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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다 하여 만날 수 있는 이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저잣거리 속 수많은 인파 끝으로 사라지는 범규를 한참 바라보다 연준도 신을 돌렸다. 살랑이는 춘풍(春風)이 도포자락을 스쳐갔다. 범규가 떠난 자리의 공허함이 유독 짙은 날이었다. 기억을 습작할수록 드리우는 비참함에 연준은 도무지 범규를 마주할 자신이 없었다. 그럼에도 사무치는 그리움이란 감정의 역습에...
“저하, 혼례를 위한 습의(習儀)를 시작한다 하옵니다.” “세자빈은 누가 되었더냐.” “고하면 안 되오나 한(傼)가의 여식이 되었사옵니다.” “어마마마께서 힘을 쓰셨구나. 잠시 나가 있거라.” 처선은 허리를 살짝 굽혀 접고 뒷걸음질쳐 창호지 너머로 몸을 감추었다. 범규는 넘기던 책장을 덮고 땅이 꺼져라 깊은 숨을 푹 내쉬었다. 필시 중전의 입김으로 외척세력...
“신 월산, 주상전하께 문후 드리옵니다.” 사뿐히 걸음을 내딛어 강녕전(康寧殿)으로 향한 연준은 해가 세 번 바뀌고서야 아버지를 뵈었다. 병색이 짙게 서린 창백한 안색을 띠는 주상은 연준의 인사에도 재적(載籍)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연준은 긴장한 듯 절로 힘이 들어가 견두(肩頭)가 굳어졌다. “도성을 떠나 자유로이 살고 싶다 하여 보내 줬건만, 어찌 다시...
- 혹시 모를 소재 주의 우리는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 국민을 위한 법을 익히고, 법을 통해 정의를 실현시키며, 정의로써 국민을 보호한다. 강자 앞에서 움츠러들지 않으며 지조 높은 신념을 굳게 가지고 악과 맞서 선을 빛내야 한다. 아, 맞다. 모순적이게도 우리는, 고위층을 위한 법을 익히고, 법을 통해 비리를 감싸며, 비리로 국민을 모독한다. 약자 앞에서 ...
- 허구로 역사를 재창작 및 왜곡한 것이니 주의해 주세요. 현재와는 쓰임 및 의미가 다른 옛말의 사용이 간혹 있습니다. 기축년(己丑年, 1469년), 온 한양 벽보에 가례도감을 설치하고자 한다 붙이니 도성 안이 떠들썩하여 저잣거리마다 세자빈의 탄생을 고대하는 전언이 판을 치더이다. 이에 도성 밖 기거하던 월산대군(月山大君, 성은 최(崔), 이름은 연준(然竣...
죽음이 무서운 건 나란 존재가 허무하게 사라질까 두렵기 때문이다. 범규의 손에 절로 힘이 들어갔다. 꾹 누른 펜에 잉크가 범람해 시커먼 액상이 원고지를 축축하게 적신다. 펜촉으로 스며나와 고인 웅덩이가 범규의 먹먹함을 대변하는 듯하다. 내려앉은 속눈썹을 비추는 스탠드 조명에 눈밑으로 그늘이 졌다. 투명하게 흐르는 물줄기가 반짝이며 원고지 위 흘려진 글씨에 ...
미니멀리즘이 각종 포털 사이트의 검색어로 떠오르고, 미니멀 라이프의 지침 조건이 블로그 포스팅으로 올라온다. 아, 나는 안 되겠는데. 뒤로는 화구통을, 한 손에는 종이백을 든 범규가 고개를 까딱이며 휴대폰을 자켓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어깨에서 달랑이는 화구통에 붓들이 제멋대로 뒤섞이는 소리가 심기에 거슬렸다. 꽃향 실린 바람의 빛깔이 세상을 물들이고, 팔레...
작은 플라스틱 통 안에 고인 웅덩이가 일정히 떨어지는 물방울에 일렁인다. 주기적으로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던 모니터에 새겨지는 붉은 선이 큰 폭으로 치솟음을 반복했다. 주변이 술렁이더니 지나는 이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졌다. 최범규 환자! 최범규 환자!!! 산소호흡기에 뿌옇게 수증기가 맺혔다. 의식이 없는 범규의 몸이 의사가 전하는 진동으로 이리저리 흔들렸다. ...
아직 나는 네게 해 준 게 없다. 이제라도 불행에 길들여진 네가 잘 살기를 불온한 마음으로 바랐다. 너여서는 안 됐다. 내 지난 300년간의 원망과 증오의 화살촉이 향하는 곳이 너여서는 안 된다. 계약도 끝난 마당에 너는 계속 인간으로 살아야지. 최범규, 네가 라파엘이면 안 된다고. 내 척살의 대상이 네가 될 수는 없다. 부디, 부디 네가 아니길 나를 버린...
인자가 아버지의 영광으로그 천사들과 함께 오리니그때에 각 사람의행한대로 갚으리라 마16:27 A fallen Angel w.lucy “키엘, 그만두고 죄를 고백해.” “추방은 당하겠지만 지금 가면 목숨은 건질 수 있어.” “로안리엘.” “키엘, 제발.” “좆같은 소리 지껄이지 마.” 범규는 처음 맞선 키엘의 모습이었다. 야비한 표정으로 이런저런 잡다한 일에...
우울을 좀먹은 담수 깊숙이 널 담구고 싶어. 나 아니면 꺼낼 수 없게. - 가상의 종교적 설정 및 자살 묘사가 있으니 주의해 주세요. A fallen Angel w. lucy 자동차의 붉은 후미등 행렬에 초록빛 유리병이 미세한 빛을 품는다. 도시의 소음에 잠식 당한 범규는 제 옆을 쌩 지나가는 차들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지금 이곳에서 악의 섞인 목소리로 울...
강태현의 흔하다면 흔한 짝사랑 서사의 시작은 고등학교 입학으로 막을 열었다. 입학식에서 마주친 촐랑이며 뛰어다니던 그 선배, 우연한 부딪힘이 인연이 되어 강태현을 운명론자로 만든 그 선배. 모의고사 4점 짜리 수학 문제도 막힘없이 술술 풀어나가던 태현을 골머리 앓게 만들며 사고회로를 정지시키는 그 선배. 최범규다. 12월 25일의 고백 w. lucy 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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