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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음소거 동지로 만난 인연과의 잔잔한 사랑 이야기
개나리 가지가 바람을 따라 연노랑을 흩뿌리며 흐늘거리우면 갓 태어난 강생이는 아해들을 따라 개천가를 내달린다. 담수는 맑게 흐르고 그 청명함이 귓가를 씻는다. 그 맑음에 탐복한다. 봄, 봄이요, 봄이로소이다. 나는 비로소 양팔을 벌리고 그 노오랑을 함뿍 품에 담는다. 하여도 종이에 적을 수 있는 것이람은 내가 본 봄에게 턱없이 부족하다. 수사에 수사를 붙이...
“다시는 아무 것도 쓸 수 없다해도..” 겨우 눈을 떴을 때, 내 앞에 있던 그 아이는 자신의 오른손을 내려다보며 펜을 쥔 채 망설이고 있었다. 그 뒤에 일어날 일은 굳이 예상하려 하지 않아도 머릿속에 그려지는 듯 했다. 나를 위해서도, 그녀를 위해서도 나는 그 아이를 막아야 했다. “그만해라, 세훈아.” “.....선생님..?” 몸을 가누기도 힘들었던 상...
3/16 작야는 일문 번역을 하느라 밤을 꼴딱 새었다. 눈이 침침하고 삐걱이는 모양새에 얼른 책을 덮으니 창호 밖으로 어스름히 동 트는 것이 보였다. 이 해는 며칠이나 더 볼 수 있을까요. 나는 타는 듯이 살고만 싶소. 내도록 외로웠다. 그랬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던 것 같다. 입에 욱여넣어도 가시지 않던 허기와 군불을 붙여 놓아도 도통 떨치어질 일 없던 ...
그날 밤 해진은 편지를 썼다. 光 前, 꽃이며 녹음이 흐드러지는 늦봄이지요. 히카루상께서는 봄을 만끽하고 계실는지요? 오늘 저는 난생 처음으로 강생이를 제대로 만져 보았습니다. 부끄러웁게도 아주 어릴 때 줄에 묶이어 이를 드러내며 거칠게 짖는 개를 보고 며칠간 아주 앓으며 악몽을 옴팡 꾼 이후로는 짐생을 만지는 일은 아주 처음입니다. 뽀얗고 흰 터럭이 햇빛...
“형, 날도 좋은데 청계천에 소풍이나 다녀옵시다.” 대뜸 들리는 소리에 글에 전념하던 해진이 깜짝 놀라 문가를 돌아보았다. 그곳엔 제 손아래 친우가 무어가 좋은지 빙글빙글 웃으며 술이며 주전부리가 든 보따리를 쳐들고 있었다. 사이렌 소리도 한참 지난 오후에 대뜸 개 풀 뜯어먹는 소리를 하는 윤에게 해진이 미소 띤 낯으로 가자미눈을 흘겼다. “윤이는 어제두 ...
그가 내 손목의 타투를 봤다. 그 날 이후부터 난 더 이상 그를 만나지 않았다.
김 형!형께는 가장 고운 것만 드리고 싶었는데무덤가에 놓은 이것은 엇째고운 것을 골라 갖다 두어도 금세 시들어 버리고 말더이다.해서 그제는 말라버린 것을 끓여 마셔 보았는데혀가 떫기만 합디다그려!
기이한 일이다.이는, 실로 기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저, 잠시 들른 것뿐이었다.문이 열려있기에, 마침 요즘 잠을 통 못 자니, 잠시 들러 자기 전 읽을 책이나 한 권 찾아갈 생각이었다.그러다, 안쪽에서 빛이 보이길래, 누군가 있나 싶어, 안으로 들어갔다. ‘선생이시여, 슬픔을 안고 계시나이까.’왜 하필 그 문장이 그때 떠올랐을까. 갑자기 머릿속에 떠오...
해진이형이 내게 전보를 남겼다. 형도 차암 무심하게, 하필 장례 이틀차에 그 전보가 도착했더랬다. 고냥 그 냉골 바닥에다 쪽지 한 장 써 두었으면 못해도 이삼 일은 더 빨리 보았을 것을 굳이 그 몸을 끌고 우체국까지 걸음을 했을, 형은 그런 사람이었다. 윤아, 하고 운을 띄우는 고 종이 쪼가리에는 저의 유품에 대한 얘기가 가득이었다. 어째 난테 남기는 말은...
해진은 늘 외로웠다. 함께 글을 쓰고 나누는 동지들 제법 있었으나, 그들은 결코 해진의 글귀에 묻은 감정을 읽어주지 못했다. 글을 쓰면 쓸수록 우울한 고독에 휩싸여가던 해진은 어느 봄날, 편지를 받았다. ‘슬픔을 나누어달라’ 울부짖는 문장들은 슬픔이 한 뼘 한 뼘 묻어있었다. “히카루.” 해진은 편지의 끝자락, 찬란히 빛나는 단정한 이름을 매만졌다. 거슬...
기침은 달갑지 아니한 벗이었다. 늘상 가까운 동무였으나 내 등을 치고 지나가는 무뢰배이기도 했다. 기침이 달포가 넘어갈 때까지는 으레 경성 사는 가난한 글쟁이가 스산한 날씨에 더운 불을 때지 못하여 얻은 업보겠거니 하였으나 여섯 달째가 되니 기침할 적마다 가슴께에 불을 놓은 듯 아주 답답해지고 끓어오르는 통에 철필을 들어도 글자는 영 눈에 들어오지 않고 늑...
* 무언가 써 내려가고픈 마음에 펼쳐 든 공책이었지만, 쉽사리 손을 움직일 수 없었다. 글을 속일 순 없다. 글자에 담고 싶은 마음은 실로 정직했다. 그러니까 지금 쓰고 싶은 이 글은 꼭 그 사람을 향해야만 했다. 시나 소설, 어떤 방식으로든 어설프게 형식을 바꾸어보려는 시도는 얼마 가지 못했다. 솔직해질까. 만약에, 이 손을 떠난다고 해도⋯⋯. 닿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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