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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는, 모든 이를 공평하게 사랑해야 해. 어느 한 사람에게만 빠져 편애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선생님의 말이 귀에 맴돌았다. 왜, 그때, 빠지고 말았을 때 어떻게 빠져나와야 하는지에 대해선, 아무 말이 없었는지. 원망이 머릿속을 헤집는다. 어쩌면, 선생님도 몰랐던 거일 수 있다. 모든 천사들은 그 규칙을 지켰으니까. 내가, 나만이, 규칙을 어겼으...
똑똑, 문 두드리는 소리. 내 신경을 건드리는, 반복. 눈을 뜬다. 어둠 속이다. 한 치 앞도, 눈을 뜬 게 실감도 안 나는, 칠흑. 보이지 않는 문을 두드리는 소리만이 공간을 가득 채운다. 눈을 끔벅인다, 끔벅이는 감각은 있는데, 진짜로 눈을 깜박인 지는 모른다. 남자의, 아니 누구의 기척도 느껴지지 않는다. 잠에 들기 전의 반가움이 거짓말 같다. 고개를...
반쯤은 장난이었다. 마요이는 타츠미의 입에서 사랑스럽다는 말이 나올 때마다 격한 반응을 보였다. 그 반응을 보는 게 재밌었고, 귀여웠다. 물론 진심도 있었다. 타츠미가 보기에, 마요이는 그대로도 정말 사랑스러운 존재이고, 완벽한 존재였다. 많은 이들이 그 말에 동의할 거라고, 타츠미는 생각했다. 그래서 더욱 많이 얘기해 주었다. 마요이가 정화될 것 같다며 ...
비상이다, 라고 누군가가 속삭였다. 그와 동시에 다른 누군가가 높이 날아올랐다. 또 다른 누군가도, 내 옆의 이도 모두 높이 날아올랐다. 다급한 움직임이었다. 상황이 그러하니 어쩔 수 없다, 고 언젠가 들었던 말이 떠올랐다. 나는 끈질기게 때를 기다렸다. 아슬할 때까지 불안정한 땅에 발을 붙이고 서서, 먼저 비상한 이들을 올려다 보았다. 몇 몇 사람들이 서...
죽음 없이 삶이 끝나는 방법이 있을까.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본 문장에, 카를로타는 당연하지, 하고 중얼거렸다.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건 7학년 때의 그 일. 의식적으로 뇌의 저 편에, 가능한 깊숙이 밀어넣고 있는 그때의 기억. 다급히 창을 껐다. 아무에게나 전화를 걸어 떠들기 시작했다. 머리를 거치지 않고 쉴 새 없이 내뱉어지는 말은, 스믈스믈 기어나오는 검...
우주가 뒤섞이는 꿈을 꿨다. 마치 누군가가 우주가 든 상자를 떨어뜨린 것처럼, 모든 행성과 항성들이 요동치더니, 여기저기 튕겨나갔다.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 은하만 뒤섞였다. 태양이 명왕성이 있던 자리로 가면서 그 사이에 있던 행성들이 불타올랐다. 명왕성은 처음으로 구석에서 벗어나 우리 은하 가운데에 자리를 잡았다. 불타오른 행성들 중에는 지구도 있었다. ...
서함의 말이 끝나자마자, 이번엔 재찬이 테이블 위로 무너졌다. 티는 안 났지만 긴장하고 있던 건지 숨을 길게 내쉬면서 서함의 손을 더욱 꼭 잡았다. "다행이다... 서함 씨가 거절하면 어쩌지, 하면서 긴장했었는데..." 갈색 머리카락이 서함의 손을 간질였다. 서함의 손가락이 머리카락을 건들인다. 사락사락 스치는 손길을 가만히 받던 재찬의 눈이 떠진다. 동시...
그날 밤 말인데, 사실은, 나 전혀 기억이 없어.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그치, 나도 신기해. 술도 안 마셨고, 너무나도 또렷한 정신이었는데, 그날 일, 다 기억나는데, 그 밤에, 너와 있었던 일만 기억이 안 나. 그런 눈으로 보지 마. 회피하는 거 아니야. 그러니까, 네가 말해줘. 그 밤에, 너와 나한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날 밤 말인데, 사실은, ...
"달은 치즈로 만들어졌어. 근데 사람은 못 먹는 치즈야. 달의 중력은 지구의 6분의 1이잖아? 그래서 달 치즈를 지구에 가져오면 중력에 의해 납작해지고 딱딱해져. 사람은 달에선 숨을 못 쉬니까, 그 자리에서 먹으려 하면 숨을 못 쉬어서 죽고. 그렇기에 더 가치가 있는 거야." 내 친구는 현실과 비현실을 교묘하게 섞어 이상한 이야기를 하는 재주가 있었다. "...
w. 버섯마녀 정적[靜寂] 고요하여 괴괴함 소란[騷亂] 시끄럽고 어수선함 밤, 정적, 소란스런 고요와 거치적거리는 괴괴怪怪함이 귀에 가득 차 아파온다. 아무리 귀를 후벼파도 이 추상적인 감각들은 손에 닿지 않아 소용이 없다. 나는 아예 귀를 막아버렸다. 이어폰을 귀가 아프도록 쑤셔 넣고, 소란은 소란으로 해치워야 한다고, 헤비메탈을 튼다. 신경질적인, 나만...
제 포타를 구독해주시는 천사 여러분 지나가다 이 글을 보신 분들 모두 행복하고 좋은 일만 가득한 23년 되시길 바라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트랙 키워드: 존재 ▷ 바톤 키워드: 재회 ▷ 바톤 장르: 피카레스크 손을 잃은 재찬은 이제 필요 없는 사람이 되었다. 그 누구도 재찬을 찾지 않았고, 재찬도 그들을 찾지 않았다. 오랜만, 아니 처음으로 아무 일 없는, 평화로운 나날이었다. 평화, 그래, 그렇게 얘기하는 게 맞겠지. 정작 재찬의 마음은 평화롭지 않음에도. 범인이 죽은 사건은 그대로 종결...
안녕하세요 여러분~ 근 한 달 간 글이 없어 의아해하는 분들 있으실 거라 생각해서 근황을 얘기하러 왔습니다 제가 요즘 합작 때문에 개인 글을 쓸 시간이 없었어용... 참여하기도 했고 제가 주최하기도 했답니다 합작 참여도 주최도 처음이라 많이 떨렸지만 쓰면서 너무 즐거웠어요 다들 봐주시면 정말 감사할 거 같아용 제가 참여한 릴레이 합작입니다 링크 글은 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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