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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차를 마시며 저를 훑어보는 시선들을 무시했다. 엘버렛 디벨럿. 그녀는 지금 황후궁에 준비된 티파티에 와 있었다. 장미 정원 사이 준비된 티파티장은 퍽 화려하고 예쁘게 잘 꾸며져 있었다. 하지만 그리 즐거운 느낌의 파티는 아니었다. 그도 그럴게 이 파티는 황후가 자신과 황녀를 압박하기 위해 만든 자리이기 때문이었다. 지금도 저와 제 옆에 앉은 황녀님을...
오라버니와 디벨럿 영식이 북부로 떠났지만, 황후가 자신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것은 여전했기에 만약을 위해 저는 엘벌렛의 호위로 복직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의외로 엘버렛은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고 나와의 격리 시간을 잘 견뎠다. 그에 약간 미안한 기분도 들었지만 의외로 저를 많이 찾지 않는 것에 약간의 서운함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안전을 생각한다면 그리 나...
습격 이후 이틀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나는 기사단에서 한참을 굴러야 했다. 무려 두 번 정도 실수를 했음이 알려지면서 오라버니가 나서서 나를 굴리기 시작한 것이었다. 특히 하체 근력 위주로 훈련이 시작되었고 덕분에 덴에 대해서 걱정하지 못할 정도로 지쳐 쓰러져야 했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끌고 억지로 일어나자니 윌이 다가왔다. “로웨나. 손님이야.” “손님?...
등을 축축하게 적시는 미적지근한 피가 선명하게 느껴지는 것에 인상을 찌푸리고는 더 빠르게 발을 놀려 골목길로 들어갔다. 그리고 골목길에 앉아 있던 정보원은 제 등에서 피를 흘리며 의식을 잃은 이가 그들의 차기 마스터임을 기민하게 알아차리고 빠르게 자리에서 일어나 별다른 말 없이 빠르게 입구로 나를 안내했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평소의 인적 없는 복도가 아닌...
자신이 타고 왔던 마차도 무시하고 그대로 기억을 더듬으며 길을 걸었다. 얼마나 그러고 길을 걸었을까, 어딘가 다급한 얼굴의 땀까지 흘리며 연회복 그대로 달려온 모습의 덴이 나타났다. “데, 아니. 슐츠 후작님?” “로웨나. 괜찮아? 갑자기 황후가 너를 왜?” “잠깐, 후작님, 진정하시죠!” “아. 미안하네, 경. 갑자기 자리를 비워서 놀라 급하게 나오다 보...
공작님과의 대련이 끝나고 이제 아침 훈련이 시작될 터였기에 서둘러 검을 주워 챙기고 묘하게 개운해진 몸으로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저를 도와 함께 주변 정리를 도와준 공작님은 내 머리를 다시 톡톡 두드리고는 공작저로 돌아갔고 그렇게 유난히 컨디션이 좋아진 채로 그날 훈련을 소화하였다. 그 후 익숙하게 엘버렛과 함께 준비하고는 파티장으로 향했...
황후는 제 손에 들려 있는 서류를 확인하고는 그대로 그 고운 얼굴을 구겼다. 그리고 덜덜 떠는 사용인들을 노려보다가 그대로 손을 까딱여 사람을 물렸다. 제 아들이 실각한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다행히 남부로 유배되게 한 것은 불행 중 다행이었다. 그야 남부에는 자신의 가문이 있기도 했고 제 명의로 된 상단 역시 존재했기에 충분히 제 손 아래에 제 아들을 ...
갑자기 떨어지는 와중에 자연스럽게 낙법을 취하는 자신이나 그런 저를 발견하고 익숙하게 저를 받아드는 덴이나 이 갑작스러운 행동이 익숙하게 대처하는 것에 한숨이 푹 나왔다. 그리고 저를 안아 든 덴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고 그렇게 자신을 소파에 앉혀주는 덴은 자연스럽게 저에게 술잔을 권유했다. 그에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자 조금 전 마셨던 달맞이꽃 술이 나오는...
무거운 경갑을 전부 벗어 버리고 오랜만에 따뜻한 물로 씻은 우리는 한결 홀가분한 기분과 옷차림을 하고 함께 수도 거리로 나갔다. 그리고 오랜만에 들른 가게들에 신나게 음식을 사 먹고 술을 마시며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자니 중간중간 페르로프 기사단 소속의 기사들의 얼굴 역시 보임에 자연스럽게 그들과 합석해 이리저리 함께 술잔을 나누었다. 물론 다들 취할 정도가...
“페르로프 경. 잠시 시간 괜찮을까요?” “무슨 일인가요, 살리르 영식.” 저에게 말을 거는 살리르 영식에 씩 웃음을 흘리며 손을 놓고 뒤로 물러나는 아이작 경은 얄밉게 웃어 보였고 그 모습을 짧게 노려본 나는 그대로 찹찹한 기분으로 저를 보는 살리르 영식을 보았다. 그러자 어딘가 평소와는 느낌이 다른 미소를 지은 그가 내 앞으로 다가와 내 오른손을 잡아 ...
무뚝뚝한, 정확히는 살벌하다는 느낌에 가까운 얼굴을 한 이를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그런 표정도 지을 수 있는 사람이었네요.” “그 말대로 사람이니까요.” “그런 것 치고는 평소에는 사람 같지 않았잖아요?” “그야 저는 살리르니까요.” 그렇게 말하면서도 그 얼굴 위에는 별다른 감정이 없었다. 오히려 너무 맹목적이었기에 감정이 없다는 생각마저 들었고 그런 모...
황족들이 자리를 잡고 황제가 그의 기사들을 이끌며 가장 먼저 숲으로 들어가는 것을 시작으로 사흘간의 사냥 대회가 시작되었다. 그렇게 공작님을 필두로 숲으로 들어온 푸른 기사단 역시 적당한 자리를 잡아 사흘간 숲에서 지낼 시간 동안 사용할 베이스캠프를 지었다. 그리고 설렁설렁 가볍게 주변을 돌아다니며 숲을 탐색했다. 자신이 태어나 자랐던 곳에 있던 숲과 비슷...
호로록. 아이반이 내어준 약초차를 마시며 근육통에 좋은 약까지 챙겨준 아이반은 내 맞은편에 앉았다. “잘 지내는 것 같더니 갑자기 멍에 근육통은 무슨 일이었을까요.” “이런저런 이유로 처음으로 창을 잡아 봤을 뿐이에요.” “아, 사냥 대회 준비인가 보네요. 그나저나 로웨나의 체급이면 활이 더 편하지 않아요?” “....재능이 없어서요.” “저런.” 아이반의...
참지 못하고 작게 하품하며 들어선 식당에 자연스럽게 원하는 음식을 시키고 그대로 일랑의 본거지로 통하는 뒷문을 지나 덴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피곤해 보이네?” “파티 끝나자마자 온 거니까.” 드레스만 대충 갈아입고 온 거야. 그렇게 말하며 실핀이 여기저기 찔러대는 두피에 인상을 찌푸리며 핀을 하나, 둘 뽑아내었다. 그리고 엉킨 머리를 신경질적으로 풀어내자...
“오늘 출근은 했어요?” “했다. 그리고 쫓겨났어.” “갑자기요?” “영애께 파트너 신청을 안 했다는 말에 드셀라 경이 쫓아내더구나.” “드셀라 경이 왔어요?” 들을 줄 몰랐던 우직한 기사의 이름과 의외의 행동에 놀라 되묻자니 고개를 끄덕이며 오늘 수도에 따로 왔다는 말에 영문을 몰라 고개를 갸웃했다. 하지만 금방 공작님의 필요에 의해 불려왔겠거니 여기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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