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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서명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주례의 낮은 저음에 남자는 빠르게 자신의 이름 ‘카이엔’를 적었다. 사인이 아닌 그저 빠르게 적기 위한 이름 석 자였다. 카이엔은 펜을 율리아나에게 건넸다. 그녀가 받지 않자 억지로 손목을 움켜쥐어 펜을 쥐여주었다. 비열한 붉은 눈동자가 율리아나의 몸을 훑으며 입꼬리를 올렸다. 이제 더는 벗어날 수 없다는 뜻이었다...
** 공포나 스릴러 소재를 무서워하시는 분들은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아.. 머리야.." 소정은 찌르르 울리는 두통을 함께 몸을 일으켰다. 주위를 둘러보니 자신이 처음에 입원했던 병동으로 와 있었다. "나 여기 왜 있지..?" 머리가 하얗게 안개가 낀 듯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아 멍한 머리를 부여잡고 다시 몸을 일으켜 주위를 둘러보는 소정이다. 처음 일어났...
*사람을 죽인적 있는 의사 윤지환과 그를 사랑하는 킬러 루엘, 두 남자의 제정신이 아닌 사랑 이야기. 엎어진 찻잔에서 쏟긴 차가 번져 붉은 물과 섞여들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어머니의 친구와 그 집안 아들을 초대하여 축하 파티를 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웃음 소리로 채워져야 했을 공기는 고통에 찬 신음으로 가득 찼고 피로 범벅된 생일 파티가 되었다. 그리고...
수십 명의 바다 광부와 갈고리, 그물, 작살, 홋줄 따위를 가득 실은 거대한 배는 일직선으로 곧장 나아갔다. 측면을 때리며 배를 흔드는 파도도 없었고, 자연의 미명을 받아 수면 위로 환하게 날아오르는 날치도 없었다. 걸쭉한 연유 같은 바다는 묵묵히 물길을 내주기만 할 뿐 배에는 손도 대지 않았다. 배가 지나간 궤적에는 희고 탁한 거품이 국화 다발처럼 일었다...
안녕하신가, 내 이름은 버밀리온 보텍스. 보텍스 성 성주면서 제로스 최고의 CEO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남자다. 오늘은 2024년 2월 10일, 어떤 세계의 대한민국이라고 하는 나라가 기념하는 큰 명절이라고 한다. 큰 명절이라서 그런가, 오래 만나지 못했던 가족을 만나서 대화도 나누고 친목을 다지는 그런 날이라더군. 좋은 날이야, 아주 좋은 날이지. 그런데...
“ .. 이 책들은 전부 폐기해야겠군. ” 이런 망할 쥐새끼들. 거리에 널린 쓰레기나 주워 먹으며 살 것이지, 안 그래도 잘되지 않는 이런 불쌍한 책방에 책이란 책은 다 갉아 먹을 작정인가보다. 얼마 없는 손님들마저 떠나 버리게 둘 순 없지. 더 늦기 전에 이 책들을 버리고 와야겠어. . . 소각장으로 떠나는 발걸음이 참 무겁다. 오늘처럼 추운 겨울에 이렇...
간단한 배경 설명 나 : 9N년생, 오타쿠, 오타쿠라서 일본어 할줄 암(주변에 말할땐 아빠영향으루 할줄알다고 구라침) 가족 구성원 : 보험 설계사 엄마, 남동생, 아빠(중3때 돌아
※ 대학을 졸업하고 생활비를 충당하려 일을 하는 틈틈이, 나는 글을 쓰고 선배는 그림을 그렸다. 나와 선배의 일상―― 함께 잠을 잤던 자리에서 일어나고, 함께 아침을 먹는다. 같은 공간에 앉아서 서로의 시간을 보내다가 이따금 선배가 먼저 입을 열기 시작하고 내가 답한다. 화제는 대체로 정해져 있어서, 직장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상사 얘기나 동료와 나눴던 우...
* 2. 기억 유석과 태성, 재형이 만난 건 6살 때였다. 혼자 반 안에서 놀고 있던 재형에게 유석과 태성이 다가왔다. "뭐 해?" "너, 박재현? 재연? 이지?" "아, 아냐! 박재형이야! 재현도, 재연도, 아냐!" "박재형? 이름 멋지다! 뒤가 형으로 끝나니까 우리보다 나이도 많아 보이고··· 나도 유형이 할래!" "야아, 이름은 그렇게 쉽게 바꾸는 게...
(52) 역사상 가장 위험한 경매 3층에 자리를 잡고 앉아 식사를 했다. 일리자와 알렉 주도로 이야기를 하면서 모두의 분위기가 많이 풀렸다. 특히 자피르쉬가 가온에 대해 완전히 생각을 바꿨다며 대놓고 칭찬까지 했다. 녀석 얼굴이 새빨개졌다. 드워프의 직설적인 부분은 이래서 좋군. 방음 마법을 안 켜고 있어서 그런지 대화하다가 간혹 다른 간달프가 이쪽 테이블...
제국의 최남단, 레이안 가 영지 신전의 대신관 산드라는 요즘 사는 게 좀 재밌었다. “소두구는 어디에 쓰지요?” “기침과 설사에 씁니다.” “육두구는요?” “불면과 소화불량에 잘 듣습니다. 불면은 양젖에 타서, 나머지는 달여서 씁니다.” “훌륭하시네요. 요즘은 향유도 스스로 고르신다 들었는데, 어려우신 부분은 없습니까?” “…….” “티에 님?” “아,...
그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진땀을 흘리며 버티고 서 있다가, 남자와 소녀가 무리로부터 아예 멀리 떨어지자 황급히 뒤를 돌아 자리를 떴다. 휘청이는 커다란 등은 순식간에 빽빽한 나무들 사이로 사라졌다. "챌ㄹ...!" 당황한 에반이 이름이라도 불러 그를 잡아세우려 했지만, 설상가상 로데오마저도 땅에 떨어진 제 외투를 잡아채다시피 주워들곤 빠르게 그를 따라나서고...
행복해. 울지 마. 아프지 마. 먹지 마. 건들지 마. 다치지 마. 울지 마. 멍청하지 마. 날 걱정시키지 마. 배워. 귀 막지 마. 때리지 마. 부정하지 마. 도망가지 마. 앉아. 배워. 때리지 마. 화내지 마. 울지 마. 미안해. 행복해. 다치지 마. 싸우지 마. 때리지 마. 겁먹지 마. 날 죽고 싶게 하지 마. 싸우지 마. 날 슬프게 하지 마. 집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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