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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은 데보라를 향해 한 발짝, 두 발짝, 걸음을 떼었다. 느리고 휘청대는 걸음이 저를 향하는 것을 본 「묘지기」의 표정이 더할 수 없을 정도로 구겨졌지만, 유원은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한 발짝을 남기고, 유원은— 녹청색의 테슬이 흔들거렸다. 그 속에서 빛을 밝히다가 다시 사그러들길 반복하며, 주인의 고뇌를 대신하던 마력은 이내 색을 잃었다. 무릎을 꿇은...
유원은 눈을 감았다. 스스로의 꼴이 우스워 헛웃음이 났지만 그조차도 곧 스러질 무언가였다. 두려움으로 거칠거칠하게 마른 입 안을 느끼면서, 다가올 죽음을 기다렸다. 아니,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 양 손이 마력으로 묶이고, 목을 향해 질러오는 마력을 느끼면서. 곧 모든 게 끝이라고 멋대로 생각했다. 그러나. 차가운 사슬의 감촉이 제 목을 감았을 때 유원은 ...
“하지만 원한다면 죽여줄게. 기아스를 풀어. 사고였던 것으로 좋을 거야.” 유원의 숨이 일순 멎었다. 악마의 속삭임이다. 하잘것없는 조롱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끔찍한 것은, 그것이 조롱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제안에 유혹을 느끼는 유원 그 자신이었다. 손에 쥐어진 단장을 꾹 누르고, 그를 풀어서는 안 되는 이유를 수없이 떠올리면서도, 유원의 손은 로노웨의 목...
천천히 떼어내지는 손가락마다, 내뱉어지는 말마다 심장이 철렁이며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자신의 감정, 생각, 마음조차 산산조각나 부서지는 것. 힘없이 밀려난 것은 분명 그 탓이었을 테다. 알고 있었다. 부서진 몸뚱아리도, 패배한 채 살아돌아왔다는 비참함도, 박살난 서경의 긍지 따위도… 다시는 돌아올 수 없으리라는 걸. 욱. 헛구역질이 올라와 유원은 고개를 숙...
단장의 마력이 로노웨의 목을 졸랐다. 어떤 표정일지 유원은 볼 수 없었지만, 기아스의 고통에도 태연하던 이에게서 가쁜 숨이, 고통스러워하는 신음이, 악을 쓰며 발버둥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는 것 정도는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었다. “아…… 윽! 헉, 허억…….” ……그걸 가지고 꼴 좋다고 느껴야 했을까? 유원은 아직도 그 목소리에 대한 적당한 반응을 알아내지...
“「검은 양」에게 내려온 임무가 있어, 데리러 왔습니다.” 구금실을 담당하던 엽귀에게 요청한 지 얼마나 지났을까. 십 분? 이십 분? 그 동안, 어쩔 줄 모르고 주변을 방황하던 것이 다른 이들의 눈에 띄었을 것은 분명했다. 다만 멈출 수 없을 뿐이지. 결국 자리에 앉아 긴장한 마음을 억지로 가라앉히며 숨을 뱉고 있자니, 제발 빨리 들렸으면 했으면서도 들리지...
바닥에 푹 쓰러진 채 정신을 잃은 몸뚱아리를 손끝으로 겨우 건드렸다. 완전히 기절했구나. 당분간 정신 들 일은 없겠지. 유원은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철창에 기대 주저앉은 몸을 추슬렀다. 대체 나보고 어떻게 하라는 거야. 이렇게, 꼴사납게 겁먹어버리고 마는데…. 임무를 내려 준 누군지 모를 이를 원망하면서, 트인 숨을 몰아쉬다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도망치듯...
"아니지. 안 했다는 건 자신의 의지니까." "아무것도 못 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지만." 로노웨의 말투는, 목소리는 이 상황이 되어서도 그 때와 같았다. 기어스가 걸려 있는 데다 제 능력의 반조차도 발휘하기 힘들어하는 존재인데도, 새겨진 공포는 어떻게 할 수 없었다. 그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온 몸이 뻣뻣하게 굳어 멈추어 버리기를 몇 번. 겨우 입을 떼고...
뺨을 맞고서도 태연해 보이는 인상의 —... 아니, 지금의 이름으로는 「검은 양」을, 유원은 어둠 속에 몸을 숨긴 채 묵묵히 내려다보았다. 제 후배이자 상관인 묘지기의 무자비한 행사에 불편해 했던 적도 많았지만, 지금 당장은 그 행동에 속이 시원해졌던가. 아니면 오히려, 제게 그리도 잔인하게 굴었던 서적경의 비참한 모습에 풀 길 없는 분노가 더해졌던가. 유...
현유원. 다른 이름으로 부르자면, ‘선하지 못한 것들의 증명’. 엽귀의 오래 된 서경 중 하나는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제게 내려진 임무를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전향한 서적경과 함께 임무를 수행하라는 말씀이십니까?” “관리와 감시도 겸하고 말이지.” “그리고 그 서적경은 제 눈을 빼앗았던 놈이고요.” “그러니까 더 철저히 감시할 수 있지 않겠나?” 몇 번의...
시이하 렌지, 시이하 가의 청일점이자 당당한 첫째-그와 매번 누가 첫째니 다투는 쌍둥이가 있다는 사실은 잠시 뒤로 하자-는 얼마 전 중고로 구매한 낡은 은색 승용차에 기대서 핸드폰을 들여다보았다. “시간이 된 거 같은데… 으음.” “거, 차 오래 대 놓으면 안됩… 어라, 시이하 군 아닌가?” 시노노메 고등학교 앞 도로. 갓길에 차를 대어 놓고, 그 앞에 서...
늑대가 제 거대한 몸을 떨었다. 윤기 있는 은백색의 털 위로 달빛이 찬탄하듯이 흘렀다. 걸리는 게 있는 듯, 그르렁거린 늑대가 서늘한 기운을 제 땅 곳곳으로 쏘아보냈다. 소름끼치도록 섬찟한 감촉이 나무 틈새를 메운다. 의지를 담은 무형의 파도가 넘실거리며 침입자를 읽어들인다. 이질적인 기운에 눈을 가늘게 뜨고, 묵직한 발짝마다 걸음을 뗀다. 달빛에 빛나는 ...
이에 징역 5년을 선고한다. 끝났구나. 그 한마디만이 머릿속에 둥둥 떠다녔다. 법봉이 탕탕 소리를 내며 끝을 알리는 순간에 다른 생각들은 모두 무의식 저편으로 흩어져버렸다. 잠시후에 그 생각들은 낚싯줄에 걸린 물고기마냥 펄떡대며 끌어올려졌다. 징역? 징역이라니. 집행유예도 아니고. 그것도 5년? 누가봐도 정당방위잖아. 살인미수라니. 억울하다고 소리치려다 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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