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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진숙은 가끔 바다를 바라볼 때, 꼭 사라질 것 같은 사람의 얼굴을 했다. 조춘자는 그게 싫었다. 이방인으로 시작한 건 저인데, 터줏대감인 엄진숙이 그런 얼굴을 하는 게 심술이 났다. 동화 속 멍청히 거품을 택한 계집애처럼. 엄진숙이 훌쩍 때가 됐다며 가버릴 거 같았다. 그 날은 일을 마치고 부둣가에 나란히 앉아 주황색으로 촉촉이 내려앉는 하늘과 그를 비...
그 삶은 내 첫 사람으로의 생애였다. 그는 내 처음으로의 사랑이었다. 그리고 죽음이 있었고, 또 삶이 있었다. 그리고 그 사람은 내 마지막으로의 사랑이었다. 굳이 다른 사랑 찾지도 받지도 않고 흑백 세상 속에서 걸으면 걸어지는 대로, 지치면 지치는 대로 누워 멋없게 살았다. 나는 몇 번을 태어나도 똑같이 당신에게 보여주었던 동그란 미소의 여인. 당신도 부끄...
소녀의 일상은 특별할 것이 없었다. 그리고 특별하지 않게 인생의 이벤트라는 고등학교 3학년이 되었다. 특별할 것 없는 인생. 역시나 특별할 것 없는 고삼. 아이들의 떨림과 어수선함이 조금 가라앉는 4월로 접어들 쯤에 조금의 특별함이 찾아왔다. 멀겋고 마른, 꼭 갑자기 어디서 뚝 떨어진 것 같은 소년. 별난 분위기에 잠시 눈길을 주었지만 소녀는 곧 관심을 거...
나는 내가 아가미를 달고 태어난 물고기인줄로만 알고 살았다. 아니라하기엔 바다가 나에게 이렇게 잘 맞을 수가 없었다. 아주 행복, 까지는 뭔지 몰랐지만 행복이 뭔지는 알고 사는 삶이었다 생각해왔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한으로 늘 최선을 다했고 내가 내 헤엄길을 개척했다.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6년전의 나에게 저주를 보낸다. 시작이 없었으면 끝내야 할 것도 없었을 것 아니냐 망할 놈. 중간에 몇 번정도 끊은 적은 있었다. 놀랍게도 딱히 강한 의지 없이. 그냥 자연스럽게 몇개월씩 끊은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근데 금연의 문제는 갑자기 어? 이다. 무의식이 발을 편의점으로 이끌고 카운터에서 늘 피던 담배 이름을 대고 내가 ...
안녕하세요, 플로렌스. 스팁이에요. 저는 거기까지 쓰고 손을 멈춘 스티비는 입술을 꾹 누르고는 새 종이를 꺼낸다. 바보같이. 어차피 그녀가 궁금할 이야기가 아닌데. 두명의 심장을 움켜쥔 여인이 궁금할 이야기는 그녀의 심장을 쥔 남자의 이야기인데 말이다. 드르륵. 톡. 톡. 톡. 박히는 글씨. 안녕하세요. 플로렌스. 써니보이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아프지도 ...
- 신문 사시겠어요? 구부정하게 서 구두 끝을 바라보며 담배를 만지작 거리던 남자가 고개를 들었다. 뒤의 아폴로니아에서는 영원히 끝나지 않을 듯한 음악이 계속 타오르고 있었다. 소년은 생각했다. 돈도 많아 보이고 멋있는 아저씨가 왜 들어가서 보지 않고 여기서 이러고 있지? - ... 무슨 내용인데? - 그게... 글씨를 모르는 소년의 손이 땀으로 젖어갔다....
나에게는 작은 세계가 있었다. 터질 듯한 청춘의 푸르른 정글 속에 가장 고운 나무를 베어 울타리를 만들고 정성스레 조각한 문을 단 정원. 그 비밀정원의 이름이 너였다.
A는 헛소리를 많이 했다. "할까 말까 고민하는 사람이 이해가 안 가. 하면, 하는 사람이라도 되는 거잖아." 같은 것들. 썩 유쾌한 이야기를 뱉는 아이는 아니었다는 이야기이다. B는 바보였다. 그런 A의 이야기에 손뼉 치고 환호하는, 하나뿐인 A의 관중이었다. 처음엔 B가 착한 아이라 생각했다. 까끌하고 텁텁한 A의 말에 망가지는 분위기, 그로 인해 A가...
- 안녕. 꿈인가. 황시목은 눈을 끔뻑인다. - 좀 놀라는 게 재밌을 텐데요. 여전하시네요. 그래, 난 여전히 여전하지. 그리고 너는. - 꿈 아니니까 일어나봐요. 제 침대에 걸터앉은 인영에게 손을 뻗던 황시목은 직전에 손을 멈춘다. 잡지 못 하는 순간 이건 다 꿈이라고 비웃음이 쏟아질까 그런 두려움이 그를 멈추게 한다. 허공에서 멍하니 떠 있는 그의 손을...
사람은 꿈을 꾼다. 황시목도 아는 이야기다. 꿈이란 것은 그와 아주 먼 세계의 이야기지만, 황시목은 단 한 번 꿈을 꾼 적이 있다. 아주 달콤했으며 따갑고 흐린 꿈이었다. 입도 떼어보지 못한 그 환상은 잔인하도록 짧았고 미세하게 그의 눈을 젖게 했다. 그 자신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미세한 물기였지만, 그가 기약 없는 그리움을 품게 하는 데에는 충분했다. ...
그 애는 늘 눈을 꾹. 맞추곤 했다. 나에겐 과분하다 느낄 만큼 따뜻한 그 눈빛이 가끔은 부담이 되어 왜냐고 물으면 날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바보 같은 답이라고 생각했다. 이해가 되지가 않았다. 너도, 나도 여기에 있는데 잃어버릴 일이 무에 있는지 도저히 이해 가지 않았다. - 사실 나는 애써 외면했던 거다. 폐허 속에 널 기다리며 생각한다....
나는 사랑 이야기를 좋아한다. 사랑은 사람이 이길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누군가 사랑을 화학적 작용에 의한 것에 불과하다고 폄하하더라도 나는 사랑을 사랑한다. 사랑은 인간이 설명할 수 없는 가장 거대한 존재니까. 그래서 나는 어린 시절부터 로미오와 줄리엣을 좋아했다. 사랑을 주체할 수 없어 결국 스스로를 죽음까지 넣은 젊은 이들의 사랑 이야기는 얼마나...
나는 늘 내가 궁금했다. 나에 대해 정리하고, 고민하고 분석까지 했다. 열아홉, 입시 지옥 속에서 머리를 싸매던 나는 엄마에게 물은 적이 있다. 엄마, 나는 날 잘 모르겠어. 엄마는 호탕하게 웃으며 답했다. 오십 먹은 나도 날 잘 모른다. 그건 아주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그런 일이라고. 언젠간 널 알게 될 거라고. 스무 살 후반에 들어선 나는 내 자신에게...
황시목은 늘 바랐다. 영은수가 세상을 용서했기를. 그래서 다시 세상에 태어날 기회를 잡는 길로 가기를, 그래서 다시 나를 만나기를. 그리고 사진으로만 아는 그 미소를 기억하려 닳도록 또 보고 봤더란다. 잊으면 안되니까. 절대, 절대로. 꼭 알아봐야하니까. 현실에서도 바라는 게 없는 그임에도 불구하고 어설프게 손을 모으고 어디에 닿을지 모르는 기도를 하곤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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