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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을 죽으려고 생각했었지. 무엇을 정리하면 좋을까. 이 세상에 내 어떤 것을 남겨두고, 어떤 것은 남겨두지 말아야 할까. 매일 그런 생각을 하며 살던 때가 내게는 있었어. 처음 이 일을 맡기로 했던 날의 굳건한 다짐이 희미해져 더는 떠올릴 수 없게 되어버린, 그 어느 날부터 시작한 결심이 조금씩 내 맘 속에서 크기를 불려가고 있었거든. 이제 어느 누가 ...
쓸데없는 짓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귀찮으니까. 타니무라는 오래도록 지켜 왔던 다짐을 이토록 사소한 일로 깨 버렸다는 것에 멋쩍어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지금, 이렇게 추운 한겨울 날씨에, 자그마치 몇 년만에 내린 폭설이라며 만나는 사람마다 조금은 설레는 눈빛으로 떠들게 될 만큼 하얀 눈이 소복하게 쌓인 공원에서 눈싸움을 하는 일 따윈ㅡ 절대로 하지...
있잖아요. 나 요즘 몸이 좀 이상한 것 같아요. 노파심에 미리 말해두는데요. 건강에 이상이 있다거나 병이 생겼다거나 하는 거 아니니까 걱정 말구요. 그냥. 요새 가끔, 아무 일도 없는데 얼굴이 빨개지거나 열이 오르거나 해요. 옆에 있던 동료가 덥냐고, 손 선풍기라도 줄까? 물을 정도로 귀가 달아오른 적도 있다니까요. 그리고 분명 가만히 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씨. 타니무라 씨. 아주 작게 불린 자신의 이름을 두 번째로 들은 뒤에야 타니무라는 목소리가 들려온 쪽을 돌아보았다. 실은 처음도 듣지 못한 것이 아니라, 잘못 들은 것이려니 했다. 다른 사람도 아닌 아키야마가 자신의 이름을 그렇게 모기만한 목소리로 부를 거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 본 일이 없었기 때문에. 시선이 멈춘 곳은 카무로 경찰서 출구부터 지하도 ...
갑작스러운 입맞춤을 타니무라는 피하지 않는다. 언젠가는 하게 되겠지. 키스, 아니면 뭐, 다른 것들도. 그러나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후에도 한참 뒤에야 조심스럽게 제 의향을 묻고 손을 잡아오던 아라이의 신중함을 고려했을 때, 아주 늦게, 그리고 조심스럽게 찾아오리라 생각했던 막연한 언제가 이렇게 성큼 다가오리라고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었다. 그럼에도 당연히,...
천천히, 타니무라는 아키야마의 집을 상상해보려 애썼다. 부족한 상상력을 모조리 동원하고 평소 자신이 알던 그의 모습까지도 열심히 덧그려 보았지만, 그럼에도 도무지 명확한 상이 떠오르지 않았다. 아키야마는, 그는 언제나 자유롭게 떠도는 사람처럼 보였고, 진득하니 한 곳에 머무르는 일 없이 반짝이는 네온사인으로 가득한 거리를 배회하고 있었으므로. 때문에 집이라...
타니무라 마사요시. 요 얄미운 남자가 우는 얼굴을 한 번이라도 봐야 직성이 풀리겠다. 그야말로 아주아주 사소한 계기. 그렇지만 농담으로 가볍게 넘기기엔 아까운 핑계였고, 정말로 꼭 한 번은 보고 싶은 광경이기도 했다. 아키야마가 오른손에 쥔 영화표 두 장의 점선 부분을 가볍게 접었다가 펴기를 두 번째로 반복하다 고개를 들었을 때,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 사이...
워낙에 커다란 사람이라 없으면 더 티가 나는 건가. 누군가 들으면 제법 재미없는 농담이라고 핀잔을 주었을 것 같은 썰렁한 생각을 하며 타니무라는 소파에 천천히 누웠다. 내용을 귀담아 듣고 있지 않은 방송 화면이 어지럽게 밝아졌다 어두워지는 것을 배경 삼아 핸드폰을 들여다보다가, 같은 그림끼리 모아 없애는 게임의 마지막 기회를 모두 소진하고서야 플립을 닫는다...
바깥이 어스름하게 밝아온 것을 확인한 다음에야 그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지났음을 알았다. 몇 시나 됐지. 어렵지 않게 손을 뻗어 협탁 위에 올려진 네모난 알람시계를 집어 시간을 확인한다. 제 자리에 그것을 돌려놓고 느리게 몸을 일으키려는 등 뒤로 가까이 밀착해오는 체온에 아라이는 한 순간, 작고 연약한 동물을 아주 가까운 발치에서 마주쳤을 때처럼 몸을 딱...
아라이는 때로 그 날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떠올려보곤 했다. 아키야마에게 무척이나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있다는 낯선 날짜에 대해서. 함께 아는 누군가의 생일이거나 기념일도 아니지만, 가만히 되뇌이면 왜인지 모를 기시감이 드는 그 날이 정확히 어떤 날인지 그는 아무리 해도 기억해 낼 수 없었다. 평소에 묻지 않은 것을 시시콜콜 이야기하기를 좋아하는 아키야마는...
세상 나쁜 사람 다 잡혀 들어갔으면 좋겠다. 그런, 애교 넘치고 사랑스러운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할 줄 아는 애인의 푸념을 들어 넘기며 타니무라가 킥킥 웃었다. 그러면 나는 할 일이 하나도 없어져서 놀게 될 걸요.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며 지직대는 전파 소리를 내는 이어폰을 잠시 빼었다 도로 끼는 바람에, 그 잠깐 사이 뭐라 중얼거린 작은 소리를 다 듣지는 못...
문을 열자마자 풍기는 맛있는 냄새에 아라이는 문 안으로 들이던 발걸음을 천천히 멈추었다. 아주 다정한, 만드는 사람을 꼭 닮은 따뜻한 음식 냄새에는 이제는 제법 익숙해진 이국의 향신료 냄새와 더불어, 오래도록 뭉근하게 끓여 두어야만 나는 깊이 있는 향이 난다. 오직 그가 오기만을 기다리며 정성스레 요리되어 온 것처럼. 문이 닫히는 소리를 들었는지 부엌 밖으...
아키야마 씨. 의외로 눈물이 없는 편이죠? 그렇게 말하면 생각 안 해봤다느니, 하지만 당신 우는 얼굴은 보고 싶다느니 하면서 히히 웃을 당신 얼굴이 벌써 눈에 훤하지만요. 아. 왜 갑자기 이런 걸 묻냐면, 오늘 문득 생각해봤는데, 나는 당신이 우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서요. 당신을 생각하면 항상 웃는 얼굴이 먼저 생각나거든요. 타니무라 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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