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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01 / 양예밍 양예밍이 잠에서 깬 것은 9시가 막 지난 시각이었다. 늦었다. 화들짝 놀라 몸을 일으킨 그는 전날 의자에 개켜둔 바지를 쥐고 급하게 발을 꿰다 뒤늦게 비번인 걸 깨닫고 다시 털썩 드러누웠다. 입다 만 바지는 발로 차 내던져 버렸다. “습관이 무섭네.” 중얼거린 목소리가 아직 피로에 깊게 잠겨있었다. 긴 팔다리를 아무렇게나 뻗어...
🀊. "이봐요, 난 스물여섯이에요. 담배를 살 때 신분증을 요구받을 나이가 아니라고요." 굳이 변명을 하자면 그를 먼저 발견한 건 나였다. 밤늦게까지 시험 공부를 하다 잠도 깰 겸 산책이나 다녀오자는 예신의 말에 후드를 하나씩 걸치고 슬렁슬렁 근처 공원까지 걸어간 참이었다. 공원의 귀퉁이에는 중국인 가족이 하는 조그마한 수퍼마켓이 하나 있었는데, 술집을 제...
🀇. 동생이 죽었다. 사고였다고 했다. 취객에 떠밀려 지하철 철로로 떨어진 어린애를 구하고 저는 미처 피하지 못했다고, 시신이 조각나 수습을 하는 데만도 반나절이 꼬박 걸렸댔다. 녀석답게 멍청하고, 한심한 죽음이었다. 그러니까, 레오, 빨리 돌아와. 내게 말을 전하는 아버지의 곁에서 어머니가 울먹거렸다. 그녀는 분명 아버지에게 기대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슬...
2016.04.30 / 양예밍집에 돌아온 건 자정이 넘어서였다. 선배가 집 앞까지 태워다주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길게 기지개를 켰다. 허리며 어깨에서 뚝뚝 관절이 맞춰지는 소리가 났다. 차라리 범인을 쫓아다니는 게 낫지, 좁은 차 안에 기다란 몸을 구겨 넣고 온종일 버티는 건 정말 못 할 짓이다 싶었다. 그나마 내일은, 아니 오늘은, 비번이니 오래간만에 ...
배가 육지에 닿은 것은 다음날 정오가 넘어서였다. 밤새 달린 배는 지친 어깨를 늘어뜨리듯 천천히 돛을 내리고 만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선원이 들어와 짐 주머니들 사이에 몸을 말고 잠들어 있던 왕을 깨웠다. “일어나슈. 다 왔소.” 너무 울어 멍해진 머리로 왕은 몸을 일으켜 배에서 내려왔다. 짐을 내리고, 올리고, 생선을 흥정하는 소란에서 벗어나 무작정 걸...
그 날, 그들은 늦잠을 잤다. 늦었다고는 하지만 대수로운 일은 아니었다. 겨울이 되면 보통 사람들의 생활도 어딘가 느슨해지기 마련이었으니까. 먼저 일어난 예밍이 씻을 물을 끓이고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왕은 예밍의 체온이 남은 이불을 몸에 감고 더 게으름을 부렸다. 아침으로는 계란죽을 먹었다. 아직 잠에서 덜 깨어 여전히 반쯤은 감긴 눈을 하고 숟가락을 놀리...
오랜만에 나온 세상은 그 전과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 그저 비유가 아니라 실제로 그랬다. 곳곳에 검은 깃발이 걸렸다. 무슨 일이에요? 채소 가게 할멈에게 묻자 왕이 죽었다고 했다. 병사라고 하더구만. 후사도 없이, 유언도 없이 가셔서 그 바로 밑 동생이 왕이 되신다 하대. 흐응. 그래요? 그렇댜. 대화는 그걸로 끝이었다. 야오왕은 남만시의 가격을 물었고, ...
fanatiq님의 연성대사는"또 몇 밤을 지새워야 널 보게 될까?" 입니다. 내가 사라진 이후 왕의 숲에는 출입금지령이 내려졌다. 왕은 길목마다 병사들을 보내 지키게 했다. 숲이 워낙 넓으니 원한다면 몰래 들어갈 수도 있었겠지만, 스토크 성에서 살육을 저지른 괴물이 숲으로 도망친 것이 알려지면서 누구도 감히 그럴 엄두를 내지 못했다. 반면에 왕은 모든 일을...
그때, 그 이구나. 높은 가지에 서서 주변을 살피던 예밍은 저 멀리서부터 가까워져 오는 인영을 한눈에 알아보았다. 누가 버린 걸 주워다 입은 것인지 품이 남는 허리를 끈으로 동동 둘러맨 붉은 옷과 높게 올려 묶은 검은 머리카락, 그리고 백옥을 갈아 빚기라도 한 듯 새하얀 얼굴. 알아보지 못하는 게 더 어려웠을 것이다. 남자는 감색의 커다란 보따리를 한 손에...
fanatiq님의 연성대사는 "널 사랑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어." 입니다. 검고 차가운 물이, 혹은 피가, 생명을 가진 것처럼 스멀거리며 바닥에서부터 차올랐다. 떨치려 했지만 동화에 나오는 소인들이 팔다리를 묶어놓은 것처럼 조금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물은 천천히 피부를 덮으며 올라와 나의 다리를 삼키고, 팔을 삼키고, 가슴을 삼켰다. 귀를 삼키고, 눈을...
0906 fanatiq님의 연성대사는 "내가 어떻게 널 죽일 수 있겠어." 입니다.몸을 기댄 벽은 차갑고, 물기가 어려있었다. 대에는 횃불이 꽂혀있었지만, 커다란 돌로 둘러싸인 통로는 어둡기만 했다. 나와 왕비의 그림자가 좁다란 바닥 위에서 뒤섞이며 수선스럽게 일렁거렸다.“그대가-“ 등 뒤에서 왕비가 조용히 물었다. “루카스지?”벽 너머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0830 fanatiq 님의 연성대사는 "내 손에 굳이 피를 묻히긴 싫어." 입니다.얼핏 잠에서 깬 건 아직도 어둠이 가시지 않은 새벽이었다. 망루의 기둥 틈에 둥지를 튼 부엉이가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며 날개를 퍼덕였다. 창을 열어둔 탓인지 피부 위로 내려앉는 공기가 차가웠다. 이불을 턱 끝까지 당기고 따뜻한 품속으로 파고들었다. 그 바람에 깼는지 왕은 내...
0823 fanatiq님의 연성대사는 "아파도 되니깐 더 조여줘요.” 입니다. 나이 든 사냥꾼은 태풍이 오고 있으니 더 머물다 가라했다. 하지만 마음이 급했다. 어머니의 병세는 날로 나빠지고 있었고, 내 가방에 든 약이 시급했다. 나는 그의 만류를 뿌리치고 말에 안장을 얹었다. 숲 속 길로 갈 터이니 비나 바람에 쉬이 휩싸이진 않을 거라고 고집을 부렸다. ...
2014.07.24 / 양예밍 나 학교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가. 불쑥 메이가 말했다. 여느 때와 다르지 않은 아침이었다. 식탁에는 예밍이 아침으로 만든 계란죽이 놓여있었고, 그녀는 의자에 한쪽 다리를 접고 앉아 한 손으로는 휴대폰으로 뉴스를 확인하고 다른 한 손으로는 숟가락을 입에 가져가고 있었다. 둘 다 일찍 일어나는 편이라 첫 수업까지 아직 두 시간 ...
2009.06.05 / 야오티엔 햇살이 좋은 날이었다. 야오티엔은 오래간만에 한가로이 거실의 긴 의자에 드러누워 TV를 봤다. 오래된 서부 영화였다. 딱히 집중할 필요도 없고, 보면서 웃을 일도 없었다. 주인공들은 날이 무딘 칼로 면도한 듯 지저분한 얼굴을 한 채 술집에서 싸우고, 인디언을 죽였다. 이제는 악당과 함께 금을 훔쳐놓고, 축하연이 벌어진 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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