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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얼모얼 님, 독사 님
마르티나, 그레타, 바스티안이 한데모여 폴란드어로 쏘삭쏘삭. 뭐시깽이가 슈압, 예르체르비나, 바르조, 크라쿠프에서 차 한 잔, 디엔쿠에. 뭐라고 한 건지는 알아먹을 수 없으니 마지막 말이 땡큐, 라는 것 정도는 알아들었습니다. 한쪽 구석에 괜한 소외감을 느끼는 이탈리아 남자. 체시츠. "안녕, 이라는 뜻이란다. 폴란드 말은 처음이지?" "바스티안." "난 ...
"오랜만이지? 나와 겨루어보는건." "백만 년만의 일인 것 같군요. 실력 좀 쌓았습니까?" 루드빅은 칼끝으로 겨누었다. 빛이 고였다. 탄야는 준비 자세랄 것도 없이 그저 서 있었다. 바닥에 그림자 같은 것이 생겼다. 루드빅은 쇄도해 들어갔고, 칼끝은 그림자를 베었다. 탄야는 뒤를 돌아본 자세로 말했다. 나름 친절한 목소리였다. "이 몸으로는 여기가 한계인 ...
그렇게 고통받는 인간들을 구할 방법이 있습니까? 없지. 그러면, 무엇을 위해 그토록 친절히 대해줍니까? 좋으니까. 좋아하니까. 내가 그렇게 좋은 겁니까? 네가 좋은 거겠니. 인간이 좋은 거지. 냉정한 여자. 혹은 누구보다도 따뜻한 여자. 혹은 그저 인간. 인간이 같은 인간에게 손을 내민다. 쓰러진 놈은 일으켜주고 굶주린 놈에게는 수프나 한 그릇 줬다. 따...
미치도록 사랑하지만 그 사랑에 목매 죽어야 할 이유가 뭐 있습니까? 루드비히는 언제나 그렇듯 친구, 애인, 콤비, 섹스파트너, 연인 대행 겸 때로는 진짜 부부의 역할까지 완벽하게 수행해주었다. 완전함 그 자체. 내버려두시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거니까. 그 완벽한 남자는 늘 그렇듯이 자기 몫을 해내었고, 끝나면 어디론가로 사라졌다. 가끔 취미로 찾아...
탄야. 내가 사랑하는 거 압니까? 가끔 기절하였을 때 머리 위에서 들려오는 소리였다. 탄야는 대강 '잘 알고 있지'하고 대답했다. 루드비히의 목소리는 한 겹 더 흐릿해져서 돌아왔다. 겹겹이 쌓아놓은 양모 담요 같은 느낌. 아주 많이 사랑합니다. 그런데 비밀이니까 누구한테도 말하지 마십쇼. 탄야도 즐겁게 답해주었다. 이쯤하면 같이 놀자는 거니까. '그걸 모를...
하얗고 무한한 배경, 각종 반사판과 조명, LED, 작은 봉제인형과 책 같은 소품에서부터 수많은 종류의 카메라들, 렌즈, 보정용 컴퓨터와 폴라로이드 사진들. 자, 찍습니다. 어디든 갈 수 있고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마법의 사진관. 영업 시작합니다. 기념할 만한 순간을 남겨드려요. 사진들 찍고 가세요. 제일 먼저, 마르티나! 하고 왕 달려와 뒤에서부터 냅다...
우천시워터파크 님, 북마녀 님
이야기는 이야기일 뿐, 죽은 자는 돌아오지 않지만 적어도 죽은 자를 기릴 수는 있습니다. 그대는 누군가를 사랑합니까? 어쩌면 인생이란 그것으로 괜찮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백 년 후에는, 이 자리의 인간들 중 대부분은 죽음으로 떠났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세상에 무엇인가를 남기기 위해 이 자리에 서 있고, 살며 발버둥치며 나 한번쯤은 누군가를 사랑해보았노...
어느 날 신의 장난으로 두 연인들의 상대가 바뀌었습니다. 마르티나와 바스티안. 탄야와 루드빅. 우선, 한 쪽은 별 문제될 것이 없죠. 마르티나는 눈을 뜨고, 옆 자리에 웬 처음 보는 노랗고 잘생긴 남자가 있는 것을 바라보았습니다. '누구시죠?' 마찬가지로 옆 자리에 처음 보는 예쁜 분홍빛의 여자가 있는 걸 확인한 루드빅은 당황하지 않고, '아름다운 아가씨,...
가난한 게 죄는 아니지만 가난해서 불편한 것들은 많죠. 먹을 것, 입을 것, 인간으로서의 존엄. 모두 돈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들입니다. 돈이 없으면 누가 개처럼 굴릴 때 찍소리 한 번 못하고, 돈이 없으면 웃는 낯으로 있는 놈들 자식에게 살랑여야 하고, 무엇보다 결정적으로 돈이 없으면 사랑하는 여자가 생겨도 그녀에게 다이아몬드 목걸이 한 번 제대로 걸쳐주지...
미와 추도 온오프 기능을 달아주면 안될까? 마녀 탄야 랜킨과 어쩌다보니 그녀의 선택을 받은 사냥개 루드비히. 평소에는 늙은 마녀의 모습으로 로브를 다 떨어지게 걸치고 다니지. 검버섯 핀 얼굴. 매부리코. 축 늘어진 살결. 그러나 마음에 드는 남자가 나타나면 짠, 하고 원래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돌아간다. 사랑은 사랑하는 자의 눈에서만 아름다운 법이니까. 객관...
루드비히. 그녀를 질투하지도 않소? 뭘 말입니까? 탄야. 그녀가 나와도 잠자리를 함께하는 것 말이오. 아, 그거라면 괜찮습니다. 탄야가 바라는 일이니까요. 여전히 릭은 납득할 수 없었다. 사랑하는 여자의 몸에 다른 남자의 정액에 들어가는데 그게 괜찮다고? 그저 관심이 없는 것 아니오. 루드비히는 탄야가 위험하다거나, 그녀가 그를 필요로 한다거나, 혹은 그...
겨울에는 따뜻한 집 한 구석에서 달달한 귤 한 그릇과 맛있는 비스킷, 여유가 좀 된다면 뜨거운 차 한 잔도요. 당신의 취향대로 꿀을 좀 넣어드리죠. 자요. 따뜻하고 맛있는 아침입니다. 오늘도 내 취향이로군요. 태연히 옆자리로 붙어오는 루드빅을 탄야는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주었다. 사실 항상 비워놓았다. 갖고 있기는 하지만 필요가 없어 접어두었다가 필요해지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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