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한 기본 포스트
한 컷씩 넘겨보는 카툰 포스트
직접 만든 영상을 올리는 동영상 포스트
소장본, 굿즈 등 실물 상품을 판매하는 스토어
구화지문口禍之門 구화지문口禍之門입니다, 사도. 입은 화복의 근원이라, 옛사람의 지혜가 담겨있는 격언은 분명 말수 적고 신중한 노장군이 깊이 새길만한 문장이었다. 실제로, 강유는 네 자를 빌려 때론 혼잣말로, 때론 타인을 향해 경고하곤 했다. 그러나 그가 몇 번을 전해도, 세월의 흐름에 낡아 버린 경구가 그보다 한 세대는 더 어린 종회에게 특별히 와 닿는 일...
시간조차 퇴색할 수 없는 것들이 있었다. 촉에서 온 조서를 몇 번 다시 읽고 나서야, 손중모는 그 안에 담긴 뜻을 제대로 납득할 수 있었다. 그 안에 담긴 내용이야 뻔했으니 뭐 특별할 것이 있겠느냐마는, 이것이 누구의 머리에서 무슨 뜻으로 나왔을지를 생각하면 기분이 한없이 이상해졌기 때문이다. "분명 공명의 글이겠지." 툭 던진 말에 백언은 반박하지 않았다...
날씨가 점점 차가워진다. 제비는 낮게 날고, 하늘은 검어 흙이 붉어가는 것만 못하다. 그는 계절과 함께 그를 둘러싼 공기가 변하는 것을 느꼈다. 몇 번일까, 일생 중 수없이 맞은 겨울이 또다시 다가온다. 흐르지 않을 것만 같던 시간은 결국 손에 담지 못하고 흘러가버린다는 것을 이런 때 그는 지독하게 체감했다. 한평생의 목적지는 명확했으나 닿을 방법은 단 한...
공명. 무슨 말을 하려고 하십니까? 공명은 그를 부르는 목소리에 뒤늦게 고개를 돌았다. 목소리는 그러나 형체가 없는 것이었으므로, 투명한 주인의 윤곽을 드러나게 할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공명은 빈 허공을 노려보는 행위를 지속했다. 허공이 한순간에러도 눈을 떠 그를 마주볼 것이라는 듯. 공명. 공명. 그를 부르는 목소리는 언제나 날카롭고도 차갑게 운을 떼어...
북해에는 곤(鯤)이라는 물고기가 사는데 그 등이 몇 천 리인지 알 수 없다. 곤이 파도를 일으키며 놀다가 한번 몸을 뒤집으면 거대한 새가 되어 구만 리(약 35,370㎞) 하늘 높이로 날아오르는데 그 날개가 몇 천 리가 되는지 알 수 없다. 이 새가 곧 붕(鵬)이다. 붕(鵬)은 육 개월을 날아간 뒤에야 남쪽 바다에서 쉰다.『장자(莊子)』, 「소요유(逍遙遊)...
돌아오지 않는 것들을 돌아오게만 할 수 있다면. 공명. 자룡의 꿈을 꾸기 시작한 것은 그즈음이었다. 머릿속이 어지러웠다. 공명은 새벽이면 찾아오는 울렁임에 익숙해져 있었으므로 동요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해야 할 일들을 끝마쳤다. 손끝에 미약하게 번진 먹 자국이, 그의 얽힌 심중을 상징하듯 잔뜩 흐트러져있었다. 시간은 벌써 삼 경을 넘겼다. 공명이 붓을 내려놓...
해가 진 지 한참이었건만, 술을 즐기는 오왕의 해락 자리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붙들려 앉아있던 장수며 신하들이 버티지 못하고 하나둘 슬금슬금 사라졌지만, 나이 먹고 눈만 매서워진 오왕은 빈자리가 보이는 족족 저곳에 앉아있던 놈은 어딜 갔느냐고 호통을 쳐 결국 떠난 이를 제자리로 불러들이곤 했다. 그럼에도 깊어진 밤은 되돌아올 줄을 몰랐고, 그렇게 ...
새벽의 공기는 언제나 희끄무레한 푸른색이었다. 그와 밤을 보내고 난 후면 특히 그랬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밤새워 뒤척인 백약은, 천을 끌어당겨 벌거벗은 몸을 가리며 창 밖의 동이 트기 전 세상을 즐겼다. 그가 잠들지 않고 뒤척이자, 덩달아 깬 모양인지 옆에 누워있던 남성이 나지막하게 그를 불렀다. "백약. 안 자나?" "장군은 더 ...
추적한 가을비가 그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한밤중, 촉군 진영으로 넘어오려다 잡힌 첩자가 있다는 말은 장군들을 때아닌 비상소집으로 불러들였다. 마침 승상의 처소와 멀지 않은 곳에서 경계를 확인하고 있던 강유는, 저 멀리 뛰어가는 비의를 보고 소리내어 불렀다."비 장사.""아, 백약. 소식 듣고 왔소?""조위에서 넘어온 첩자라던데….""중요 인물입니까?""그...
어이. …뭡니까. 뭘 혼자서 궁상을 떨고 있나? 술맛 떨어지게. 시비걸러 오신거면 지금 가시죠. 별, 사람 까칠하긴…. 왜 앉아요? 합석이나 하지, 자리도 없는데. 주인장! 당장 옆자리가 텅텅 비었는데 무슨 소립니까. 됐고, 빨리 털어놔봐. 또 그 인간 때문이지? 함부로 말씀하지 마십쇼. 맞구만. ……. 속이 쓰린가? ……. 술 때문이라고 대답할 생각은 말...
등골을 타고 흘러내리는 땀방울은 세세하게 느껴졌건만, 오랫동안 혹사당해 슬슬 아파지려는 발의 통증은 되려 사라진 지 오래였다. 타향의 공기를 담은 서늘한 가을바람이 그를 집어삼킬 듯 윙윙대며 덮쳐왔다. 여느 때와 같은 전투의 후희라고 보기에는 어려울 정도로 중달은 자신이 평소답지 않게 흥분해있음을 알았다. 그는 한껏 기대하고 있었다. [천문을 지켜보고 있었...
나는 산 자를 헤아릴 수는 있지만 죽은 자를 헤아려 대적할 수는 없다. "…군사! …군사…!" 내가 새벽 늦은 시간, 소란한 군사의 처소를 살피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을 때는 이미 군사께서 깨어난 후였다. 익숙한 목소리가 비명을 지르는 것을 익히 들은 나는 급한 마음에 엄심갑도 차려입지 못한 상태였으나, 혹시 무슨 일이 생겼는가 기다란 창만은 손에 쥔 채였다...
금일은 유난히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가 관청을 뒤덮고 있었다. 나는 이 드는 이 할 것 없이 품행을 조심하려 안간힘을 썼고, 길거리에서도 고성방가하는 이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아침부터 빨래터에 모여앉아 옥황상제께 기도를 올리는 여인네들, 서로에게 쉿 쉿 주의를 시키며 낄낄대던 관의 어린 시종들을 가리지 않는 각별한 분위기였다. 등청할 때 지나친 민간의 풍습...
"참깨호떡(芝麻糖烧饼)이군요."자룡이 건넨 바구니에서 떡 하나를 집어 살핀 공명이 말했다. 아직 천 덮인 바구니가 다 돌지도 않았건만, 벌써 고소한 향이 난다며 고개를 든 서서가 죽간을 내려놓고 물었다."오늘이 벌써 소년小年인가?""아직 23일 아닙니까?"미축이 의아한 듯 물었다. 떡 하나를 손에 들고 바구니를 안달 난 원직에게로 넘긴 공명이 말했다."북방...
설정한 기간의 데이터를 파일로 다운로드합니다. 보고서 파일 생성에는 최대 3분이 소요됩니다.
포인트 자동 충전을 해지합니다. 해지하지 않고도 ‘자동 충전 설정 변경하기' 버튼을 눌러 포인트 자동 충전 설정을 변경할 수 있어요. 설정을 변경하고 편리한 자동 충전을 계속 이용해보세요.
중복으로 선택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