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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버트가 나가고 난 뒤의 방은 적막했다. 두꺼운 유리창 너머에서 들리는 복작거리는 웅얼거림 말고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방. 권력자들의 손에 놀아나는 꼴임을 잘 아는 빈센트는 심란한 기분을 가라앉히기 위해 새 잔을 꺼내 위스키 반잔을 따랐다. 황금빛 액체를 흔들면 들리는 크리스탈잔에 부딪히는 얼음 소리가 마치 금화의 소리 같아 복잡하던 마음이 진정되는 ...
“지나치게 가까우니 그 면상을 치워주길 바라네 크루거.” “자네의 결혼을 알선한 전 애인에게 너무 각박한 처우 아닌가 빈센트?” “비켜.” 한 발 물러나 주는 쪽은 앨버트였다. 어쩔 수 없단 듯 고개를 가볍게 저으며 몇 걸음 떨어져 그의 얼굴을 마주했다. 해를 마주하고 미소 짓고 있는 앨버트와 달리 그늘진 얼굴에 무표정한 빈센트는 마치 그의 목의 검은 보타...
하늘은 푸른 구름 아래 흰 구름으로 메워져 있는 어딘가 건조한 바람이 불어오는 결혼식 날이다. 일정한 높이로 다듬어진 잔디는 푸릇한 냄새를 풍기고 짓이겨져도 다시 일어난다. 마이어스 저택의 집사와 메이드들이 정원에 만들어 둔 결혼식장에 사람들이 하나 둘 들어와 아는 얼굴에게 인사한다. 저 밖에 멈춰선 차에서 정장을 차려 입은 앨버트 크루거가 내렸다. 나름 ...
케이크, 푸딩, 스콘, 슈크림, 마카롱, 몽블랑, 솜사탕, 젤리. 파이. 달콤하고 부드러운 것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여자의 남자는 치과의사였다. 햄스터처럼 양 볼이 터질 듯 집어넣고 한없이 행복한 표정을 짓는 여자를 바라보며 웃는 그의 미소 뒤에는 직업 정신이 번뜩이고 있었는데, 핸드피스에 장착한 버(bur)가 이빨에 달라붙는 당분을 긁어내는 상상을 하고 ...
“자네가 나를 먼저 보자고 하는 건 오랜만이군 크루거.” “그간 잘 지냈습니까, 무슈 마이어스?” 사장실 안으로 들어오는 건 크루거 헬스 솔루션의 대표이사 앨버트 크루거 박사였다. 무슈 마이어스는 자신의 의자에 앉아있다 그를 보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무슈의 낯에 반가운 기색이 가득했고 앨버트 역시 그런 그에게 미소로 응답했다. 그들의 잘 꾸며진 가면은 얼굴...
악연도 인연이라 두 사람은 엮일 수밖에 없던 운명이었다. 1 크루거 주식회사. G2 지역 최대의 헬스 솔루션 그룹. 그러나 실상은 마약 밀매계의 큰 손. 의료사업을 기반으로 다져 둔 유통 커넥션은 견고하고 은밀하여 크루거 사의 안정된 수입을 보장해 왔다. 만일 그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다면 ‘드림이터’들의 도움을 받아왔다. 그들은 전문적이고 자연스럽게...
사랑에 빠진 사람은 달라진다. 그 전과 같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상대를 보는 눈빛, 행동, 아주 작은 행동 하나하나에 따듯한 온기가 묻어난다. 그 온도가 낯설어, 조금의 온기가 뜨거워 잠깐의 스침에도 작은 화상을 입는 듯 했다. 안덴테가 레이몬드의 사랑을 알아채기 시작한 날부터 그녀의 속에 자그마한 불씨가 옮겨 붙었다. 멱살을 잡던 손은 그의 몸을 건드리는 ...
깊은 가을이었다. 무성했던 나무가 앙상해지고 짙푸른 숲은 빛바랜 색으로 물들어가는 계절. 세상의 흐름과는 동떨어진 것만 같은 이 저택에도 계절의 변화라는 것은 찾아왔다. 도심과 아주 멀어서 세상 돌아가는 일은 곧 남의 일이었고 자신의 일은 그들만의 시간으로 살던 저택에 범인의 시계가 들어왔다. 그것도 시작과 끝이 있는 시한폭탄 같은 시계가. 그것을 끌어들인...
하늘이 흐리다. 아니, 흐리다 못해 무겁게 내리 누르는 구름이 잔뜩 껴 있다. 그리고 한 송이, 두 송이 눈이 내린다. 함박눈이 잔뜩 내리기 시작한 어느 겨울 방학. 앨버트는 고층 아파트에서 거리에 쌓이는 눈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회색만이 가득한 삭막한 도시를 하얗게 덮어버리는 눈이 점점 세상의 색을 지워버린다. 도로도, 건물도, 심지어 사람마저 하얀 세계...
외출하기 좋은 날씨였다. 봄이 완연하니 스치는 바람에서도 계절이 묻어난다. 두꺼운 외투를 접어 넣고 보다 가벼운 차림새로 그 바람을 맞으며 푸른 하늘 가득히 피어난 뭉게구름 아래를 거니는 사람들이 도시의 거리마다 가득이다. 휴일을 맞아 함께 나들이를 온 두 사람도 봄기운에 들뜬 낯이다. 특히 양 볼 가득 발그레 벚꽃 색을 띠고 그 자신보다 한참은 더 크고 ...
빈센트는 인육의 맛을 기억한다. 날것에서 나는 쇳내, 피의 비린 맛, 이로 씹을 때마다 찢어지는 근섬유의 부드러운 감촉까지. 하루에 한 번 지급되는 먹이는 평범한 어느 누군가의 육체. 살기위해서 역겨움을 이겨내고 시체 조각을 씹었다. 그렇게 매일, 같은 시간에 지급되는 먹이에 길들여진다. 그리고 그 안에서 ‘맛’을 느껴버린 스스로를 발견했다. 희미해졌던 도...
햇살을 가득 머금은 금발에선 햇볕냄새가 난다. 잠에서 깨어난 감각들이 녹아드는 온기를 느낀다. 해를 등지고 누워있던 티모시의 눈꺼풀 위로 빛이 쏟아졌다. 눈부셔 눈을 뜨면 반짝이는 밀밭이 제 앞에서 산들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풍경을 가만히 바라보다보니, 천천히 차오르는 에메랄드 빛 두 개의 태양이 푸른 하늘을 마주하는 때가 된다. “...
땅 아래 6 피트, 네가 누운 깊이. 너의 부고 때부터 들리던 소음이 여전히 귀에 맴돈다. “빈센트 에지워스가 죽었다고요.” 너의 부재를 무겁게 물었다. 그 자가 뭐라고 했더라. 이곳까지는 어떻게 왔더라. 너의 이름을 뱉은 후의 기억은 완전히 사라지고 너를 보는 그 순간이 되어서야 내 시계가 다시 돌아갔다. 내 눈앞에 새하얀 꽃에 둘러싸여 검은 침대에서 잠...
장터가 서는 날이면 거리는 활기를 띠다 못해 소란스러운 지경이었다. 흥정하는 사람들, 서역에서 온 신기한 물건들을 구경하는 자들, 그걸 사는 부자들. 장옷이나 쓰개치마를 뒤집어 쓰고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는 양갓집 아씨들. 오늘 장터에 나온 흥미로운 서역 물건은 사람이었다. 빅터 블레이크, 붉은 머리에 색이 다른 눈동자, 훤칠한 키에 자기들과는 전혀 다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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