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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함께 읽으시면 더욱 좋습니다.> 「공허는 아무것도 없으며, 아무것이나 다 들어갈 수 있다. 그리고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는다. 혹은 무엇이 채워졌는지 알 수 없다. 우주의 공허란 블랙홀이 아닐까 싶다.」 다니엘라는 자신이 적고도 마음에 드는 마지막 문장을 몇 번 읊조리다 창밖으로 시선을 옮겼다. 저 멀리, 이제는 지구가 개미 보다도 작게...
입구부터 갖가지 화분이 놓여진 꽃집은 그 내부도 한 폭의 풍경화처럼 아름다웠다. 천장은 유리로 이루어져 쨍한 햇빛이 그대로 들어오고, 벽 곳곳에는 담쟁이덩굴이 따라오르며 저들끼리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허공에 머무는 냄새조차 흙냄새와 꽃향기로 이루어진 이 곳은 그야말로 도심 속 자연이었다. 들어올 때부터 줄곧 조심스러운 걸음으로 주변을 둘러보던 벨리타는 마...
<음악과 함께 읽으시면 더욱 좋습니다.> 문득 시선을 내리니 내가 지나는 길마다 이미 네 발자국이 찍혀있었다. 나는 나도 모르는 새 네 흔적을 찾게 되었다. 처음엔 눈으로만 쫓던 것이 점점 머리로, 가슴으로, 그리고 이제는 네 존재만으로 너를 찾는 지경에 이르렀다. 사랑은 원래 다 그런 것이라며 어쩌면 진부한 자기합리화를 하였으나 너만큼 나를 빼...
Trigger Warning: 신체 폭력, 언어 폭력(가스라이팅) 친구 사이에 충분히 오갈 수 있는 수위의 장난이었다. 늘 그래왔고, 오늘도 평소와 다름없이 그런 장난을 했을 뿐인데, 이 자식이 갑자기 그만 하라며 고함을 질렀다. 연말 술자리에서 예상치 못한 녀석의 반응에 분위기는 싸해지고 다들 기울이던 술잔을 내려놓았다. 모두의 시선이 집중돼 당황한 내 ...
밤이 괴롭다. 잠들 수 없는 밤이 정말이지 너무 괴롭다. 시간은 제일 느리게 가는데 나 홀로 어둠 속에 두 눈 멀쩡히 뜬 채 끊임없이 증식하는 생각들 사이에서 질식할 것만 같다. 숨이 막힌다. 이럴 때면 쉽게 잠드는 사람이 세상에서 제일 부럽다. 눈 감았다 뜨니 맞이하는 아침을 나는 언제쯤 겪을 수 있을까. 창틈으로 몰래 들어오는 햇살과 언제쯤 인사해보나....
진희는 주한이 비밀스러운 남자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대놓고 거짓말을 하지도 않고 묻는 말에 사실만을 답하지만 그의 눈빛이나 말투는 언제나 의문을 자아냈다. 그러니까 인간의 직감 뭐 그런 걸로 느끼기에 말이다. 그래서 진희는 주한에게 더욱 끌렸다. 진희는 주한같은 사람에게 매력을 느꼈다. 모든 것을 솔직하게 오픈하는 사람 보다는 적당히 신비주의인, 딱 주한...
<음악과 함께 읽으시면 더욱 좋습니다.> 천문학적 관점으로 인간은 우주의 별먼지라고 합니다. 별에서 만들어진 원소들이 인간의 몸 속에서 재활용된다 하여 '스타더스트(star dust)'라고 부릅니다. 그러니까 나는, 인간이 죽으면 별이 된다는 말을 믿어. 땅에 묻히든 불에 타 재가 되든 혹은 시신조차 없이 이름만 죽은 사람이든, 인간은 언젠가 모...
비속어가 상당히 난무하므로 불편하신 분들께서는 읽기를 삼가주세요. 밥을 먹던 녀석이 거칠게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아니 집어 던진 것에 더 가깝겠다. 그 바람에 수저로 국을 뜨던 나까지 어깨를 움찔했다. 적어도 밥상 앞에서는 성질 좀 죽이라고 그렇게 일렀건만 이번엔 또 무슨 전화를 받았기에 금세 미간을 좁히고 저 지경인지, 이젠 식사 때마다 기가 막히게 전화...
중학생 때 나는 수학 시험만 봤다 하면 빵점 혹은 20점 언저리였다. 수학 선생님은 매 수업마다 쪽지 시험을 쳐서 성적이 좋은 학생과 나쁜 학생을 나란히 짝꿍으로 앉혔는데, 내 짝은 반 등수는 물론 전교 등수까지 상위권에 속하는 우등생이었다. 이름이 윤진이었나 은진이었나. 아무튼 그 애는 수업 때마다 집중하기 위해 머리를 묶었다가 수업이 끝나면 다시 풀기를...
비에 젖은 아스팔트 도로 위로 거리의 불빛들이 흐릿하게 반짝인다. 흑백이 된 세상에서 유일한 색을 내는 것은 도심을 비추는 가로등 뿐이었다. 누군가 군데군데 고인 웅덩이도 아랑곳 않은 채 빠른 속도로 내달렸고, 그 뒤를 무장한 경찰 몇몇이 바짝 뒤쫓았다. 맞은편에서 우산을 들고 걷던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일제히 큰 소리를 내며 몸을 피했다. "야, 본...
라디오에서는 불규칙적으로 주파를 찾는 소리만 들린다. 얼마 전까지 군 소식이라도 전하던 채널조차 이제는 잡히지 않는다. 재난이 닥친 후에야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해지는 것이 참 아이러니하다. 알 수 없는 바이러스로 한 순간 동네가, 지역이, 국가가, 그리고 이제는 전세계가 위협 받게 된 지도 아마 일 년째. 돈 있는 자들은 진작 비행기 타고 나라를 ...
봄에 처음 피는 벚꽃이나 가을에 처음 물드는 단풍 따위는 그저 그런 계절이 오는가 보다 싶은데 유독 첫눈은 좀 더 들뜨는 무언가가 있다. 단순히 겨울이 왔구나를 넘어서는 알 수 없는 설렘같은 거 말이다. 첫벚꽃이나 첫단풍이라는 단어는 없는데 '첫눈'은 있는 거 보면 딱 알 수 있잖아. 어릴 때부터 눈을 좋아한 것도 그러한 이유가 컸다. 하얗게 빛나는 눈밭에...
은진은 곧 있을 축제 준비로 여태 학교에 남아 교실을 정리하고 있었다. 하늘이 주황빛으로 막 변하기 시작할 때였다. 은진네 반이 준비한 것은 카페테리아로, 조선시대 한옥을 연상케 하는 사극 분위기로 내부를 꾸며 각종 한과와 전통 차를 판매할 계획이었다. 천장에 주마등 모양의 LED 장식을 매달고 불을 켜니 은은한 조명이 되는 게 제법 그럴싸 했다. 벽에 붙...
사망 소재 나옵니다. 열람 시 주의해주세요. https://youtu.be/J0tZkOuNTlE 예컨대 봄 하면 벚꽃, 여름 하면 바다, 가을 하면 단풍, 겨울 하면 눈이 떠오르는 것처럼, 너를 떠올리자면 불꽃놀이가 생각 난다.말한 적은 없지만, 나는 사실 불꽃놀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아주 어릴 때 바깥에서 들리던 불꽃 터지는 소리가 꼭 폭탄 터지는 소리처...
나는 어른이 아니다. 그렇지만 어른 요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어릴 때부터 요람이 너무 좋았다. 아주 갓난아기일 때의 내가 찍힌 사진을 보면 대부분 요람에 누워있는 모습이었는데, 나는 사진 속 요람이 정말 포근하고 안락해 보였다. 그래서 유치원을 막 들어갈 무렵 요람을 사달라고 떼를 썼다. 요람을 사주지 않으면 유치원에 가지 않겠다는 돼도 않는 협박도 했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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