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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년이 난간에 기대 빠른 속도로 흘러가는 한강을 바라보고 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텅 빈 두 눈동자는 생기를 잃어 회색빛을 띠고 있었다. 한참을 고민하는 것 같더니 결심한 듯 다리를 들어 난간을 넘어갔다. 이제는 난간이 뒤에 있고, 한 발자국만 내디디면 떨어진다. 한 몇 분을 그렇게 위태롭게 서 있다가 떨어진다. 소년은 울지 않...
나는 자각몽을 꾼다. 그날도 평소처럼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이미 익숙해져 버린 꿈속에 들어온 나는 꿈속을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갑자기 학교가 보이더니 옷이 잠옷에서 교복으로 바뀌었다. 이런 일은 처음인지라 당황스러웠지만 호기심에 학교로 발걸음을 옮겼다. 교문을 통과하고 운동장 한 가운데서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하던 중 무언가 끌어당...
*납치, 감금, 사망 소재 주의. 요일 미상 또, 가까이 가 유리를 입으로 쫏다. 아아, 항 안에 든 금붕어처럼 갑갑하다. 별도 없다, 물도 없다, 쉬파람 부는 밤. 영택은 정지용의 시를 읊고 있는 교탁 앞 승민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열린 창문을 통해 불어오는 바람에 그의 갈색 머리칼이 조금씩 흩날리고 있었다. 먼 거리였지만 비누 향이 날 것만 같아 영택...
"좋은 아침입니다." "그래, 나는 이제 퇴근한다." 한 손에 커피를 들고, G팀이라 적힌 사무실로 들어온 승민이 짧게 아침 인사를 건네자 대열이 피곤에 잔뜩 쩔은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커피라도 사다 드려요? 아니, 집 가서 바로 잘 거야. 밖에 많이 추워? 아뇨, 평소랑 똑같아요. 집에 가져갈 서류를 챙기는 대열을 빤히 보며 승민은 커피를 홀짝였다. "...
[택승] I Love You Crazy! 부제: 꿈에 그리던 이상형과의 만남의 기록 "야. 소개시켜줄까?" "...뭐를?" "뭐긴 뭐야... 지금 쟤 애인 생긴 얘기 하고 있잖아. 멍때리고 뭐하냐, 배승민." 집중 못 하길래 너도 애인 사귀고 싶나 했지. 너 이상형이 뭐야? 이 형이 다 소개해줄 수 있다. 승민이 술잔을 잡고 멍을 때리다가 자신의 옆구리를 ...
"탕-" 날카롭게 꽂히는 총소리에 승민은 자신의 앞에 선 남자를 바라보았다. 당신은 지금 웃고있는 걸까. 미처 확인하지 못한 그의 표정을 뒤로하고, 난간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져있던 승민의 몸이 바깥으로 기울었다. 우린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가슴에서 흐르는 붉은 선혈을 타고 승민은 아래로, 아래로 추락했다. [팬벨와] 참회 날카로웠던 총소리만큼이나 날카로운...
눈을 뜨면, 익숙한 천장, 아니 침대 프레임이 동현의 시야에 천천히 들어왔다. "……." 알람 소리에 습관적으로 몸을 일으키긴 했지만, 동현은 쉽게 침대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얼마간 시간을 더 허비하고 나서야 겨우 움직였다. 밤새 굳은 근육과 뼈마디를 깨우기 위해 몸을 이리저리 비틀자 똑똑 관절 꺾이는 소리가 났다. 양치와 세수를 마치고도 정신이 바로 돌아오...
* 다소 잔인하거나, 폭력적인 직접적 단어 사용 및 상황이 있습니다. 너를 찾아 2002년 8월 "시발- 조금만 더 늦었어도 너 토꼈다고 욕할 뻔-" "구해왔잖아-" "매번 이렇게 아슬아슬하게 구해올 거야? 우리도 입장이라는 게 있는데-" "시끄러워- 씨발. 나도 존나게 빡셌거든?" 캐리어를 끌고 그 안에 축 늘어진 사람을 수술대 위에 내려놓는 태도에 조심...
이어지는 숙면이 이렇게 반갑지 못할 데가. 푹 자고 일어난 다음 날의 감각은 상쾌하고, 그게 싫지 않지만 요즘은……그냥 또, 푹 잤구나 싶다. 잠을 제대로 못 자는 것도 고통이라는 얘기를 생각하면, 복에 겨운 생각이다. 말짱한 정신과 그렇지 못한 기분을 가지고 세면대 앞에 섰다. 거울 속 얼굴은 자고 일어나서 그런가 조금 붓긴 했다. 흐리멍덩한 얼굴. 백색...
헉! 숨을 크게 들이쉬며 잠에서 깨어났다. 이불을 꽉 잡은 두 손이 애처롭게 떨렸다. 조심스럽게 눈꺼풀을 들어 올려 바라본 천장은 익숙한 것이었다. 멍하게 깜빡여지는 두 눈은 이곳이 현실이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하지만 아직 잠에서 깨지 않은 것만 같은, 꿈과 현실의 경계가 흐릿하게 느껴지는 기분은 몇 번을 겪어도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었다. 이 세상에는 특별...
[택승] 드림스 컴 트루 BGM: Lucy - 개화 “다음 주 금요일까지 꿈에 대해 작문해서 제출하도록.” 멍하니 칠판을 쳐다보던 제 표정이 한순간에 굳어버렸다. 작문해 오라니, 그것도 다짜고짜 다음 주까지? 그런 의문을 가진 건 승민, 본인뿐만이 아니었는지 주변에서 야유가 울려 퍼졌고, 그 야유 속에서 이를 예상했다는 듯 교탁을 문학책으로 내리치며 한숨을...
좋은 것만 남아(팬벨) 언젠가부터 이곳으로 찾아오기 시작한 그의 이름을 나는 모른다. 알려주지도 않았거니와 알고 싶지도 않았다. 어차피 언젠가 떠날 사람이니까. 내가 사는 세상과는 다른 세상의 사람이니까. 우리 마을은 작고 가난한 마을이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신을 믿었다. 우리가 가난하고 능력도 없지만 이렇게 살아 있을 수 있는 것이 다 우리 마을을 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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