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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이 찾아오고 있었다. 슬슬 가게마다 에어컨이 돌아가고, 거리를 걷다 보면 정수리가 볕을 받아 뜨끈했다. 윤은 여름을 그다지 싫어하지 않았다. 직업이 직업이니만큼 더운 날씨에 사람들과 부대낄 일 없이 집에서 에어컨을 틀어 놓고 글을 쓰며 여름을 보내곤 했으니까. “날이 슬슬 더워지네요.” 회사 복도를 나란히 걷던 출판사 직원이 윤에게 말을 걸었다. “...
(* 약간의 고통, 트라우마 묘사가 있습니다. 읽는 데 주의해 주세요!) * 말했었지. 너는 가면으로 얼굴을 가려도 단번에 알아볼 수 있을 거라고. 반삭을 한 옆머리, 그 사이로 보이는 흉터. 그런 것들을 보지 않아도, 네 눈을 본 순간 모를 수가 없었다. 너였다. 결국, 걱정하던 상황이 됐구나. 그런 생각에 머리가 차갑게 식다가도 이 시간이 지겨운 듯한 ...
“무른 게 아니라…” 무르다는 말 같은 건 들어본 적이 없는데. 무언가 반박하려다 목가를 타고 오르는 손길에 움찔 놀라 입을 멈추었다. 흉을 매만지는 딱딱한 손끝. 어깻죽지부터 귓가까지, 순식간에 숨을 막았던 열기가 타고 오르며 등골은 반대로 차갑게 식었다. 떠오르던 기억을 가라앉히듯 천천히 눈을 한 번 깜빡였다. 죽이기 위해 싸우는 게 아니라, 살기 위해...
아버지의 장례식 마지막 날. 셋째 의현은 자신들을 잊은 엄마를 만나러 간다고 뛰쳐나갔고, 그 뒤로 돌아오지 않았다. 할아버지는 그런 의현이 밑바닥 인생에서 굴러먹게 될 것이라며 폭언을 퍼부었고, 의건은 그 길로 할아버지에게 연을 끊을 것을 선언했다. 술에 취한 할아버지는 길길이 날뛰었지만, 의건이 미친 척 하고 당신에게 도력을 부릴 수도 있다는 말로 그를 ...
* “제발… 내 마음을 알아줘.” “… …” 당신 마음을 모르지 않아. 당신이 겪었던 상실감, 억울함, 슬픔, 외로움, 공포, 분노... 그래서 다른 모든 걸 제쳐놓고서라도, 지켜보는 게 더 괴로운 거다. 그 고통을 떠안고 살아가는 당신이 안타까워서. “...형은 살인귀가 아니야. 그렇게는 생각 안 해요.” 중얼거리듯 뱉은 말이, 지금의 네게 제대로 닿았는...
* 스무 살의 2월, 고등학교 졸업식 하루 전날. 병원에 있던 아버지가 끝내 돌아가셨다. 두 번째 수술을 일주일 앞둔 때였다. 의건은 상주로서 사람들을 맞았고, 할아버지는 구석자리에서 술을 퍼마셨다. 율도에 있는 옛 본가에서 장례 비용을 보내주었다. 할아버지가 쫓겨나고, 아버지가 박차고 나왔던 그 집. 의건은 장례 비용을 받지 않고 도로 돌려보냈다. 그 결...
* 손을 붙잡아온 네가 곤란해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아니, 곤란하기보다는 낯선 상황에 어찌 대응해야 할 줄 모르는 것 같달까. 네가 확실히 답하지 않으니, 제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어차피 제 입에서 나오는 거라곤 까칠한 말뿐이니 입을 다물고 있는 게 나을지도. 그래도, 불안해하는 너를 위해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았다. “...
* “…….” 아득하게 넓은 모래사막이었다. “어떻게 이곳에 이런 게…” 누군가가 근처에서 탄식하듯 내뱉었다. 그 말을 들은 아이네스는 내심 우스운 기분이 되었다. 말도 안되는 일들을 무수히 겪어놓고도, 아직 놀랄 여력이 남아있는 게 어찌보면 대단하다 싶었다. 기이한 것들이 가득한 바도스 내부에 검은 모래로 가득한 사막이 있다는 것은 놀랍지도 않았다. 그저...
* 잘 때 입는 얇은 셔츠를 걸치고 맞기엔 지나치게 차가운 바람이었다. 겉옷을 걸치는 대신, 타라는 천막을 나와 연병장 근처를 걸었다. 몸이 어둠에 잠길수록 사람들의 소리가 귓가에서 사라졌다. "......" 타라는 이따금 강 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비릿한 쇠 냄새가 섞여온다고 느꼈다. 신이 아닌 인간이 거둬낸 숨들이 안식을 맞지 못하고 떠도는 걸까, 그런...
* "선물이야." 툭, 거의 던지다시피 한 상자를 짐승 같은 반사신경을 가진 남자는 쉽게도 잡아챘다. 아니, 짐승 같은 게 아니라 짐승이던가. "이게 뭐야?" "두 번 말해야 해?" 선물이라니까. 상자 안에 든 선물이 어떤 물건인지 묻는 거란 걸 알면서도, 귀걸이를 빼며 그렇게 말했다. 이 정도 심술에는 익숙한지, 남자는 더 묻지 않았다. 뒤에서 바스락거리...
* 처음엔 잘못 본 줄 알았다. 그러나 계속해서 의심하기엔 결의 시력이 너무나도 좋았고, 바닷물에 잠겼다 드러나는 비늘이 지나치게 매끈하게 빛났다. 은빛? 아니, 파랗던가? 보랏빛이 도는 것도 같은데… 머릿속으로 여러 생각이 스쳐 지나갔지만, 결의 얕은 지식으로는 그 비늘의 색을 정의내리기가 어려웠다. 결은 주춤주춤 다가갔다. 일단은 저 비늘의 진위 확인보...
* 작은 섬에도 여름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바위에 철썩철썩 부딪히는 파도 소리와 갈매기 끼룩거리는 소리, 아득히 들려오는 뱃고동 소리가 가실 날이 없는 것은 매 계절 그대로였지만, 유독 여름만 찾아오면 함께 돌아오는 것들이 있었다. 파도가 몰고 온 짠내가 후덥지근한 공기에 섞였다. 소년은 그 눅눅하고 짭조름한 공기를 들이마셨다. 소년의 어깨에는 낚싯대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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