이고 차고 할 것 없이 징발해 간다는데, 그깟 택시 회사가 남아났겠느냐는 소리는 명석도 애저녁에 들었었다. 전쟁이 난 지 몇 달이 흐른 다음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의 머릿 속에서는 아직도 전란 초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들은 틈만 나면 모여, 전란 첫날의 이야기를 하였다. 경기부 어드메에서 농사를 짓다 참전한 이는 한창 농번기에...
2부 12. 전란속에서 간밤 한강철교가 끊어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서울 시민들은 미상불 올 것이 왔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더욱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참다 못한 상우가 명석을 찾아 용산으로 향한 것은 혼례일로부터 닷새가 되는 날, 이른 아침이었다. 공비들이 이미 불암산을 넘었다는 말이 심상찮게 전해지고 있었다. 수도 서울을 사수하겠다던 경무대의 주인은 어느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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