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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와 나리꽃이 핀 정원 (19) 나시사는 발타자르에게 잠시 양해를 구하고 루시우스와 함께 연회장 밖으로 나갔다. 발타자르는 덤스트랭에서 오직 널 보러 온 건데 늘 곁에 있는 연인에게 밀리는 거냐며 장난스런 얼굴로 투정을 부렸지만, 곧 자신은 아침 식사를 하고 있을 테니 천천히 오라며 너그럽게 웃었다. 루시우스는 좀 전에 보였던 놀라움이 무색하게도 무표정...
수선화와 나리꽃이 핀 정원 (18) “릴리! 파티에 무슨 드레스를 입지? 아직도 결정하지 못 하겠어!” 나시사가 루시우스와 모이라 생각에 잠을 설치던 때, 릴리도 이유는 달랐지만 편안한 밤은 보내지 못 하고 있었다. “메리, 벌써 자정이 가까워 오는데 그걸 꼭 지금 결정해야 해?” “그렇지만 지금 결정하지 않으면 마음이 계속 초조해서 영영 못 잘 것 같은걸...
“족쇄가 풀리면 에이덴도 저를 구할 수 없나요?” “그건 아닙니다. 저쪽이 떼로 덤벼도 저는 주인님을 지킬 수 있습니다.” “맞아요. 저희는 떼로 덤벼들어도 저분을 죽일 수 없는 아주 나약한 종족이에요. 언니. 선처해주실 수 없나요?” “선처하지 마십시오.” “좋게좋게 가요.” 양보 없는 이야기가 오갔다. 한쪽은 가벼운 장난을 융통성 있게 넘어가자는 쪽....
밤외출을 할 때면 여인의 복식을 했다고는 하나 속곳까지 여인의 것을 입은 적은 없어 꽤 헤맸다. 하지만 낑낑대며 손을 움직이다 보니 어찌저찌 흉내는 낼 수 있었다. 고정할 것도 없는 가슴을 꼭꼭 싸맨 꼴을 내려다 보니 흉하기 그지 없었다. 한숨을 푹 쉰 이승은 계속해서 입을수록 갑갑해지는 옷을 입었다. 이승이 평소에 입고 다니던 옷은 평범한 부녀자의 옷이었...
# 진로에 관한 이야기가 끝난 다음, 이그리스는 아이들을 두 줄로 정렬하게 하였다. 멜은 얼떨결에 가장 끝 줄에 서게 되었는데 앞에는 이렌이랑 피오가 있었고 옆에는 제슬리가 있었다. 제슬리가 멜을 한번 힐끗 보았지만 멜은 옆을 돌아보지 않았다. 이그리스는 멜을 옆으로 지나쳐 천천히 걸어 맨 앞의 아이들 바로 옆으로 갔다. 곧이어 이그리스의 활기찬 목소리가 ...
밥은 원형이의 어머니께서 차려주셨다. 주방으로 들어가니, 흔히 말하는 정말 TV에 나올 거 같은 주방에, 식탁은 정말 길었다. 그러한 식탁에 많은 반찬과 음식이 있는걸 보니, 정말 분위기에 압도한다는 말 맞는거 같다. "아가야, 원형아 앉으렴, 좀 먹자구나" "앗 넵!" 반찬은 다양하고 다 하나같이 맛이 있었다. 특히 나물무침이 내 입맛에 맞았다. "아가,...
앞선 글에 인프피의 가식에 대해서 좀 다뤘는데, 갑자기 “착하지 않은 인프피, 가식적 인프피”에 꽂혀서 돌아옴. 저번 글에 뭔가 인프피 관련 생산적인 글을 들고 온다고 했으나, 갑
"아빠의 소원이 다 이루어지면, 그 다음에는 율이나 겸이가 소원을 빌면 되지." 그 점은 생각도 못했다는 듯 도율이 포크를 쥔 채로 두 눈을 깜박였다. 태하의 발언에 놀란 건 도율뿐이 아니었다. 호랑이 모양 튀김의 얼굴 부위를 먹고 있던 도겸도, 조리대 위의 남은 음식을 치우고 있던 서윤도 놀란 기색으로 태하를 바라보았다. "요정이 나뿐만 아니라 율이랑 겸...
“오른쪽 스켈레톤을 조심해.” “나도 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그 자리에서 비고트를 설득하는 건 실패했다. ‘다시 한번 말하지. 목걸이를 원래대로 돌려놔.’ ‘그렇게 말해서 듣겠어?! 야 너… 으악!!!’ ‘덜컥덜컥덜컥’ 순찰 중이었는지 복도에서 나오자마자 우리를 덮쳐오는 스켈레톤 무리에 전투가 벌어졌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 나가기에는 타이밍을 못 잡았기...
'죄'는 어떻게 해야 '죄'로서 인정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 이에 대해 여러 철학자들과 신학자들, 그리고 수많은 이들이 저마다의 관점을 가지고 설명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지난 20년간 충실히 제도권의 교육을 받고 자랐고 사법고시의 물이 덜 빠져있던 A검사에게는 곧바로 형법의 범죄론이 앨라배마의 오래된 다이너에 비치된 주크박스처럼 튀어나올 것이다. 구성...
으레 도깨비라고 했을 때 떠올리는 심상이 있다. 아랫입술을 덮은 부정교합의 송곳니나 정수리를 뚫고 돋아난 뿔처럼 사람에겐 존재하지 않는 위협적인 것. 그러나 점점 가까워지는 존재는 틀림없이 사람이었다. 부연은 여유로운 척했으나 여차하면 꺼내려던 합죽선이 든 소맷자락을 내렸다. “여기 오래 계셨습니까?” 첫 마디를 무어라 건네야 할지 몰라 최대한 간추...
"알겠어요. 일단 발 조심하면서 제 뒤에 서요." 갑작스러운 헤이즐의 말에 몸에 힘이 들어갔다. 근육이 긴장으로 움찔거린 것은 그 뒤에 들린 이상한 소리 때문이었다.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더해진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리가 숲속에서 들리고 있었다. 씩씩. 무언가의 숨소리 같은 것이 어둠 속에서부터 들리고 있었다. "뒤로." 짧고 간결한 목소리가 다시 들리고 나...
따스한 햇살에 눈이 부드럽게 떠졌다. 잠들기 전에 켜둔 무드등은 어느새 꺼져 있었다."흐읍…!"세상에서 가장 여유로운 사람처럼 있는 힘껏 기지개를 켜보았다.'상쾌하네.'아침의 일과는 단순하고 늘 똑같았다.이대로 두 걸음만 옮기면 커피포트가 손에 잡히고 전원을 키고서 머그컵 속 밤새 미지근해졌을 보리차를 들이킬 것이다.빈 머그컵에 싸구려 커피 가루를 넣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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