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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19살 생일의 아침. 주군께서는 일찍부터 나를 부르셨다.“오늘 잠시 외출할 생각인데, 숨어서 따라와 줄 수 있느냐?”주군께서 이런 부탁을 하신다는 건 오늘 ‘그 사람’을 만난다는 것이겠지. 아마 모레가 이에메스로 향하는 날이니 그전에 만나는 건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다.“네. 준비해 놓겠습니다.”“고맙구나.”요즘 들어 주군의 웃음을 많이 볼 수 있어 ...
주군을 지킬 수 있는 힘을 키우고, 주군께 해가 되지 않는 것.그게 내가 주군을 사랑하는 방식이다.***제 3장. 지킬 수 있는 힘***대공저로 온지 2년이 흘렀다.동쪽 별관에서 반 년정도 있고 난 후에는 서쪽 별관으로 거처가 옮겨졌다. 그동안 많은 것을 배웠고, 어느새 이 곳에 익숙해졌다.대공 전하께서는 첫 날 약속했던 것처럼 나를 이 저택의 사용인으로 ...
인간들이 아니었다면 우린 평생 행복했을 거다.하지만 우린 인간 덕분에 살 수 있었다.***제 1장. 마을***나는 부모님에 대해서 모른다. 태어난 뒤에는 고아원에서 자랐고, 마을 어른들이 고아원 아이들을 돌봐줬다. 나도 어른들의 돌봄을 받으면서 행복하게 자랐다. 고아원에서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다. 그래서 부모님이 없다는 것 때문에 슬프지는 않았다.다들 나를...
동이 트지 않은 새벽부터 다들 분주하게 움직였다. 오늘이 나와 엘의 성인식이라 그렇겠지.준비를 하다가 새하얀 드레스가 눈에 들어왔다. 저게 오늘 입을 드레스였다.엘은 분홍색 이랬나? 디자인도, 색도, 분위기도 다르지만 각자에게 맞는 걸로 골랐으니 된 것이겠지.대신 귀걸이와 목걸이는 맞췄다. 아무리 그래도 쌍둥이인데 뭐라도 맞추는 게 좋지 않겠냐면서 언니가 ...
“수고했어, 언니!”“수고했다.”일이 끝나고 슬슬 쉬려하는데, 메이가 말을 꺼냈다.“그러고 보니 며칠 뒤면 왕자 저하 성인식이네.”날짜를 확인하니 정말로 며칠 안 남아있었다.“안 가봐도 돼?”“갈 생각이 없진 않다만..”시리카는 동대륙에 있어서 가려면 꽤나 걸릴 텐데, 그동안 제국을 관리할 사람이 문제였다.“황제라는 사람이 사적인 일 때문에 자리를 비울 수...
계속해서 그녀의 곁에 있고 싶었다. 하지만 그 바람은 결국 이뤄지지 못했다.그래서 신께 새로운 소원을 빌었다.그녀가 행복할 수 있게 해 달라고.그녀가 더이상 아프지 않게 해 달라고.나만 아는 소원을 간직한 채로 그녀의 마지막 모습을 눈에 담았다.***제 7장. 곁을 지키겠습니다***세리아네에 정착한 후 폐하의 일을 곁에서 도왔다. 어린 폐하를 이용해 권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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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사이에 많은 게 달라진 기분이었다. 정확히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그래도, 그런 건 딱히 중요하지 않았다. 어쨌든 난 살 수 있게 됐으니까.***다시, 4장. 달라진 분위기***오랜만에 만난 그 아이는 여전히 조용했다. 그런데 어딘가 위화감이 느껴졌다.차가운 분위기를 풍기는 아이는 내게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또, 어딘가 불안해보이기도 했다....
삶의 전체가 고통의 연속이었다. 계속해서 들이닥치는 죽음의 위협에 한동안은 저항하다가, 결국 체념했다.마지막에 와서야 겨우, 제대로 웃을 수 있었다.안타까운 사연을 가졌을 ‘적국’의 백성 앞에서.***제 6장. 전쟁***결혼식으로부터 3년 후, 나는 여전히 시리카에 남아있었다. 언제가 될지 모르는 기약 없는 약속을 한 누님과는 꾸준히 연락중이었지만 내가 세...
나를 지켜준 누님에게 무언가 해주고 싶었다. 그러나 누님에게 행복을 가져다 준 사람은 내가 아니었다.그럼에도 내 곁엔 희망을 바라는 사람이 있었다.그 사람에게 희망을 주면서, 나 역시도 희망을 찾으면 될 것이다.***제 1장. 바랄 수 없는 것***동대륙에 위치한 왕국, 시리카.나는 그 곳의 제 2왕자였다.왕후의 아들이긴 했지만 이미 왕비들에게로 눈을 돌린...
내 인생이 이렇게 순조로웠던 적은 없었다. 더 이상 수면제를 구입하고 욕실에서 사투를 벌일 필요가 없었다. 사랑을 하지 않으니 편안했지만 외로웠다. 여자들은 그냥 친구일 뿐이었다. 나는 내가 곧 다시 사랑을 시작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분명 그랬는데. 나는 오늘도 예은의 집에서 영화를 보고 전자레인지용 팝콘을 먹었다. 이상했다. 예은과 시간을 보내면 외...
선선한 바람이 분다. 가을 냄새가 난다. 트렌치 코트를 입고 나온 예은이 오늘따라 더 예쁘다. 예술적으로 지어진 하얀 미술관 건물 앞에서 햇살을 받으며 그 햇살보다 더 환히 웃는 예은은 정말 아름다웠다. "예은 씨, 빨리 왔네요?" "서희 씨도 빨리 오셨어요. 아직 약속 시간 30분 전인데. 저를 빨리 보고 싶어서 빨리 오신 거 맞죠?" ......그런가?...
예술. 예술이란 도대체 뭐길래, 이리 사람을, 이미 삭막해져 버린 세상에서 예술을 하게 해, 망가뜨리는 것일까. 아무도 감정을 모르는 날에 나는, 예술의 손에 감싸여 아기처럼 그녀의 손을 잡았다 놓았으니, 정말 추하디추한 모습이었지만, 안녕은 은하수처럼 쏟아져내렸다. 쏟아져 버렸다……. “저기, 만일 신이 있다면, 그리고 네가 신과 이야기할 수 있게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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