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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 간신히 고비만 넘긴 거야.” “시끄러워, 빨리 와 봐.” 마지못해 다가온 루이의 목에 하얀 팔이 감겼다. 루이는 순순히 허리를 숙여 그에게 안겼다. 미열이 남아 달뜬 입술이 제 짝을 찾아 쇄골을 더듬었다. 그는 철없이도 예뻤다. 그것은 당장이라도 입안에서 녹아질 듯 붉었다. 제 얇은 입술 위에 물어뜯고 아물어 까칠한 살갗이 닿자 제이는 안타까운 눈...
김소현, 나는 분명 그 이름을 가진 친구를 기억한다. 내가 밀치기까지 했다. 그 친구는 있어야 한다. 만약 없다면… 그날에 일어난 사건은 내가 혼자 했다는 것이다. 그건 중학교 2학년이 혼자 하기에 너무 큰 사건이다. 처벌을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사건이다. 나는 결국 보호 관찰을 위해 정신 병동에 입원했다. 내가 발악을 하며 소현이라는 친구의 존재가 있다고...
잘 들어. 넌 이 회사에 '입사'당한거야. 면접같은건 본 적 없다고? 답지 않게 왜그래, 그 이상현상들을 겪고도 그런 말을 하다니. 혹시 너가 탈출같은거라도 했다고 믿었던거라면 참 안됐어. 거기서 나온거면 탈출은 했네 ㅋㅋ 뭐래 우리 뉴비 실망시키지 마ㅠㅜ 좀 닥쳐라 힝 아무튼. 딱 보면 알지? 여기도 정상은 아니야. 너가 살아남는데 약간의 규칙이 필요하다...
첫째 이모님이 집에 또 오셨다. 일주일에 두어 번은 오셨었던 이모님이 이번엔 몇 개월 만에 오셨다. 띵동 띵동..... "이모!" '헉헉.. 비켜봐.." 문을 열자마자 이모님은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들어와 한옥집이었던 우리 집 다락방으로 뛰어 올라가버리셨다. 난 영문을 몰라 이모님을 따라 올라갔고 그곳에서 등을 돌리고 벌벌 떨고 있던 이모님의 모습을 20년...
••• “흐응….” 윤 대감님네 잔치가 있나. 솔솔 풍기는 고소한 고깃국 냄새가 은수의 코끝을 살랑살랑 간지럽혔다. 그 사이로 갈비 냄새도 나고 달곰새금 겉절이와 들기름에 고소한 옷 입은 지짐이 냄새도 진동하니, 꼴깍 하고 절로 침이 넘어갔다. 당연하게도 꾸르륵, 하고 뱃가죽이 요동을 쳤다. 그 소리가 어찌나 커다란지 제 귀 끝이 꿈질거릴 정도다. 그제야 ...
"나, 나 이제 어떡해? 사람을, 어떻게 사람을?" 그날, 피가 튀기고 내가 울먹였던, 폭풍이 나를 부추겼던, 산속의 나무들이 나를 노려보던 그날.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내가 두려움에 떨고 있을 때 친구는 덤덤하게 말했다. 그것도 천진난만한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저게 사람으로 보여? 나는 그렇게 안 보이는데..." "뭐?" "있잖아, 밤에 고라니가 차...
■뒤에 유료분은 그냥, 달달물 그리고싶어서 그리려고했다가 귀찮아서 쓰레기통가려던거 러프 3장 들어간거고 이벤트참가용으로 하는거라 (유료걸어야 참가가능하다고함) 의미는없습니다.■
내 여정을 이야기하려면 에이모르를 빼놓을 수가 없다. 에이모르는 나와 같은 바다 광부인데, 나보다 훨씬 경력이 오래되었다. 청년기부터 바다 광질을 시작한 나와 다르게 어릴 때부터 배에 타 해광석을 캤기 때문이다. 나는 에이모르의 몸을 볼 때면 존경심과 안타까움이 동시에 솟았다. 흉근, 팔뚝, 등, 다리며 몸의 어디 한 구석도 성하지 않았다. 예컨대 흉터를 ...
* 반드시 화이트모드로 글을 읽은 후 다크모드로 한 번 더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해당 지침을 따르지 않아 생기는 불이익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ONG COMPANY는 여러분의 즐거운 문화생활을 지지합니다. "벌써 18번째 탈락이야." 오늘도 역시 화면에 보이는 빨간 글씨가 내 기분을 바닥까지 끌어내린다. '불합격입니다. 지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느덧 졸업...
한편, 설아는 짐을 싹 챙겨서 주차장으로 나왔다. 감현의 등교 시간은 걸어서 15분이면 충분했지만, 지금의 설아는 혼자 걷는 것이 아니었으니까. 바리바리 싸 온 짐들은 트렁크에 테트리스를 해도 안 들어가는 것이 있었다. 덕분에 운전석 뒷자리는 사람이 아니라 찢어진 과녁판이 자리했다. 감현네 집에 돌아와 주차를 끝내고 보니 오후 3시였다. 아마 감현이 학생회...
예은채가 소개해 준 연습실 근처 포차는 일요일마다 소주 한 병을 공짜로 주는 이벤트 중이었다. 평소보다 연습을 일찍 끝마쳤다. 달마다 가볍게 모임을 가지는 것은 고등학교 밴드부에서 정착시킨 전통이었다. 그래서인지 군말없이 우강현을 뒤따라오는 남지희나 하이경과 다르게, 예은채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불참하곤 했다. 가게 정가운데 테이블에서 옛날 이야기를 ...
지연은 잊고 있었던 갈등의 시작을 자신의 입으로 말하니 목이 타는 것 같았다. 그러나 자신의 잔의 음료는 이미 사라진 상태였다. ‘내가 이렇게 빨리 마셨나?’ 보은은 지연이가 마실 것이 없다는 것을 이제야 알아챘다. “맥주 마실래요?” “네.” 지연은 술을 낚아채고서 급하게 잔을 채웠다. 그러고 잔을 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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