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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의 깨끗한 미간에 약간의 주름이 잡혔다. “엉망인 인간들을 가까이 뒀었네, 강서.” “응, 운이 나빴지.” 강서가 고개를 떨구고 다 식은 차를 홀짝대자, 이내 금세 온기가 돌았다. 강서가 놀란 듯 올려다보자 아델의 손바닥 위로 금빛의 녹색 가루들이 잔상처럼 아른거렸다. 여태 순하게만 보이던 아델의 인상이 날카롭게 변했다. 꼭 그녀의 얘기를 듣고 대...
김작가가 걱정하는 대로 소재가 다소 파격적이다 보니. 어느 방송사에서 받아 줄런지는 캐스팅에 따라 갈릴 수도 있겠다 싶었다. 문제는 캐스팅이였는데, 요즘은 극이 아무리 재미있어도 인지도 낮은 배우를 쓰면, 입소문조차 나지 않는 그런 시대라. 주요 배역은 무조건 이름 있는 배우를 고집하는 방송국이 대부분이였다. 그래서 아무리 이름을 날리는 김작가라고 해도 캐...
다음 스케줄 장소에 도착하자 채라의 얼굴이 차갑게 식었다. 겁에 질린 그 표정은 가히 볼만한 꼴은 아니었다. "내려." 보스의 무뚝뚝 하면서도 위엄있는 말에도 채라의 몸은 일체 움직이지 않았다.
새로운 사람들이었다. 그동안 만났던 사람들과는 다른 사람들이었다. 그동안 내게 다가왔던 사람들과는 다른 사람들이었다. 이름은 이미 많이 들어봤다. 그도 그럴게, 항상 학교생활을 얘기하면, 그 둘의 이름은 빠짐없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궁금했다. 어떤 사람들인지를. 뭐, 사랑하는 형님께서 화려하게 싸우시는 바람에, 첫인사가 이상하게 되기는 했지만. "혹시...
"난, 너를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루미나가 천천히 이전까지 만해도 자신보다 키가 작던 소년에게 걸어갔다. 괜찮다고 말하는 목소리에, 소년이 멈칫거렸다. "...뭐?" "내가 왜 널 '용서'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당신은 왜 날 '용서'하는 건데?" "소중하니까." "무슨 헛소리를..." "움직이면 아파. 가만히 있어." 루미나가 에드워드를 바라봤다....
※ 주의 신체훼손 묘사, 불합리한 상황, 폭력, 억지로 음식을 먹이는 행위 To. .(주)개미싹 전체 From. 권주희 대리 [공지] 카페 프레지에 이용 안내의 건 첨부파일. (
더 간절히 바라기에, 더 간절히 절망(切望) 하기에, 더 절망(絕望)에 빠지기 쉽다는 걸 알고 있었다면. 나는 그렇게까지 갈망하지는 않았을 텐데 말이야. 그저 행복한 삶을 바랐어. 그저 사랑받고 싶었어. 그저 나로서 지내고 싶었어. 그렇게 평화롭게 지내고 싶었어. 그렇게 행복하게 지내고 싶었어. 그렇게 살고 싶었던 것뿐이었어. 그랬는데, 그게 죄라는 건, ...
"이번에 김진운이 또 일등 했다지?" 북적이는 식당 인파에 휩쓸려 구석에 자리를 잡게 된 이들이 최근 발표된 공적 순위를 이야기의 서두로 꺼냈다. "그렇다더라. 이거, 참 몇번째인지... 나도 일등 한번 해보고 싶네." "아서라. 네 실력가지고 일등은 무슨. 뒤에서 일 등 하는 녀석이 바랄 걸 바라라." 들고 있던 젓가락을 휘저으며 한심하다는 듯 제 앞에 ...
이 안에 공백이 생긴지 꽤 되었네. 내가 그걸 눈치챈 건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지. 나는 문득 무서웠어. 이 안에 있는 공백이 점차 나를 잡아먹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어. 한숨을 한 번 내쉰 나는, 다시 앞을 바라봤어. 정말로 내가 텅 빈 상태가 되어버린 기분이야. 공백이 내 모든 걸 잡아삼키고 있는 기분이야. 구해줘, 살려줘, 구해줘, 멈춰줘. 나...
내 마음의 이웃이 입주했습니다. 당신이라는 이웃이 말입니다. 그대라는 내 이웃은 정말 아무런 말도 없이 내 마음에 입주했습니다. 내 마음의 바로 옆에 입주했다는 게 맞겠군요. 나는 정말로 놀랐습니다. 순식간에 입주한다는 게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내게는 말도 안 하고 입주한 당신은 어떤 사람인지 너무 궁금해서, 그대에게 다가가기로 결심했습니다. 그 눈빛을. ...
환각이라는 아주 짜증 나는 마법이 있지? 그래, 난 그 마법이 정말로 싫어. 그건 말이 마법이지, 진실은 저주나 다름없지 않을까 싶어. 환각이라는 건 정말로 끔찍하니까. 정말로 너무나도 끔찍해서, 그렇기 때문에, 그게 너무 싫어. 잠깐이라도 한 눈을 파면 끔찍한 무언가를 보여주거나, 들려주거나 하지. 차라리 들려주는 건 나아. 보여주는 건 정말로 끔찍하니까...
혁명. 소녀가 피식하고 웃었다. 어떻게 보면 혁명 운동이지만, 어떻게 보면 쿠데타.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왔네." 쿠데타를 일으킨 사람에게 일으키는 쿠데타이려나. 아무튼 이건 결국 "혁명 운동"이었다. 분홍색 머리의 소녀에게 다가온 빨간 머리의 소년은 소녀에게 꾸벅 인사를 했다. "준비는 완료되었다고 하더군요, 아가씨." "그런가. 아가는?"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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