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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억, 헉...” 혀가 가죽인 양 뻣뻣하다. “흐아악... 으헉...” 비오듯 흐르는 땀이 등을 적시고, “으그으으으읍..!” 발목은 모래주머니를 찬 마냥 휘청인다. “아 진짜...!” 수련으로 인한 분투라면 덜 억울했겠으나, 청명이 하는 건 수련도 뭣도 아니었다. 그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은 달리기. 전현생을 통틀어 다시 없을 집중력을 보여주며 텅 빈 화...
WARNING 잔인한 묘사가 나옵니다. 글 읽으실 분들은 주의하세요. 예로부터 하늘의 뜻 뿐 아니라 사람의 꾀가 있어야 일이 성공한다고 했다. 쉽게 이야기해서, 하늘 탓을 하지 말라는 거다. 금년 화종지회(華終之會)를 성공적으로 치른 화산의 제자들은 그 말을 뼈저리게 새겼으며, 줄기줄기 그늘 농사를 지어가는 매화나무처럼 거하게 수련이란 농사를 지어보자고들 ...
WARNING 학대 묘사가 나옵니다. 글 읽으실 분들은 주의하세요. 그날 밤은 무더위가 좀 가시던 때였다. 저녁 내내 비가 쏟아졌기 때문일까. 화산에만 머물던 매화 향은 물내를 머금고 화음현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그날따라 바람이 선선했고 거리를 물들이는 향이 참 맑고 달아서, 사람들은 달뜬 얼굴들을 하였다. 좋은 일이 있을 징조냐고. 화산의 현판이 새로 걸...
사선으로 내리던 비가 그친 것은 토와가 24번가AVENUE 24에 들어설 때였다. 녹녹한 물기가 어리던 게 언제였냐는 듯 억센 바람이 불고 보도블록 사이에 고인 수면이 잘게 출렁이다 잠잠해지기를 수 차례. 보랏빛 우산을 거두자 묘하게 찬연하진 거리가 눈에 들어온다. 검은 것은 더 검게, 흰 것은 더 희게. 네온은 더욱 어지럽도록, 글자는 더 흐려지도록. 그...
밤과 바다를 꿰뚫은 빛이 완만한 곡선을 그릴 때가 있다 수만의 날개가 붓 가닥들을 이루어 등대의 벽면에 담색의 풍경이 들이찬다 뿌리들만이 붙들던 언덕 움츠러든 가지의 그림자는 막춤이 끼어들자 흥그러이 펴졌다지 흔들리며 흔들어대며 북 없이도 장단을 맞추는 폭 넓은 소매를 가진 이들이 모여든다 황금의 나라에서는 하루살이라고 명명했다 첫 닭이 울면 사그라져야 해...
햇빛이 새어드는 모양새를 어떻게 써야 할까 고민했다 그 비스듬에 내 몸을 끼워 맞춰보던 그 행위에 대해서는 햇빛의 사각은 좁고 나는 커서 눈이 부시던 것은 찰나였다 사진을 찍을 겨를도 없었다 그래도 바닥에는 온기가 남아있어 몸을 힘껏 말았다 해명을 해명하다 보면 돌고 돌아서 햇빛에서 멀리 떨어진 문손잡이가 된다 매끄럽지 않고 맞물리지도 않은 문손잡이의 색깔...
한여름의 꿈처럼 사라진 버드나무. 앙상히 무늬만 남은 대나무 살이 대신, 두 쌍의 눈에 어린다. 끔벅, 또 끔벅. 검붉은 옻 빛만이 선명한 적막을 깬 건, 단연히 젊은 쪽이었다. “그게 끝이오?” 솔잎마냥 촘촘히 짜인 눈썹이 세모꼴이 되자, 그럴 리 있습니까. 무심한 말투로 쪼그라든 화톳불에 시선을 주는 이. 합죽선을 허리에 차고, 가닥가닥 이어지는 연기를...
갓난아이에겐 서른 밤이 영겁처럼 느껴지듯, 혼례를 앞둔 둘에게는 고작 열흘이 그리 느껴졌다. 그 열흘 동안에 수풀을 울긋불긋 수놓던 철쭉들은 낱낱이 흩어져 여름 한낮을 불러오고 방 안은 두꺼운 솜이불 대신 늘씸한 죽부인이 자리하고 있다. 보통의 날 같았으면 베로 만든 옷을 입고 죽부인을 붙들고 긴 낮잠을 잤겠으나, 링은 말똥히 뜬 눈으로 저를 감싼 옷들을 ...
입김만 아니라면, 나무 끝자락에 걸린 저 별은 더 잘 보일 텐데, 싶은 생각이 드는 밤. 기울어진 땅을 밟고 서서, 숨을 참은 것은 그런 이유에서였다. 수 분 뒤면 짙은 푸른빛으로 물든 겨울 하늘을 드러나고, 국자 모양의 유난히 밝은 별들이 눈에 담길 터였다. 그러나 그 수분이 조용히 지나갈 리 없다. 빨리 가자, 고 어색한 한양 말씨가 들려 고개를 돌리면...
생명이 빽빽이 자라는 곳. 동시에 무수한 생명이 빛을 잃는 곳. 불투명한 어둠이 자리하고 있어, 숲은 사람들의 관심과 외면을 동시에 받았다. 가장자리의 푸른 그림자만을 밟으라고, 거듭 자신의 아이에게 당부하는 어른들이 있고, 조금 깊숙이 들어간 곳에서는 산신(山神)에게 치성을 드리는 승려의 음성이 나무에 매달린 방울을 따라 하늘로 올라간다. 길은 꼭 거기까...
적당히 흐리다. 재를 잘못 삼켜 뱉은 듯한 얼굴을 하고, 점점이 짙은 회색을 남기는 하늘. 밤은 아니지만, 그림자 없이, 발자국만으로 모로하는 길을 디뎌간다. 풀숲을 헤칠 때마다 연한 물기가 묻어나고, 햇빛을 쬐기 전까지는 사라지지 않을 내음이다. “찾았다.” 조용히, 어딘지 안도하는 듯 목소리는 목보다 깊은 곳에서 흐른다. 온점과 함께 떨어져 구른 한숨이...
*전 편 '기도'와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공기가 포근하다, 싶어서, 볼이 살짝 옆으로 밀렸는데 쓰리지 않아서, 토와는 말리는 눈꺼풀을 천천히 들어올린다. 반쯤 드러난 붉은 눈은, 빛난다기보다는 고개를 숙인 아이의 그림자와 같아서, 제 형제와 사촌이 깨어 있었다면 여전히 아픈 거냐고 눈살을 찌푸렸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세츠나는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고 사촌...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었다. 눈 앞을 가릴 것 무엇도 없어서, 금방이라도 거침없이 날개를 펼쳐, 제 몸을 띄울 수 있을 것 같았다. 갈매기들보다도 유려한, 흑단으로 이루어진 제 몸을 틀어, 낙하하고 다시 솟구쳐 태양을 찌르면, 귀한 무언가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하늘빛. 그러나 그것은 한낱 꿈일 테다. 말라비틀어진 다리를 움직이며, 땅에서 벗어나...
사소한 실수였다. 쏟아지는 공격을 피하려고 발을 옆으로 옮기려다, 팬 곳을 디디고 만 것. 하필이면 참격이 사선으로 날아왔고, 하필이면 넘어진 몸이, 손목과 발목이 말썽이었고, 하필이면 제 언니라 칭하는 자가 가까이 있었다. 정해진 수순처럼 그녀는 몸을 날렸고, 참격이 정확히 등을 내리 갈랐고, 세츠나는 힘없이 늘어진 토와를, 점점 적셔오는 피 냄새에 짓눌...
현실과 영화가 같지 않다는 걸, 머리로는 안다. 영화였다면, 지금 이 장면 다음으로, 쓸쓸한 BGM이 흐르고, 두 남녀는 서로의 어깨에 기대거나 작별의 입맞춤을 했겠지. 그러나 셋쇼마루는 그 어떤 것도 하지 않았다. 마루에 흐른 술이 마를 때까지, 정자 가장자리에 걸터앉아 깜박이는 가로등을 바라보고 그 옆의 여인도 반대편 기둥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나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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