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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층고에서 쏟아지는 은은한 조명, 다크우드톤의 고풍스럽고 안락한 가구에서 퍼져나오는 묵직한 향, 잔잔히 흐르는 클래식 선율. 회원제로 운영되는 클럽라운지는 VIP들의 조용한 휴식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모든 것이 최소한의 소음으로 설계되었다.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안쪽으로 들어가는 중에 바닥에 깔린 카펫을 밟는 발소리조차 조심스러웠다. 가운 차림의 남의원...
조퇴한 다음날까지 야무지게 쉬고 나서-정확히는 구사장이 멋대로 신청하지도 않은 연차를 승인해버려서-말끔하게 회복했고, 출근 후에는 평소처럼 일에 파묻혀 꾸역꾸역 하루씩 살아냈더니 시간이 아주 잘 흘러갔다. 원래 직장인의 하루는 겁나 느려도 일주일, 한 달 쌓이면 순식간에 후루룩 흘러가니까. “이번 컴플라이언스 진단에서 얻은 결과를 토대로-” “......”...
[팔 좀 괜찮아?] [미안] [어디야] “......” 톡, 톡, 책상을 두드리며 작은 휴대폰 화면만 뚫어져라 쳐다봐도 어제부터 좀 전까지 약 20시간 동안 재원의 답장은 없다. 하.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 테고. 읽었으면 욕이라도 답장을 하던가. 가벼운 한숨을 뱉으며 일어나 습관처럼 창가로 가서 바깥 풍경에 시선을 둔다.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병원 로비는...
화정그룹 사장단 회의. 실장 승진 후 두 번째 참석인데도 온 몸에 바짝 긴장이 들어찬다. 이번에는 메인 주제로 상국대 병원 현황 보고가 포함되어 있어서 더욱 그럴지도. 비서의 입장에서 그저 관망할 때와 전혀 다른 공기는 여전히 적응이 안 된다. 저렇게 품위 있는 척 차려입고 모여앉은 명색이 사장인 작자들이 점잖은 얼굴로 은근히 서로를 견제하고 깎아내리면, ...
“우리, 우리집에, 왜? 응? 뭐야 이거?!” “뭐긴. ...씨리얼 이거 말고 다른 건 없냐.” 와. 어떡해. 어떡하지. 망했다. 어젯밤 마지막으로 봤을 때와 같은 정장 차림의 구승효가 우리집 주방을 왔다 갔다 하는데, 근데 나는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건지 기억이 하나도 안 난단 말이다! “다른 거 있네. 이거 먹어도 되지?” “어, 아… 네…” 여전히 상황...
"실장님. 벨트요." "아, 네." 조수석에 앉은 내 쪽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몸을 기울여 오던 예진우가 순간 멈칫하다 내 왼쪽 어깨를 톡톡 쳤다. 어우, 그거 쪼끔 마셨다고 취했나. 안전벨트를 까먹었네. 찰칵 소리가 날 때 까지 내 쪽을 주시하던 예진우는 그제서야 시동을 걸고 부드럽게 핸들을 꺾어 병원을 향해 출발한다. 봉사활동 뒤풀이로 소고기 잔뜩 구워 ...
웬만한 서울의 스카이라인 대부분이 아찔하게 발아래에 보이는 초고층 빌딩의 펜트하우스. 화정그룹 회장실은 세상만사 무엇이든 일단 제 밑에 깔아 두는걸 즐기는 오너 일가들의 대대손손 한결같은 취향을 말해준다. 승효는 회장실 문 앞에 서서 통유리에 비치는 제 모습을 다시 한번 점검했다. 타이와 베스트, 수트를 빠르게 훑어 내리면서 멀리 비치는 한강의 여유로운 오...
*비숲 2차 합작 참여작 입니다. https://posty.pe/706us8 01. “그래도 너네 커플은 같은 일을 하니까 좀 더 잘 통하겠다?” 연수원 동기의 물음에 은수는 그저 와인잔을 들어 입이나 축이며 답을 피했다. 꼭 그렇지만은 않던데. 침묵에도 아랑곳없이 동기들의 화젯거리는 은수에게로 옮아와 꽂혀들었다. “그 황시목 검사라니.” “검찰 역사에 한...
상국대 병원으로 출근한 지 2주 정도 되어보니, 다른 건 모르겠고 사람들이-정확히는 화정 본사 인원을 제외한 모두가-날 오지게 싫어한다는 건 잘 알겠다. 로비에서, 복도에서 날 뚫어져라 쳐다보며 끼리끼리 뒤에서 수군거리는 그 묘한 분위기. 자기네 조직 썰러 온 사람이라는 이유로 한 마디 말도 안 섞어본 사람들이 날 씹고 물고 뜯으며 평가한다. 따져보면 지들...
꽤 유복하고 화목한 집안이었다. IMF 경제위기가 오기 전까지는. 사업하시는 아버지, 가족들 챙기고 아늑한 집안을 잘 가꿔주시는 어머니, 특별히 모나지도 엇나가지도 않은 똑똑한 외동아들 구승효. 그렇게 무난하게 성인이 되고 대학, 졸업, 취직, 결혼까지 남들 다 가는 길을 밟을 줄 알았는데. 아버지 사업이 내리막길에 접어들다 결국 승효가 고3에 접어들면서부...
대문을 나서자마자 한숨 한 번 돌리고 주변을 둘러보던 의원이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한석대군을 발견하고 다시 재빨리 허리를 굽힌다. “대군마마.” 초면인데, 그저 제 사가에 업무로 드나드는 이 중 하나겠거니 했다. 음. 눈인사나 까딱 하고 대문 안으로 들어서려는데 이 자가 구태여 말을 덧붙인다. “지시하신 대로 아씨의 시료는 잘 끝냈습니다. 출혈을 멎는 약재를...
병원은 돈이 된다. 진료과목 34개, 2,000병상 규모의 하루 8,000명이 오가는 상국대 병원. 의료산업은 얼마 남지 않은 미래 먹거리이자 블루오션이지. 제 아무리 날고 기는 대기업이라도, 감히 뛰어들고 싶어도 의료업계 집단의 폐쇄성과 특수성 때문에 함부로 손댈 수 있는 게 아니다. 그걸 화정그룹이 해냈다. 대학 재단 인수를 통해서 한 번 우회를 했지만...
모든 문제의 시작은 출근길 엘리베이터. 하필 그 날 그때 만난 게 양석형 이었다. “하이 석형.” “어어. 정원이 이제 출근하냐.” “커피 마셨어?” “네가 쏴라.” 으유, 새끼. 알았어. 출근길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석형과 카페로 가서 커피 한 잔씩 붙잡고 자리에 잠깐 앉았다. 컵에 빨대까지 꽂아 눈 밑까지 들이미니 그제야 야무지게 휴대폰 가로로 붙잡고 킥...
광에 갇혀 나흘 내리 굶던 때가 더 나았으려나. 그냥 그때 뒈질걸 그랬다. 몸은 편한데 마음은 불구덩이 한가운데 마냥 울컥울컥 뜨거운 게 치솟는다. 태사가 준 곱디고운 비단옷은 몸을 틀어 움직일 때마다 옷감끼리 부닥치며 바스락 듣기 좋은 소리를 내는데, 어찌하여 이리도 목이며 가슴이며 조아들기만 하는지. 또 다른 족쇄를 온 몸에 두르고 선 기분에 차영은 다...
국경의 밤은 조선땅 그 어디보다 깊고, 시리고, 짙고, 길고, 추웠다. 혹독하고 차가운 그 땅은 24절기의 절반이 생生이 멸滅하는 겨울. 칼바람에 제 몸 하나 가릴 것 없는 황무지. 척박한 바위 투성이 땅을 가로질러 생을 베어내는 듯 날카로운 물의 강을 건너면 청나라가 부리는 야만족들이 버티고 있었다. 강이 얼어붙는 날에는 그들이 조선으로 넘어와 잔악무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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