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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치명적인 병으로 임산부들이 사망하기 시작했다.
한참을 운동장을 돌던 민호는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지만, 두 다리를 멈출 수는 없었다. 점점 다리가 무거워지는 게 느껴졌지만 더욱더 힘차게 내딛고 있었다. 언제까지 이렇게 돌아야 하나 하는 생각은 들었지만, 그 생각이 사치라는 듯 저 멀리서 재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최민호, 정신 안 차리지? 제대로 안 뛰어?" 여전히 화난 기색이 가득한 목소리였다. 민...
오늘은 결단코 지각은 면하겠다는 생각으로 집을 나선 태인은 교문 앞에서 다시금 자신의 옷매무새를 살펴봤다. '넥타이 정중앙, 셔츠 칼라 제대로 되어 있고, 교복 재킷에 명함도 오케이, 홍보부 배지도 오늘은 부착 완료. 소매 끝 실 올라기는 없고, 바지 밑단에 실오라기도 이상 무. 구두도 반짝. 오늘은 진짜. 퍼펙트' 한껏 흐뭇해하며, 절뚝이는 발걸음으로 교...
선배와의 관계가 개선이 되면서 자그마한 변화들이 생겼다. 물론 변화가 일어나기 전 처럼 쉽게 돌아갈 수는 없으니 선배와 나 사이에는 어색함이 가득했다. 하지만 선배도 좀 더 가볍고 일상적인 대화를 이어갔고, 나도 예전만큼 선배가 무섭고 두렵진 않아 선배와 대화를 이어나가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그리고 이런 변화에 누구보다 기뻐한 건 역시 태인이였다. "선...
태어나자마자 시한 폭탄을 선물 받은 로봇 반. 박사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폭발하고 만다.
둘 만있는 이 공간이 이다지도 어색할 줄이야. 숨이 턱턱 막힌다. 혼내는 선배와 혼나는 후배가 아니면 선배를 보는 일은 없었는데... 그토록 바라던 순간이었음에도 그냥 여기를 벗어나고 싶다. 이미 체념한 마음이었으며, 이제는 더이상 바라지 않는 시간이다. 오늘도 난 무자비한 상처들이 덧 씌워졌으며 이젠 그 끝을 맺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끝에 여전...
3학년들의 등장에 절로 머리가 아파온다. 나는 아직은 재현선배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가 없어 혹여라도 재현선배와 눈이 마주칠새라 고개를 숙여 땅만 바라봤고, 민호와 대치중이던 명수는 구원군이라도 온 듯, 선배들에게 지금의 상황을 이른다. "아, 선배. 최민호 좀 말려봐요. 저 새끼 완전 미친놈이라니깐요. 박형진 얼굴 보세요. 일방적으로 김태인한테 맞은건...
우진선배와의 한바탕 푸닥거리를 치룬 후, 몸상태는 좋지 않았지만, 조만간 있을 학교 설명회의 홍보 자료를 만들기 위해 나는 여전히 홍보부실에 남아 있다. 자료를 만들며, 투닥이는 민호와 명수의 목소리가 내 귓가로 잔잔하게 스며든다. "아씨, 김명수, 그냥 적당히 좀 해라. 뭐야? 너 때문에 집에도 못가고!!" "아니, 아무거나 컨텍할 수는 없잖아....
오늘도 달린다. 어제도 달렸고, 그제도 달렸다. 그 말인 즉슨, 어제도 혼났고, 그제도 혼났고 어쩌면 오늘도 혼날지도 모른다는 말이다. 그렇기에 더 속력을 내어 달릴 수 밖에 없다. 이윽고 '홍보부'라고 쓰여진 팻말이 보이고 숨을 한 번 크게 들이쉬고는 문고리를 잡고 돌린다. "안녕하십니까." "어, 그래. 왔냐? 어째 니들이 선배들보다 더 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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