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한 기본 포스트
한 컷씩 넘겨보는 카툰 포스트
직접 만든 영상을 올리는 동영상 포스트
소장본, 굿즈 등 실물 상품을 판매하는 스토어
그는 누군가 내 목숨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 말은 대개의 사람들을 신경 쓰이게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았다. 내 생사를 나 자신보다 궁금해 하는 내 부모님 역시 그랬다. 부모님은 과정이 아니라 결과가 궁금했다. 그러자 그는 이번엔, 자기가 내 목숨을 노리고 있다고 했다. 나는 이번에도 그것을 신경 쓰지 않았다. 내 부모님 역시 그랬다. 내 목숨을 빼앗은...
대부분의 경우, 나는 편하지 않은 상대와 이야기할 때 호응을 많이 해 주는 편이다. 사회 통념에서 크게 벗어나거나, 심각하게 부도덕하거나, 개념 없는 이야기가 아닌 이상은 말이다. 좋게 말하면 공감능력이 좋은 거고, 나쁘게 말하면 남의 비위를 잘 맞추는 거지만, 더 나쁘게 말하면 미움받지 않기 위해 남의 눈치를 보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나를 잘 아는 ...
그래, 그랬다.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는 사랑이 나는 편했다. 「밑줄 긋는 남자」의 주인공처럼, ‘사랑이라는 바람을 쐬다가 감기에 걸릴 마음은 추호도 없는’ 용감무쌍하고 자기애가 넘치는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긴 시간 동안 <말>의 함정에 빠져 있어서였다. 하다 만 내 공부가 남겨 준 것은 병리현상을 목도하면 상대의 과거를 탐색하고 싶어지는 호기...
나는 너의 웃는 얼굴을 본 적이 없다. 우리가 함께했던 시간들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다. 언제나 찰나였고, 수많은 찰나가 쌓이고 쌓여 단편소설 한 권 분량 만큼을 채웠다. 너와 나는 언제나 좁은 방, 그러나 너의 방도 아니고 나의 방도 아닌 곳에서만 오직 단 둘이었다. 좁은 방 안에서도 어김없이 우리의 자리는, 불유쾌한 냄새가 풍기고 간헐적으로 삐그덕대...
굉장히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또 버리며 지내 왔다. 언제나 새로운 만남 앞에서 이 만남은 길게 가지 않을 거고 깊어지지 않을 거라는 단서를 먼저 달아 두었기 때문에 나는 그들의 모든 말을 들었지만 사실 그 어떤 말도 듣고 있지 않을 수 있었다. 결국 다른 종류의 사람들과 지내는 길지 않은 시간이 내게 준 재미가 끝나갈 무렵 나는 반드시 그들을 떠났고, 한동...
낡은 가구에서 먼지가 떨어지듯 눈이 내리던 밤이었다. 나는 아침부터 아무 버스나 잡아 타고, 내리고, 잡아 타기를 반복하며, 잘 모르는 마을까지 와 있었다. 단 한 대 남은 마을버스를 기다리며 표식도 없는 버스정류장 한 귀퉁이에 앉아 주변에 아무도 없음을 확인한 후 담배에 불을 붙였다. 담배 연기와 입김이 구별되지 않는 추위 속에서 계속 뻐끔거리고 있을 때...
눌러 참기에 대한 고찰. 왜, 어떤 사람들은 결국엔 터뜨리고야 말 것을 눌러 참는가. 아니면, 끝까지 참을 자신도 없으면서 굳이 너그러운 척, 관대한 척을 하는가. 그런 걸 사회적 덕목 정도로 생각하는 것인가. 화를 잘 참는 것이 일견 성자처럼 보일지는 몰라도, 완벽하게 해내지 못한다면 그 자신도 피곤하고, 주변 사람도 그저 황당할 따름이다. 왜, 주변 사...
「날 내버려두면 좋겠어. 날 붙들고 있는 많은 질문들, 날 가두고 있는 문과, 문과 문.」 내 말이 딱 그 말이다. 내가 욕심을 가져야 할 이유가 하등 없다. 일정 수준을 보장받을 수 있는 졸업장을 난 미처 받지 못했고, 앞으로도 교정으로 다시 뛰어들 일은 없을 것이다.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적어도 지금으로서, 그리고 향후 약 10년 ...
1. 4번녀. 도서관에 가서 4번 자리에 앉아서 공부를 하고 있으니깐, 그 문제의 4번녀가 나타났다. 나는 내심 쫄았어. 그 여편네의 지금까지의 행적으로 볼 때, 내가 앉아 있든 말든 꼭 이렇게 말할 거 같앴그등. ‘저 여기 앉을 거거든요?’ ㄷㄷㄷㄷㄷ 하지만 며칠 째려본 효과가 있는 건지, 4번녀는 놀랍게도 2번 자리에 가서 앉았다. 문제는 또 1번 자리...
이제 막 군청색인 하늘에 입김이 떠다니고 내 귀에는 JK의 노래가, 버스 정류장 앞의 나는 붕어빵 네 개, 하나는 입에 물고 세 개는 품에 끼고. 겨울의 로망이야, 붕어빵. 오늘도 헛돈을 썼지, 천 원. “신용카드 연체 계좌입니다.” 두 번이나 뻰찌를 먹었지. 도대체 십만 원을 꺼내는데 뭐가 이렇게 걸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러지 않았잖아. 장난해? 그러...
글을 업으로 삼고 사는 사람이라도 영감이 오지 않는 때에 기계적으로 글을 써낼 순 없는 법이다. 만일 그저 생계를 위하여 쥐어짜듯이 글을 써내려간다면 그 사람은 ‘글장이’이기 위해 ‘글쟁이’는 버린 사람일 것이다. 그런 글은 읽는 이들도 지쳐. 피곤하고 짜증이 난단 말이야. 아, 나는 감상문이 싫다. 정말 너무도 싫다. 무언가를 읽거나 듣거나 보고, 스미듯...
깨물다 만 뻥과자 조각마냥 우툴두툴한 달, 반쪽짜리도 아니고 둥글지도 않은 달이 밝은 저녁, 하이얀 태권도 도복을 차려입고 허리에 검은 띠를 띤, 열다섯 살쯤 되어 보이는 인상과 체격을 한 소년이 맨발에 슬리퍼만 신고 보도블럭을 따박따박 달린다. 건물 위 창가에 머리만 빼꼼 내민 친구와 장난을 논다. 소년의 이제 막 변성기가 지난 듯 괄괄한 목소리가 깔깔댄...
돈 문제로 속 앓는 거, 정말 이젠 지겨워. 토악질이 나. 왜 이 지경까지 이르렀는지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봐도, 아무도 잘못하지 않았어. 모두 어쩔 수 없었던 일이야. 잘못, 없어. 인간은 누구나 그 순간엔 최선을 택하니까, 누구라도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했을 거야, 그랬을 거야. 그러니까 아무도 원망 안 해. 그냥 이 상황이 싫어, 그뿐이야. 하지만 더 화...
어, 이거 의외로 순조롭게 줄어가고 있어. 나 이거 이래도 되는 건가 싶을 정도로 말야. 내 머리가 터엉 텅- 공허히 비어가는 소리가 들려. 호기심 많은 누군가가 여기에 뭔가 하나 던져 넣으면 또로록 굴러서 도플러 효과 내며 사라질 태세로. 내게 주어진 이런저런 여건들이 참으로 고맙구나. 이건 뭐 생각할 틈새를 주지 않잖아. 그저 몸이 고생할뿐. 그런데 왜...
행복의 반댓말은 불행. 또 행(幸)이라는 것은 다행하다는 뜻, 어쩌면 행복은 ‘다행이다’라는 말만큼 소박할 수도 있는 말. 불행이라는 말도 결국은 행복을 기준으로 한, ‘행복하지 않은’ 상태를 일컫는 말이렷다. 불쾌(不快)라는 것은 불유쾌(不愉快)한 상태, 이것 또한 ‘유쾌하지 않은’, 혹은 ‘쾌적하지 않은’ 상태를 일컫는 말이렷다. 불안(不安)하다는 것 ...
설정한 기간의 데이터를 파일로 다운로드합니다. 보고서 파일 생성에는 최대 3분이 소요됩니다.
포인트 자동 충전을 해지합니다. 해지하지 않고도 ‘자동 충전 설정 변경하기' 버튼을 눌러 포인트 자동 충전 설정을 변경할 수 있어요. 설정을 변경하고 편리한 자동 충전을 계속 이용해보세요.
중복으로 선택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