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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뭐라고. 누구라고? "왜, 왜… … ." 그는 제가 내뱉은 말이 퍼져나가는 것을 막기라도 하는 모양으로 황급히 입을 틀어막았다. 구역질이 치밀어 오르고, 아찔한 감각이 머리를 관통한다. 현종은 아득해지는 바람에 앉은 자리에서 휘청거렸다. 너무 큰 충격에 감정이 뚝 끊기고 생각이 이어지지 않는다. '어째서, 어째서 당신이 대현검이 아니라, 누...
찰박. 차갑다. 방에 불을 떼지 않아 입김이 나온다. 참회 중인 자가 어찌 자원을 사용 하겠는가. 현종은 누구 하나 관심 갖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충실히 참회했다. 그것이 ‘빠져나간’ 운영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길 바라면서. 찰박, 찰박. 현종은 붕대를 찬물에 비비고, 또 비벼 빨았다. 피로 더러워진 물을 버리러 갔다가 들어와 아직 깨끗하지 않은 붕대를...
851화 이후 시점 스포주의 #낭월에朗月_만개한_한_송이의_매화 #윤종아_니가_내_도사다 쾅! 빠르게 목검을 들어 올려 막았으나, 부딪혀온 힘을 전부 받아내지 못한 윤종이 뒤로 길게 밀려났다. 조걸이 다시 합공하기 위해 달려오는 것이 보였으나 그를 기다릴 수 없었다. 청명은 뻔히 보이는 수에 놀아나지 않으므로. 청명은 매화 한 번 피워내지 않고도 윤종을 몰...
당장 물을 끓이고, 가장 고른 꽃잎을 고르고, 정성껏 우려낸 향기를 맡고 싶다. 그 외에 다른 무엇은 생각나지 않았다. 현종은 다급히 뛰어 단숨에 처소의 문턱을 넘었다. 마당은 여전히 넓고, 어둠 때문인지 어딘가 을씨년스럽다. 문을 벌컥, 열었다. 처소는 언제나처럼 고요했다.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고, 언제나처럼 캄캄한 방 안. 그의 처소. 현종은 거친 숨...
한낱 미물에 불과한 것들의 괴로움까지 살피는 것은 비단 가르침의 이유가 아니다. 상처를 보면 측은지심을 갖는 것이 사람으로서 응당 가져야만 하는 감정이요, 그것은 이성이다. 어찌 저리 자신의 생명을 땅바닥의 돌멩이 보듯이 한단 말인가. 가장 가까운 자신조차 돌보지 못하면서 어떻게 더 많은 것의 사정을 헤아릴 수 있겠는가. 타인의 사정을 살피기 이전에, 자신...
결제상자 밑은 글 관련 사담과 개인적인 인물 해석입니다. 약간의 날조 포함. 검존은, 뒤를 돌아 보았다. 흩날리는 각종 꽃의 잔상이 아직 남아있다. 그 아래의 사제들의 얼굴. 은근한 미소가 자리하던 얼굴에는 이제 무표정으로 감춘 두려움이 자리하고 있다. 검존은 다시, 앞을 돌아보았다. 등. 이끄는 자의 등이 보인다. 검존의 앞뒤에 화산이 있다. 화산이 있다...
‘사부님.’ 불씨가 모든 것을 태우고 사그라든다. 가장 오랜 시간 알고 지낸 화산의 가족이, 현종이 알고 있는 가장 잔인한 방식으로 떠났다. 그의 사부는 과묵했다. 현종을 처음 만난 날부터 어제까지 사부는 재경각 소속이었다. 하루의 대부분을 재경각에서 지내셨기 때문에 같은 처소를 쓰더라도 평소 몇 마디 나누는 일이 없었다. 언제나 현종보다 일찍 기상하셨으...
문을 닫고 나온 현종이 거칠게 걷는다. 해가 아직 중천 가까이에도 가지 못한 아침. 이른 시각부터 기분을 망친 것이 처음도 아니건만 유난히 화가 났다. 현종은 해가 밝은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 고개를 푹 숙이고 걸어갔다. 감정을 고스란히 내보이는 것은 현종이 가장 어려워하고, 좋아하지 않는 행동이다. 그 이유는…… . “사형!” 현종은 멀리서 부르는 ...
그릇이 전부 비워졌다. 현종은 새삼스럽게 그릇을 빤히 쳐다봤다. 그릇을 전부 비우셨어. 그동안에는 물이든 음식이든 의약당주께서 알려주신 혈을 어설프게 짚어서 식도로 넘어가도록 해야 하지 않았던가. 똑바로 앉아서 스스로의 의지로 식사하시는 모습을 보니 기력은 회복이 된 걸까 싶었다. 그리고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다 드셔주시니 약간 안심되는 것도 같다. 제...
현종은 이제 능숙해진 손길로 환자식을 준비한다. 눈을 뜨셨으니 조금 씹을 거리가 있도록 만들어야 할까. 소금을 좀 더 쳐야 하나. 아냐, 그 상처들이 영 아무는 기미가 없으니 일단 늘 하던 것처럼. 상처라는 단어를 떠올리자 당연하다는 듯 ‘그 모습’이 선명히 떠오른다. 머리를 두어 번 강하게 흔들어 잔상을 떨쳐낸 현종이 잘 풀어지기 시작한 미음의 모양을 ...
현종은 당황을 숨기지 못했다. 저 사람이 왜 내 도호를 알고 있는가. 어떻게 알고 있는가. 어째서, 알고 있는가. 당황은 의문으로 바뀌었다. 의문은 다시 경악으로 바뀌었다. ‘그’의 얼굴이 천천히 절망으로 물들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절망. 현자배는 각자의 혼란에 휩쓸려 그저 그 자리에 서있을 뿐이었다. 절망의 모습을 한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나가...
'아파.' 지독하게 아팠다. 이따금 얕은 잠에서 깨어날 때면 느껴지던 환상 같은 통증이 아니었다. 이상하다. 위화감과 고통이 청명을 감쌌다. 청명은 오른손으로 왼쪽 어깨를 움켜잡았다. 잡으려 했다. ‘어...... .’ 분명, 잡으려 했다. 잡혀야만 하는 어깨가 없다. 청명은 팔을 잃은 적이, 있다. 멀지만 가까운 그 날. 그러나 현재는 아닌 때. 청명은 ...
“지금이 겨울이라 다행입니다. 이렇게 들고 가도 음식이 상하지 않잖아요.” “한 사람 더 데리고 갈걸 그랬습니다! 그럼 더 많이 가져올 수 있었을 텐데.” “하하, 이 욕심 많은 녀석.” 화산에 들어서는 제자들의 발걸음이 모처럼 가볍다. 양 손도 모자라서 등에까지 짐을 지고 돌아가는 몸이 고될 법도 한데, 화산 제자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결제상자 밑은 주관적 등장인물 해석과 단어 해설입니다. 나는 너를 바라본다. 너는 여전히 작은 나의 사제다. '장문사형.' 네가 말을 걸면 '그래.' 나도 대답하였다. 너는 나를, 나는 너를 잘 알아서 우리는 허공에 대화를 뿌리곤 했다. 그것은 꽤나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대화였다. 너도 알고 나도 알고 있었듯이 그것은 연극이었지. 서로를 알기에 할 수 있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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