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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전부터 이상한 일들이 생기곤 했다. 침실에서 나오려 문고리를 잡아도 돌아가지 않는 것이었다. 주찬양은 잠결에 손힘이 빠진 거라고 생각했다. 최종수는 눈을 잘 못 뜨는 편이었고 아침 일찍 깨우고 나면 잠에서 깨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렇기에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아침이라 손에 힘이 잘 안 들어간 것뿐이리라. 그러니 두 남자는 어디선가...
그가 없는 졸업식을 시작했다. 여전히 떠들고 있는 교장의 지루한 훈화를 무시하며 학교의 풍경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직 날이 풀리지 않아서 앙상하게 변한 나무와 바닥에는 틈틈이 얼음이 내 마음과 닮아 보였다. 입학식 때만 해도 옆에 서 있었던 그가 졸업하는 지금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다시금 생각해봐도 말이 안 되는 이야기였다. 나는 고개를 조금 더 돌려...
여느 아침과 다를 거 없이 흘러가는 시간이었다. 상호는 아직도 잠에 빠져서 몸에 이불을 말고 있었다. 나는 잠이 덜 깬 채로 이불을 잡아당겼고 상호는 이불과 함께 힘없이 끌려왔다. 내 가슴에 안착하듯 안긴 상호가 입술을 우물거렸다. “해앰…… 일어나여…….” 자신도 잠에 빠져있으면서 그는 당당하게 나의 볼을 눌러왔다. 햄, 일어나요. 따끈따끈한 그의 손이 ...
아이들의 웃음소리라거나 출근하는 차들의 소음이라거나. 귓가를 시끄럽게 만드는 것들로 가득한 곳에서 그는 나의 희망이었다. 가을의 낙엽도 보이고 곧 겨울이 다가올 것처럼 바람이 부는 것도 보였는데 농구 림이 보이지 않았던 그 시절에도 마찬가지였다. 그가 뻗은 손이 곧 내 길이 되었다. 그는 우성 알파였다. 그런데도 내게 각인하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찾아오는 중이었다. 나는 여태 더위를 타고 있었지만 그가 추위를 타는 바람에 선풍기 같은 건 집어넣은 지 오래였다. 내가 그를 조금 더 사랑하니까. 결국 양보하는 게 우리의 법칙이었다. 그리고 가을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나는 집에서 텔레비전이나 보는 동안 그는 프로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었다. 날씨가 순서를 밟아가듯 우리도 다가올 세월에...
그냥 보통의 집, 그냥 보통의 사람, 그냥 보통의 연애. 남들과 별로 다르지 않은 삶을 살면서 그저 사랑하게 된 우리. 눈만 마주쳐도 웃음이 나오고 간질거리는 감정을 마음껏 즐기고 내가 부르면 네가 대답하는 지금. 나는 그 모든 게 조금 겁이 났다. “현성아.” 이불을 끌어당겨 함께 덮었다. 옷이라고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침대에 함께 누워있었으니 누군가는...
이름 : 양 사우 나이 : 18세 생일 : 6월 2일 키 : 183cm 몸무게 : 70kg 혈액형 : AB MBTI : ISTJ 성격 키워드 : 꽤 다정함, 요한이 한정 싸가지, 욕심 없음, 즉흥적임, 요한이 한정 잘 토라짐. 장점 : 태권도, 술 담배 안 함, 단점 : 옷 못 입음, 악필, 추위 탐, 습관 : 손 끝 물어뜯기 좋아하는 음식 : 라떼, 과일...
나는 길을 잃어버렸다. 길이 다른 사람의 손을 놓지 못해서 평생을 함께할 줄 알았던 사람을 잃었다. 고작 우정일 뿐이라고 믿었던 것이 사랑이었기 때문이었다. 시X, 말도 안 돼. 머리카락이 식은땀에 젖었다. 나는 연필을 부서지도록 쥐었다. 내가 사랑 따위를 믿을 리 없었다. 그러니 나에게 후회는 없어야 했고 미련 같은 것도 있을 리 없었다. 그를 좋아한다고...
우리는 처음부터 함께였다. 고작 세월을 가지고 떨어뜨려 놓을 수 있는 관계가 아니었다. 적어도 나는 우리의 관계가 그렇지 않을 거라고 굳게 믿었다. 내가 우성 알파로 발현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막 초등학교에 들어갔을 무렵이었다. 우리는 또 같은 곳으로 걷게 되었다. 벚꽃이 피면 같이 구경하고 눈이 올 때면 같이 눈사람을 만들었다. 다시 생각해도 그때의 네 ...
고개를 들자 새까만 하늘이 보였다. 평소라면 쳐다보지 않았을 별도 눈에 띄었다. 백색소음이 귓가를 가득 채울 때쯤이었다. 그가 신발을 끌며 나의 앞에 섰다. “종수, 늦어서 미안.” 씻자마자 급하게 나온 건지 물기에 젖어 축 가라앉은 머리카락이 반짝거렸다. 처음 보는 모습에 잠시 정신을 놓고 있다가 나는 손을 내밀었고 그는 그 손을 잡았다. 언제나처럼 저녁...
그는 짜증스럽게 몸을 뒤척였다. 잠들기 전만 해도 37도에 머물렀던 체온이 잠에서 깨어나니 한여름 아스팔트에 뛰어든 것처럼 끓고 있었다. 덕분에 그는 한 시간을 채 못 채우고 계속 잠에서 깼다. 잠결에 짜증이 솟구치면 덮은 이불을 대차게 걷어찼다. 당연히 웃옷도 벗어 던진 지 오래였다. 그런데도 그는 일어날 때마다 이불을 덮고 있었다. 잠결에 얼굴은 보지 ...
나는 운동복도 갈아입지 않고 땀에 전 옷 그대로 침대에 누웠다. 내 곁에는 온기가 없고 우리가 좋아하던 매미 소리도 사라졌다. 어느새 여름이 다 지나고 날이 추워지고 있었다. 나는 두통에도 약을 먹지 않았다. 잔소리해 줄 그가 없었으니까. 그래서 머리카락을 거칠게 헤집었다. 요즘 따라 허구한 날 머리가 아팠다. 아마 터무니없는 상상 때문일 것이다. 너는 나...
나는 그와 동거하고 있었다. 잠귀가 밝았던 나는 숙소를 쓰는 것보다 방을 알아보는 게 나을 것 같았고 혼자 사는 것보다 둘이 좋을 것 같았다. 그 틀에 딱 맞는 상대가 바로 조재석이었다. “형, 저 초코우유 사다주세요.” 그가 내 귀에 속삭였다. 나는 그를 살짝 떨어뜨려 놓고 지갑을 챙겼다. 조재석, 나와. 그를 두고 먼저 체육관에서 나왔다. 나는 체육관 ...
한참을 가만히 서 있기만 했다. 해가 지고 모든 가로등이 켜졌지만 이곳은 아무도 지나다니지 않았다. 헛된 빛이 애꿎은 곳을 비췄다. 그리고 우리는 빛이 죽은 구석에 서 있었다. 네가 친구로 남자고 했잖아. 눈앞이 흐려졌다. 나는 그가 보이지 않을 만큼 억울했고 차라리 완전히 보이지 않았으면 했다. 지금의 나는 말을 내뱉지 못했다. 이 거짓을 오롯이 받아들이...
안개가 낀 것처럼 마음이 먹먹했다. 미안해 잃어버렸어. 속상해하는 그의 얼굴이 아직도 아른거렸다. 나는 왼손을 허공에 펼치고 약지에 끼워둔 얇은 반지를 바라봤다. 내가 온전히 맞춰주는 건 싫다며 그는 가장 흔하고 저렴한 반지를 원했다. 그리고 너는 그 반지 하나에도 기뻐하는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또 잃어버렸을 때의 그 얼굴도 너는 전혀 숨기지 못했다.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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