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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 그렇기에 나보다 더 잘 알 수 있는 너를 알기로 했다. 본인에 대해 행동하는 것이 각박하여도, 너보다 더 할까. 온 세상을 전부 가질 수 있다고 해도, 거절할 그였다. 그에게 필요한 건 화창한 미래와,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희망이 아닌 오직 너인데도. 너는 아직도 그걸 몰라주는 걸까. 나의 이기적임이 또 한 몫을 더하는 ...
(네 입에서 저런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 결국, 저런 말이 나오는 것도 나의 탓으로 생각할 수 밖에 없으니 참담할 뿐이었다. 미간을 찌푸린다. 생각할 겨를 따위 존재하지 않았다. 지금 이렇게 편하게 앉아있는 것 마저 그에게는 수천, 수만의 가시들에 박혀있는 것과 같다. 그가 살아있을 동안 계속 되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가시들은 제 가슴에 깊숙하게 박혀온...
(이러한 모습을 네게 보여주고 싶지는 않다. 되려 억지로 웃어보이면, 그거대로 티가 나겠지. 생각을 달리한다. 허공을 응시하고는 생각에 잠기 듯,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꾸욱 눈을 감았다 뜬다. ··· 이상태로는 너를 봐도 볼 수가 없다. 다정한 사람아, 다정한 사람아. 나에 대해 깊게 알아주지 않았으면 한다. 네가 그렇게 된 것은 내 잘못으로 시작되었거늘, ...
(행복을 알기에는, 그는 이미 많은 것을 잃어버렸다. 부모, 누나 ··· 심지어, 소중한 사람까지도. 그에게 행복은 여름밤의 꿈처럼 잠깐 행복해지는 것에 불과했다. 불행을 불러오기 위한 행복이 존재한다면 나는, 행복이라는 속에 사는 것을 거부했다. 수많은 변명들이 제 목을 옭아맨다. 그 변명들 끝은 전부 자신을 향해있으며, 본인의 탓을 강조하기 마련이다. ...
(목숨은 소중한 것이 맞았지만, 과연 남의 희생으로 얻어낸 목숨 또한 소중히 여길 수 있는 지는 의문이 들었다. 본인의 근처에 오면, 그렇게 되는 것은 기본이며 금방 가루가 되어 사라지기 마련이다. 너 또한 그렇게 만들어버린 것 같아 죄책감은 배가 되어 찾아온다.) 네 말이 맞아, 치히로. 생각이 짧았어. 네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하는데, 이런 말은 좀 모순...
(아야토, 다정함을 알기에는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 다정함의 정도는 그릇된 수준을 넘기지 못하였고, 여전히 제자리 걸음을 반복한다. 도돌이표와도 똑같다. 그 친절함은 너에게 또한, 해가 될 수 있다는 걸 안다. 그가 같은 반복을 초래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 그야, 나한테는 치히로 네가 무엇보다 소중하니까. 무엇하면 내 목숨보더라도. ··· ...
(슬슬 현실과 이상의 경계가 무너지는 것 같았다. 역시, 잔혹한 것들로만 가득한 현실보다는 이상의 위치가 더 아늑한 편이지. 그곳에는 너 또한 있을 터이니, 이보다 완벽한 것은 없었고,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니, 없어야한다. 그래야, 내가 너에게 갈 수 있는 구실을 만들어내니까.) 넌 이미 충분히 용감했고, 그걸 감당해냈어. ··· 치히로. 그걸 네게 ...
(너의 사과는 제 가슴에 그저 쿡쿡 박히기 마련이다. 도대체 누가 이런 결과가 초래된다는 걸 알고 있을까. 이런 상황 또한 신이 밉다. 신을 믿지 않는 그는, 여전히 원망하며 배신감을 느낄 뿐이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아···.) ··· 아까도 말했지만, 화같은 건 나지 않았으니까. 사과하지 않아도 돼. 뭘 그렇게 사과하고 있어···. 치히로, 너도 원치...
(달콤한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지독한 현실을 모두 잊게 만드는 그런 꿈 말이다. 마치 본인에게 희망이라도 주는 듯. 끊임없는 절망과 고통의 연속이다. 네 말은 그저 작은 악마의 속삭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보이지도, 만질 수도 없는데 저런 달콤한 말로 나를 현혹시키니까.) ··· 한 번 아픈게 힘든거지, 그 이후로는 힘든 건 금방이더라. 그러니까 너를 ...
(네 생각을 알리 없었다. ···그저 아무것도 몰랐으면 좋을텐데. 그저, 순수하게 ··· ··· .) 이번에도 말만으로 약속하고 또 사라지려고? 내가 한 번은 속지, 두 번은 안 속아서 말이야. (씁쓸함만이 입가를 맴돈다. 이런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너를 어떻게 잊겠는 가. 그동안의 모든 약속과 모든 추억은 그냥 없던 것으로 하는 것과 똑같은 것인데. ...
··· 나도 참 이기적이지.
(있으면 뭐해, 너를 볼 수도, 안을 수도, ···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 제 두 손을 꾸욱, 주먹 쥔다. 아직도 제 품에는 네가 있는 것 같은 온기를 느낀다. 착각이라는 이상 속에 살아간다면···. 네 웃음에 답하지 못한다. 반갑게 맞이해줄 수 있냐니··· ···. 고개를 떨군다.) ··· 응. 그럼, 당연하지. 그때는 절대 놔줄 일 없으니까 각오해. ...
(그동안 작게 들렸던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 하. 왜 하필 이럴 때만 더 잘들리는 건데. 진절머리가 났다. 화냤냐고 묻는 너에게 되려 화를 낼 수도 없었다. 네가, 네가 선택한 거니까··· ···. 내가 무슨 자격이 있다고 너를 비난하겠어.) ···나봤자 뭐가 달라지겠어. 안났으니까 너무 걱정하지마. ··· 그냥, 네가 더 이상 내 옆에 없다고 ...
(참 신기하지, 고작 한 사람이 잠깐 없어졌을 뿐인데 이렇게나 허전하다는 게 말이야. ··· 바보같네. 더 이상 너를 볼 수도, 안을 수도 없다는 현실이 다가오지 못한다.) ··· 본인이 먼저 어디 가지 말라고 해놓고서, 정작 본인이 사라지다니. 너무하네. (···미안하면 가지 말아주지. 아니, 애초에··· 내가 막았으면 뭐가 달라졌으려나.)
(네 중얼거림에 또 놀랐는지 딸꾹질까지 나오는 지경에 이르렀다. ··· 깜빡이를 키라고 말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너, 그거 진짜지? 네 입으로 말했다. 다 들었어. (네 시선을 애써 무시하고 고개를 돌린다. 제 얼굴을 제 손으로 반쯤 가리고 나니 뜨거운 열기의 출처를 알게 되었다. ···아까는 얼굴이 이정도로 뜨거운 게 아니었던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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