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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보기 싫으니 명분을 갖춰 사라져 있어라. 레피엘이 던진 이 말의 절반은 진심이었다. 두 사람의 꼴을 당분간은 보고 싶지 않았다. 저만 보면 표정을 굳히고 뻣뻣하게 구는 남편이나, 수치심 따위 모른다는 듯 황궁 문턱이 닳도록 드나드는 정부나, 가뜩이나 피곤한 요즘에는 그녀를 더욱 피로하게 만드는 존재들이었다. 이것을 질투라고 설명하기엔 자존심이 상했으므로 ...
집에 돌아오자마자 침대에 몸을 던졌다. 끝도없이 내려간다. 차라리 바다였다면 떠오르지않고 잠길수있었을텐데. 내 체온도 조금은 떨어지는거 같다. 창문을 열어놓지 않았는데도 찬기운이 든다. 무거운 몸을 일으켜 보일러를 켜고 주섬주섬 옷을 갈아입고 냉장고 문을 연다. 원래라면 생수와 맥주만 있던 냉장고 안에 편의점도시락이 들어있다. 제법 귀여운 짓을하네. 이상헌...
'그만 울어. 이제 네 울음소리 지겹다. 내가 언제까지 달래줘야 해.' '...어? 미안, 미안해 형.' 비가 내리던, 짓궂었던 날씨처럼. 당신이 처음으로 나에게 차가웠던 그날. 우리는 이별을 했다. 요란스럽게 울려대는 천둥소리와 불안하게 깜빡거리는 전등은 지훈을 움츠러들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요즘 같은 장마철, 지훈은 밤마다 승철을 찾았다. 벌써 헤어진 ...
‘그것’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것'의 움직임을 홍천녀도 느낄 수 있었다. ‘우왓!? 잠깐! 뭐야 이건!? 이게 고작 한명이 발산하는 기운이라고!?’ 끝없이 펼쳐진 어둠. 무저갱이라고 불리는 심연의 세상. 헌데 이게 무슨 일인가? 고작 하나의 존재로부터 나오는 기운이 이 거대한 세상을 가득 채우겠다는 기세로 뻗어나가고 있었다. 이에 홍천녀가 경악을 금치 ...
아, 잠깐 졸았네요! 오늘 너무 피곤하다 보니깐요. 어제는 찾아뵙지도 못하고요. 주일이니까 그나마 잠시 짬이 나야 하는데, 이제 곧 축제일이잖아요. 그러니까 할 일이 정말 많았어요. 네? 무슨 일이 있었냐고요? 아, 뭐 이상한 일이 있던 건 아니고요. 그러니까 이야기를 하자면 어제부터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음, 좀 길어질텐데 괜찮겠어요? 그러니깐, 오늘이...
인생은 제 마음대로 되는 것보다 되지 않는 것이 더 많은 법. 태민은 매니저 여럿을 애먹이며 대한민국 전역을 찾아 다녔지만, 이상하리만치 그녀의 종적을 알 수가 없었다. 그렇게 지난 10년의 시간만큼 그의 해주에 대한 원망은 묵은 먼지처럼 켜켜이 쌓여갔다. 그러다 예상치 못한 순간 해주를 마주하게 되자, 그 해묵은 감정이 폭발한 것이었다. ‘자그마치 10년...
안녕하세요 독자님 ! 다름이 아니오라 슬프게도, 작가의 건강상의 이유로 연재를 쉽니다. 이를 공지 합니다. 그동안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지난 가을부터 몸이 급속히 안 좋아지다가, 겨우내내 요양을 잘해서, 봄에 건강이 회복 된 듯 했는데, 요사이 갑자기 더워지는 날씨 때문 인지, 건강이 점점 나빠지며, 반복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저는 여름에 잘 피서하...
대화 없이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려올 때까지도 머리가 복잡해 챌리스는 잠깐 고민하다 결국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 로데오도 이번에는 기대도 안했다는 듯 아무 말 없이 조수석에 앉았고, 몸을 반쯤 창으로 돌려 바깥만 바라보며 차 안 공기를 숨막히게 만드는 데 일조했다. '앞으로의 경호가 아주 피곤해지겠군.' 챌리스는 고요한 기류를 틈타 생각에 잠겼다. 로데오가 ...
무저갱: 바닥이 없이 깊은 구덩이: 영원히 벌받을 형벌의 장소 달이 몇 번이나 부풀었다 꺼지고, 빛났다가 잦아들었다. 외로움을 곱씹을 땐 느리게만 가던 시간이 잠시 눈을 깜빡거린 순간 크게 뜀박질을 했다. 밤공기의 서늘함이 피부로 느껴질 때쯤, 키타는 균열이 난 자리를 무기력으로 채웠다. 본디 한 사람 몫의 감정조차 제대로 녹여낼 수 없는 사람으로 태어났기...
무저갱: 바닥이 없이 깊은 구덩이: 영원히 벌받을 형벌의 장소 키타의 꿈은 사소하다면 사소하고 별 것 아니라면 별 것 아니었다. 오메가로 발현하고서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은 꿈은 늘 소박하기 그지없다는 평을 들었다. 그렇지만 정작 꿈의 주인은, 스치면 깨질까 툭 치면 무너질까 매순간 마음을 졸였다. 너무나도 간절해서 잠자리에 들기 전이면 막연하게 미래를 그...
무저갱: 바닥이 없이 깊은 구덩이: 영원히 벌받을 형벌의 장소 “키타 씨, 새우 못 먹잖아요.” 키타는 새우가 담긴 그릇을 먼 곳으로 옮기는 저 끌밋한 손가락이 퍽 다정하다고 생각했다. 마침 집안 어른끼리의 대화도 끝난 터라 그와 제게 이목이 집중되었다. 잠시 동안의 정적 뒤로 아무렇지 않게 그를 칭찬하는 아버지의 목소리가 따라붙었다. 아직 결혼식도 안 ...
Andres (안드레스)Blake (블레이크)–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전투사, 군인 Lucas (루카스)Caden (케이든) - 빛을 가져다 주는 동반자 「“그거 아는가. 사람마다 심박수가 다른데 30초 이상 끌어안고 있으면 심박수가 같아진다더군.” “그래? 신기하네. 그래서 널 끌어안고 있으면 내가 차분해지는 건가?” “날 끌어안고 있으면 차분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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