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 읽었던 조이스나 와일드의 서간집을 보면, 몇 실링만 빌려 주면 빵을 얼마 사고 얼마간 버틴다는 둥의 이야기들 뿐이었다. 와일드는 작가가 되려면 가난해야 한다 했다. 내게는 그 구질구질함이 가난을 버티는 힘이었다.
가난은 사람을 좀먹는데, 그럴 때는 글쓰기가 도움 된다. 내게는 가까운 사람만 볼 수 있는 홈페이지가 있었다. 그림판과 나모웹에디터로 만든 무료 홈페이지였다.
빼곡하게 볼펜 똥을 닦아가며 쓴 가난담을 그곳에 올리면, 가까운 친구들이 응원해줬다. 빛나는 문장을 읊어주거나, 자신의 일기장에 옮겨 적었다. 나는 기뻤다. 그렇게 살아남았다.
성인이 되고 근자에도, 예전만큼은 못하지만 여전히 가난하다.
그러나 내 가난을 늘어놓을 공간이 없다. 징징대는 소리를 타인의 피드에 올려서야 될 일이 아니다. 이곳에 닫아놓고 쓰는 글은 누구도 해하지 않겠지. 적당한 거리의 사람들은 적당한 위로를 주겠지. 간혹 돈을 부쳐주는 이도 생기겠지. 이와 같은 기대로 이곳에 글을 쓰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