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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발령이요?" "그래, 거기서 호흡 좋았잖아. 아니야?" 3년 만이었다. 허재 부총리가 살인죄로 수감되고, 내가 이곳으로 좌천된 지 약 3년이 흐른 뒤였다. 이제 일에 익숙해지나 싶더니 또다시 인사발령이다. 거절이라는 선택권은 주어지지 않았다. 기재부는 하나도 안 변했네. 3년이라는 시간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이 공간, 이 공기가 너무...
1 발신자표시 제한으로 걸려온 전화. 그것이 그의 마지막이었다. '찾아갈게요' 그의 목소리가 여전히 귓가에 맴도는 것 같았지만 며칠이 지나도 찾아오지 않았다. 그를 기다린다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전화 한 통은 줄 거로 생각했는데. 그의 소식을 듣게 된 건 마지막 전화가 있고 정확히 2주하고도 3일이 지났을 무렵이었다. TV 뉴스에서 사진과 함께 그의...
한 번의 결혼, 한 번의 이혼. 고마웠다는 인사와 함께 헤어졌다. 안 좋게 헤어진 것은 아니었지만 그 뒤로 두 사람은 만나지 않았다. 결혼도 그들에겐 비즈니스였고 이혼 역시 비즈니스의 일부분이었다.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자며 짧은 악수를 마지막으로 헤어졌다. "바하마의 움직임이 또 이상하던데. 이 사무관은 아는 거 ..." 눈치 없는 ...
"이혜준 님." 호출과 함께 혜준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두꺼운 코드를 품에 끌어안고는 대리석 바닥과 부딪히는 구두 소리를 최대한 소리를 죽이며 따라 걸어 들어갔다. "선생님, 이혜준 님 차트입니다." 하얀 의사 가운 날카로운 사각 무테안경을 쓰고 있던 의사는 긴 머리를 쓸어 넘기며 혜준을 쳐다보지도 않고 차트를 보기 바빴다. "안녕하세요." 혜준의 인사에도...
학교, 야자, 학원, 과외. 나의 시간은 숨 쉴 틈도 없이 바쁘게 굴러가고 있다. 쉬는 시간에도 눈 한 번 붙일 틈 없이, 학원 숙제나 과외 숙제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서울대, 적어도 서울에 있는 상위권 대학에 가야 한다는 압박감에 지칠 시간도 없이 그저 앞만 보고 달려야 했다. "이번 기말고사도 우리 반에선 장백기가 일등이네." 반 1등은 놓친 적이 없...
늘 이렇다. 넘칠 것 같은 우편함을 보고 있으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일할 때면 일에 정신이 팔려서 몇 날 며칠이고 방안에 박혀서 노래를 들으며 글만 쓴다. 원고를 편집자에게 넘기고 나서야 한숨 돌린다. 원고를 치는 키보드 타자 소리도, 방안 가득 울려 퍼지는 음악 소리도 모두 사라지는 정적 속에서 리모컨을 찾아 TV 전원을 켜 아무 채널이나 상관없이 소음...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네가 우는 장면을 처음으로 봤다. 애초에 누군가 우는 장면을 이렇게 정면에서 보는 일이 흔할까. 새빨개진 네 눈 가득 고인 눈물이 넘쳐흐르는데, 너는 그게 그렇게 자존심이 상하는지 입에 작게 욕을 담고는 소매를 당겨 눈물을 거칠게 닦아냈다. 그 앞에 선 나는 처음 보는 네 눈물에 어찌해야 할 바를 몰라 가만히 서 있을 뿐이었다...
동주, 좋아하는구나. 처음으로 봤다. 누군가 짝사랑하는 장면을. 우연한 계기로 이걸 알게 되자 내내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애초에 얼굴밖에 모르는 동기였는데 내내 눈에 밟혔다. 같은 수업을 듣는 일이 잦았고, 같은 조를 하거나, 같은 뒤풀이 자리에 가기도 했다. 늘 그의 시선 끝에는 동주가 있었다. 사랑은 재채기와 같아서 숨길 수 없다더니. 그가 딱 그 꼴...
그가 떠났다. 이런 날이 올 거란 예상은 했었다. 싸움이 잦았고, 너는 싸우기보다 싸움을 피하는 쪽을 택했다. 내 행동에 토라졌고, 화가 났는데도 말하지 않았다. 잘 말하지 않는 성격임을 알면서도 나 역시 먼저 이야기를 꺼내 싸움을 만들거나, 사소한 일로 언성을 높이고 싶지 않았다. 그저 마주 보고 식사하는 게 좋았고, 아무 말 없어도 네가 있다는 그 자체...
지겨운 여름이 끝났다. 일교차가 커졌고, 아침저녁으로 쌀쌀하게 느껴져 외투를 챙겨 다녀야 했다. 가만히 서서 쏟아지는 단풍잎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조금 센치해지고는 했다. 그런 가을을 나는 사랑했다. 오늘도 음대 앞을 지나가려다 말고 안으로 들어가 연습실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매일 이 시간이면 이곳에서 피아노 소리가 들려오는 데 그 소리가 좋았다. 연...
"소개팅? 그 영은수가?" 아주 우연한 계기로 듣게 되었다. 그 각목같이 재미없는 영은수가 남자와 소개팅을 한다니. 살다 보니 별일이 다 있다. 이곳에 오래 다니다 보면 못 볼 꼴 다 보게 되기 마련이지만, 영은수가 남자와 소개팅을 한다는 게 상상이 되지 않았다. 분명 만나서도 재미없게 굴 것이 뻔했다. "이번 주말에 소개팅한다며." "...누가 그래요?"...
너는 어릴 때 좋아하던 옷과 같다. 좋아하는데 작아져서 더는 입을 수 없는, 버리지도 가지고 있지도 애매한 옷. 결국 시간이 지나 버리게 되면 문득문득 생각나다가 완전히 잊히게 되는. 나에게 너는 그런 사람이다.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 하죠.” 나는 수업을 마치고 빠르게 정리를 했다. 가끔 네 생각이 너무 사무친다. 파도처럼 밀려왔다가 그렇게 떠났다가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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