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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하는 거 녹은 아이스크림, 뭉툭한 연필심, 선풍기 바람. 좋아하는 거 수학 시험, 축구, 등나무가 자란 스탠드, 그리고. "선배는" 석민은 고작 세 글자를 뱉고는 꿀꺽 마른침을 삼켰다. "왜 좋아하세요?" 비겁하게 에둘러 말했다. 탈, 탈, 탈. 책상에 엎드린 석민의 머리 위로 낡은 선풍기 날개가 돈다. 그러나 머리칼을 흩트리는 정도로만 기능하는 탓에 ...
※ 소장본에 수록된 외전입니다. 01 "자, 찍습니다." 한쪽 눈을 찡그린 원우가 하나, 둘을 외쳤을 때였다. 뷰파인더를 통해 보이는 피사체 중 누군가 일시 정지 상태에서 벗어나 멀리 팔을 흔들었다. 야, 빨리 와! 너는 오늘 같은 날도 지각이냐! 덕분에 셋을 완성하지 못한 원우가 슬그머니 카메라를 내리고 제 애인을 응시했다. 찬은 동기들과 마찬가지로 지각...
01 끈적한 상아색 마루를 침대 삼아 대자로 뻗은 인영이 둘. 세기의 단짝인 양, 정수리 두 개가 서로 맞닿은 채였다. 그 다정한 모습을 누군가 카메라에 담는 것도 모르고 찬이 손을 뻗어 제 머리 위에 놓인 타인의 머리통을 헤집었다. "야, 야. 이거 할까?" 그러자 딴짓에 한창이던 영채가 턱을 들어 찬의 휴대전화를 올려다 봤다. 이게 뭔데? 트레킹? 찬이...
01 잠시간 창밖이 노란빛으로 물들었다. 그런 뒤 본연의 색깔을 되찾아 다시 따분한 서울 시내의 풍경을 나타내길 반복했다. 사방으로 쏟아지는 은행잎을 보며 원우는 그게 꼭 수직으로 세운 꽃밭 같다고 생각했다. 겨울에 접어들기 전 자연이 마지막으로 뽐내는 기교였다. 발자국이 찍힌 낙엽들은 조만간 마대에 담겨 폐기물 취급을 받을 테다. 그러기 전에 이처럼 계절...
01 원우. 둥글 원, 도울 우를 써 원우라 발음되는 이름은 부를 때마다 입술이 오리 부리마냥 둥글게 말려 소리가 낮고 울림 있게 이어진다. 마찰이라곤 없다. 그에게 아양을 떨거나 무언갈 부탁할 때의 소리는 더욱 그렇다. 원우의 한 고향 친구는 목소리가 유난히 걸걸했는데, 그에겐 가까운 지인들의 이름 뒤에 격 조사를 떼고 부르는 습관이 있었다. 그리하여 그...
비슷한 글을 보셨다면 그것도 제 글이 맞음 D+431 성북동 부촌 라인의 위용도 옛말이 되었다. 집집마다 담쟁이덩굴이 무성하게 뒤덮여 외관의 기세를 제압하고 있었으니까. 그럼에도 과거의 영광을 간직한 단독주택들은 저들의 풍채를 뽐내길 주저하지 않았다. 재해라도 나지 않는 한 수세기는 더 터줏대감 노릇을 할 것이 자명하다. 그중 가장 꼭대기에 위치한 주택을 ...
01 졸업 발표회를 두 달 앞둔 무용과 고학번들은 살벌한 분위기를 풍겼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저 자신을 채찍질하려는 목적이다. 이들은 서로에게 적대적인 태도가 무대를 망치는 꼴을 수차례 목도했다. 무엇이든 둥글게 다듬어야 능사라는 사실을 이제는 안다. 덕분에 이들의 연습실의 분위기는 실로 화기애애했다. 속으로야 무슨 생각을 하든 서로의 알 바가 아니었...
01 "원우야, 큰일 났어." "뭐가." "동생이 실종됐어." "저런. 악보부터 정리해야겠다." 정한은 심각한 어투로 말했으나 얼굴에는 장난기가 가득했다. 원우에게 중요한 것은 실종된 동생이 아니라 정한의 일렉 기타 위로 어질러진 악보들이었다. 저거 다 섞여도 안 도와줘. 쌀쌀맞게 말하자 정한이 순순히 손을 움직이면서도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입을 삐죽거렸다...
01 공연장은 규모가 작은 만큼 쉽게 열기가 찼다. 사방이 암흑이었으나 객석에서 넘어오는 긴장감과 웅성거림이 무대 위로 온도를 더했다. 원우는 바디 위에 놓인 오른손의 손목을 꺾으며 마지막으로 숨을 골랐다. 탁, 탁, 탁, 탁. 드럼 스틱이 부딪히는 동시에 조명이 쏟아진다. 스틱의 마지막 박자에 맞춰 손가락을 튕기면 굵고 낮은 음이 스피커로 터져 나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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