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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오웬에게 있어 이 섬, 이슬라 누블라에 온 이유는 어찌보면 단순했다. 돈. 그리고 약간의 흥미. 그도 그럴게, 동물 사육이 아닌 공룡 사육이라지 않나. 귀가 솔깃해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수중에 돈이 없기도 했고, 무엇보다 클레어의 제안이었다. 꽤 오래 인연을 이어온 그들 사이에 오웬에게 안 좋은 일자리를 소개해 줄 것 같진 않았다. 그럴...
08. 돌이켜보건대 그 날 이후 카일과 함께한 그 모든 일상은 그 자신도 얼떨떨할 만큼 마냥 행복하기만 했었다. 그 시절, 그 시기만큼 그의 일생에 그토록 평화롭고 즐거웠던 나날은 없었다. 어떠한 총성도, 폭음도 없는. 그리하여 그 어떤 책임도, 죄책감도 없는, 그저 있는 힘껏 서로를 사랑하기만 하면 되었던 날들이, 속절없이 흘러갔다. 붙잡을 새도 없이. ...
07. 표류하는, 그저 부표와도 같은 삶이었다. 어디에도 정착되지 못하고 가볍게 둥둥 떠다니는, 그토록 허망한 삶이었다. 삶이 허망하였기에 죽음이 무겁지 않았고, 생존에의 본능이 희박하였기에 그는 위험 앞에 초연할 수 있었다. 어느 새, 총성과 죽음은 그의 발자취가 되어 있었다. 리스는 직감했다. 이 삶의 끝이 평탄하지만은 않으리라고. 증오에 가득 찬...
연재 글 분명 다 백업한줄 알았는데... 마지막 한 화를 못찾겄다... 개슬프네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어디갔냐고ㅠㅠㅠㅠㅠㅠㅠㅠ 존나 집착광공처럼 눈 씨뻘게져선 컴퓨터 파일을 일일히 뒤지며 찾고있지만..아아...님은..갔습니다... 돌겄음. 대체 어디로 숨어버린거니 내 귀염둥이야? 와중에 글 정리하는데 날벌레 새끼가 내 옆을 휙 지나가서 기절할뻔 아직도 ...
06. 키스는 짧았다. 지독한 열기에 휩싸인 채, 그들은 서로의 눈을 응시하며 천천히 몸을 떨어뜨렸다. 뜨거운 체온이 지나고 난 자리는 시릴 정도로 추웠다. 절로 몸이 떨릴 정도로. “.....” “.....” 그 밤, 페이스는 말이 없었다. 평소처럼 가볍게 던지는 농담도, 우스운 희롱도 없이 그저 고요하기만 했다. 어둠이 내린 방 안은 희끄무레...
05. 이슬라 누블라는 총 세 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관리되고 있다. A 섹션. 거주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섬의 모든 직원은 이곳에서 거주하며 일상생활을 이어간다. 각종 문화 센터, 의료 시설, 편의 시설, 혹시 모를 사태를 방지한 방공호 또한 구비되어 있으며, 외부인의 침입에서 보호하기 위해 섹션 전체에 걸쳐 전력이 흐르는 벽이 설치되어 있다. ...
04. 살아가다 보면 가끔씩 뒷덜미가 섬찟한 느낌이 들 때가 있었다. 이런 느낌이 들 때는 보통, 무언가 일이 크게 틀어져 일신의 안위가 위험해질 때, 혹은 중요한 무언가를 놓쳐 앞으로의 일을 망칠 것 같을 때,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감각이었다. 오웬은 이 감각이 다른 사람들보다 꽤 좋은 편이었다. 덕분에 전쟁통 속에서도 무사히 돌아와 전역할 수 있...
03. ‘오웬. 맹수를 사냥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뭘 것 같으냐.’ ‘쉽죠! 급소를 맞추는 거잖아요? 반격할 수 없도록요!’ 하얀 입김이 아스라이 흩어지는 추운 겨울날, 어린 오웬이 아버지의 뒤를 따르며 명랑하게 대답했다. 발치까지 쌓인 눈 더미를 헤치며 그들은 높다란 산의 중턱에 다다랐다. 며칠 전부터 마을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주민들을 위협하는...
02. 이슬라 누블라는 사면이 바다에 둘러쌓인 섬이다. 한 여름이 되면 습하고 더운 공기가 섬 전체를 눅눅하게 채우고, 갑작스런 폭우가 불현듯 쏟아지는 곳이란 소리다. 어느모로 보나 한여름에 이곳에서 생활하며 일을 하기엔 일반인들에겐 꽤 열악한 환경이 아닐 수 없다. 그나마 오웬처럼 한때 군인이었거나, 이보다 더 습하고 더운 지역에서 살아왔던 사람들만...
01. 오웬 그래디는 처음 그를 만난 그 순간부터 직감했다. 아. 나는 저 남자를 영원히 좋아할 수 없겠구나. 사실, 그렇게 생각 안 할 수가 없었다. 오웬은 어처구니가 다 터진 얼굴로 제 엉덩이와 가슴에서 시선을 안 떼는, 아니, 정정한다. 못 떼는 남자를 마주했다. 템플턴 아서 펙. 일명 페이스라 불리며 그 이름값을 톡톡히 하는 잘생긴 남자는 능글맞은 ...
5편까지 써뒀는데 백업한 줄 알고 타싸이트에서 연재한 거 다 글삭했습니다... 근데 안보여서...ㅎ.....다시 쓰든가, 찾든가 둘 중 하나일 거 같네여.. 혹시나 구매하신 분들은 조금만 기다려주시면...다른 거 연재 끝내고 제가 반드시 완결내도록 하겠슴니다..나 자신과의..약속... 눈물난다 진짜..어따뒀냐....여러분..백업을 일상화 합시다...안 그럼...
04. 아이스 매버릭은 내내 말이 없다. 그릇 위에 먹음직스럽게 올린 스테이크도 포크로 쿡쿡 찔러보기만 할 뿐, 입에 가까이 대지도 않는다. 가끔 눈알만 굴려 아이스의 얼굴을 조심스레 살펴보기 바빴다. 꼭 거하게 사고 친 작은 치와와가 주인 눈치를 보며 시무룩해져 있는 것만 같다. 아이스는 모른 척 냅킨으로 입을 가리며 슬며시 올라간 입꼬리를 감췄다...
03. 매버릭 매버릭은 눈을 부릅떴다. 오늘이 바로 그 날이었다. 아이스맨의 이상형을 개조시켜 자신의 매력에 홀딱 빠지게끔 만들기로 한 날. 매버릭은 몸을 벌떡 일으켜 침대에서 벗어났다. 잠기운에 뭉그적거릴 시간이 없었다. 그 잘난 얼굴 한 번 진득하게 보겠다고 별 꼴값 다 떨다 겨우 약속을 잡았다. 얼른 가서 씻고 옷도 갈아입고 머리도 만지고 꽃다...
2. 아이스맨 난장판이다. 그 말 한마디 외엔 현 상황을 정확히 설명할 수 있는 명사는 없었다. 마치 지금이 상황을 위해 만들어진 것만 같이, 입에 찰떡같이 달라붙는다. 아이스는 아득한 정신을 겨우 부여잡고 고개를 위로 올려 하늘을 올려다봤다. 저기 저 유유히 떠다니는 솜사탕 같은 구름이 자신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도망치고 싶다. 살짝 눈물이 맺힌 ...
1. 매버릭 누군가는 말했다. 원래 먼저 반한 쪽이 지는 거라고. 먼저 반한 것도 눈물 나게 억울한데 져주기까지 하다니. 그 말을 처음 듣는 순간 매버릭은 상황도 잊은 채 열이 뻗쳐 소리를 버럭 질렀었다. 그게 무슨 말 같지도 않은 개소리야! 그딴게 어딨어! 갑작스레 지른 비명 같은 고함소리에 놀란 상대가 퍼드득 떨든 말든 매버릭은 콧김까지 쉭쉭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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