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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은 모든 상황을 체념하기로 했다. 꿈에 그리던 그림 같은 아파트의 청약이 떨어진 것도, 4주년 기념일에 출장을 가는 바쁜 애인의 스케줄도, 지금 이 순간에도 울리는 애인의 휴대폰까지도. 다 이해할 수 있었다. 딱 한 가지 상황만 빼고. "이게 뭐야?" "너 좋아할 것 같아서. 별로야?" "아니. 딱 내 취향이야. 고마워." 너무 취향이어서 문제였다. 몇...
전원우는 쏟아지는 관심에 상당히 혼란스러웠다. 창원에서 공부도 무난하게, 어쩌다 시작한 운동도 무난하게, 그렇게 정신을 차려보니 서울의 한 명문대 체육학과에 입학해 있었다. 애초에 말 수가 많지 않은 편인데다 낯도 가려서 고작 오리엔테이션 자리인데도 은근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15학번 신입생들 사이에 멍하니 앉아나 있었다. 대강 학과 규칙과 수강신청에 대...
경상남도 어사군 어사읍 환영리는 신방전자, 신방호텔, 신기방기한나라SB랜드 등을 주축으로 하는 신방그룹의 창업주 용길환씨의 고향이다. 그걸 윤정한이 어떻게 아냐고? 윤정한도 딱히 알고 싶지 않았다. 진외증조부의 근면성실함과 통찰력, 결단력, 남다른 배포 따위야 어릴 때부터 온 집안 사람들이 염불처럼 외던 것이긴 했으나 윤정한은 그런 말들을 화장실 물 내리듯...
*미성년자 흡연 묘사가 있습니다. 부적절한 소재 감상에 유의 부탁드립니다. 고등학생 윤정한은 엄친아다. 빡세기로 소문난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전교권 다 씹어먹고, 압도적인 득표수 차로 학생회장까지 꿰찼다. 교내 교외 가릴 것 없이 대회만 나갔다 하면 맡겨둔 것처럼 수상해 선생님들의 신임을 산 데다 생기부는 합격 우수사례 급으로 길고 화려하게 채워졌다....
전원우 나이 십육세. 비범함을 알아본 당시 창원중학교 과학 교사가 전원우를 전국 과학 올림피아드 창원 대표로 내보냈다. 전원우는 올림피아논지 피라미든지 뭔지도 모르고 나가서 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 후로 전원우는 꽤나 탄탄대로의 인생을 걸어왔다. 당연히 영재고에 진학했고 우수한 성적으로 S대 융합공학과에 진학했다. 전원우는 하나에 꽂히면 무작정 파고드는 습...
"선배 빨리 타세요!" 택시라도 잡는 것처럼 도로 끝에 서 있던 정한의 앞으로 익숙한 차 한 대가 멈춰 섰다. 열린 차창 너머로 들리는 재촉하는 소리에 정한이 냉큼 올라탔다. 운전석에선 구시렁 거리는 소리가 이어진다. 선배가 분명 킹마트라고 하셨잖아요 그래서 네비에 킹마트라고 찍었는데 이 동네에 킹마트가 없다는 거예요? 근데 선배는 자꾸 킹마트 앞에서 기다...
Twitch 오후 1:28하니 님이 생방송 중 입니다!장이나 보자여ㅎㅎ 마스크에 가려진 말간 얼굴이 화면을 가득 채웠다. 화면 너머로도 조금 부스스해 보이는 갈색 머리는 새로 염색했는데 어떠냐고 그저께 커뮤니티에 올렸던 깜찍한 셀카 그대로였다. 얼마나 깜찍했냐면 갤러리에 같은 사진만 수 장이 저장되어 있었을 정도다. 아프리카 티비에서 비제이 덕질만 n년 해...
“수고하셨습니다.” 허리를 굽혀 감독과 스텝들에게 인사를 마친 정한이 패딩을 집어 들고 캡모자를 눌러 썼다. 형, 진짜 안 데려다줘도 괜찮아? 내가 지금이라도 회사에 연락해볼까? 자신이 더 급하면서도 승관은 끝까지 뒤를 몇 번이나 돌아보다가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하고는 차를 몰고 먼저 떠났다. 오래된 방송국 별관 스튜디오는 지하철역에서 별로 멀지 않았다. ...
윤정한은 술에 취할 때마다 편의점에서 세 캔에 만 원에 파는 해외 맥주를 딱 이만 원 어치를 사 들고 우리 집 초인종을 눌러댔다. 아니, 그 전에 이미 집 앞에 도착했으면서 문 바로 앞에서 내게 전활 걸어댔다. 평소에도 흥분하면 혀가 꼬이거나 명확지 않은 발음일 때가 종종 있지만, 술이 들어가 더 짧아진 혀로 뱉는 첫 마디는 항상 같았다. "워눙아, 나 심...
전원우의 망한 연애들이 청산되는 순간은 과한 워딩에 비해 대단치 않았고, 오히려 유난히 일상적이었다. 유명한 로맨스 소설처럼 극적이거나 후대로까지 기록될만한 연애를 바란 적은 없지만, 그럼에도 전원우는 제법 꾸준히 사람을 만났다. 약간의 의무감에 짓눌려 있었고 글짓기의 원동력이 되길 은근히 바랐기에 심보 나쁘게 보일 순 있었어도, 그 행위들이 결코 무의미하...
끝났다. 뭐가? 윤정한의 1년짜리 연애와 3학년 2학기가. 이게 같이 끝날 수 있는 거였나? 이렇게 한 날 한 시에? 정한은 어이가 없었다. 항상 사람들 속에 있는 정한은 이번 학기도 마찬가지로 바쁘게 무리와 무리를 오갔다. 학생회부터 동아리, 교외 대외활동까지 혼자 있을 틈 없이 학기를 보냈다. 그러면서 연애도 했다. 재작년에 복학하고 새로 들어간 동아리...
# 14:00 전원우는 매일 두 시에 온다. 마스크 위 구식 동그라미 안경에 뽀얀 먼지를 얹고 느리게 걷는다. 아무리 봐도 남색 교복에 저 연두색 마스크는 미감이 꽝인데. 진작 연보라색으로 갈아타 주면 안 됐니? 굳이 꾹꾹 눌러 말해봤자 눈앞의 색이 바뀔 가능성은 제로다. “원우야, 오늘 미세먼지 수치 좋대.” “......” “우리 마스크 벗고 오랜만에 ...
죽은 이를 생각하며 살아가는 산 사람이 있긴 할까. 있다면, 내 생각 좀 해주지. 귀신은 자기 부르는 소리엔 득달같이 달려가는데. 정한의 일상은 재미없다 못해 지루했다. 매일 같은 풍경, 같은 사람들, 떠돌아다니는 것도 지쳤다. 정한의 성격상 자연을 벗 삼아 산이요, 물이요 하는 것도 영 맞지 않았다. 그래, 정한은 사람의 온기가 필요했다. 저기요~ 나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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