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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반팔 입었네요?” “너무 덥지 않냐. 갑자기 더워지네.” 피부 진짜 하얗네, 새삼스럽지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최근 뿌리 염색을 해서 다시 깔끔해진 백금발과, 왼 가슴 쪽에 작은 고양이 무늬가 그려진 새하얀 반팔티 사이에서도 석진의 하얗다 못해 뽀얀 피부색은 밀리지 않고 열심히 자기주장을 하고 있다. 훅 올라간 기온에 화답하여 시원하게 드러난 양...
문득 생각이 든다. 나는 사실 술에 보수적인 사람이었던 걸까? 살면서 자신이 음주에 보수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누가 술 먹자 하면 쪼르르 달려가고, 만취하고 흑역사를 생성한 적도... 또래 대비 상대적으로 적은 편도 아니다. 음주에 관대하다면 관대했지, 절대로 보수적인 편은 아닌데. 그렇다면 지금 기분이 왜 이렇게 이상하지....
비워낼 건 어젯밤에 다 비워냈다고 생각하는데, 왜 또 이러는 것인지, 일어나자마자 변기를 잡아야 했다. 아홉 시에 맞춰놓은 알람은 당연히 못 들었고, 일어난 것도 잠을 다 자서 눈이 뜨인 것이 아니라 위장이 마구 요동치는 탓에 억지로 일어났다. 알람시계가 따로 없네, 이 망할 놈의 알코올. 퀭한 얼굴로 정말 지랄맞게 쓴 위액을 토하고 나니 비로소 속이 좀...
어제저녁 헤어질 때 다 포기한 사람들처럼 패잔병 같은 말투로, 어떻게 보면 정신이 반쯤 나가 역설적으로 쾌활한 말투로 인사를 나눈 것 치고는 마지막 시험을 생각보다 잘 봤다. 인생 첫 대학 시험을 무사히 마무리한 태형이 후기를 남겨 본다면, 대체 무슨 장단에 맞추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 중고등학교 때와 완전 딴판이다. 첫날 시험은 1학년 수업이라는 걸 망...
“너는 진짜 라떼가 제일 좋아?” “아, 네. 커피는 맨날 라떼만 먹어요.” 중간고사가 시작되기까지 일주일 남짓 남은 시점이다. 대학생을 포함한, 학생이라면 시험기간에 피폐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이공계의 경우 그 정도가 더 심하다. 태형과 석진 또한 이쯤 되니, 매일을 붙어 있으면서 하는 일은 공학의 매운맛을 같이 체험하는 것이다. 첫 시험이라는 불...
“지민아.” “어어.” “...친구를 짝사랑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껏 바닥으로 처박은 목소리에 지민이 안주를 먹다 말고 고개를 들었다. 표정도 목소리와 별다를 바가 없이 심각했다. 태형에게 조금이라도 어벙한 기운이나 웃음기가 느껴졌다면 곧바로 잔뜩 놀렸을 터인데, 모래 한 톨만큼도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진지한 모양을 하고 있었다. “친...
오후의 캠퍼스는 활발하다. 혼자서, 짝지어서, 무리 지어서, 제각기 다양한 형태로 다양한 목적지를 갖고 움직이며 캠퍼스에 활기를 더한다. 그 사이에서 석진을 찾아보라고 하면, 물론 가능하다. 머리 색부터 용모까지 이목이 끌리지 않는 구석이 없으니. 그러면 그 직후 곧장 달려가서 ‘석진이 형!’을 외치며 역동적으로 석진의 시야 안에 들어보라고 하면, 그건 ...
“에, 에, 저랑요-? 둘이서요?” 다음 날이었다. 아직 꽃이 피지 않은 벚나무 아래, 태형의 입에서 얼빠진 감탄사가 나왔다. 아, 너무 등신 같은 말투였다, 하는 생각이 바로 들 정도로. 태형을 이리 당황시킬 확률이 가장 높은 인물은 석진이었고, 지금이 딱 그 상황이었다. “아, 좀 불편하면 거절해도 돼.” 무슨 일인가 함은, 대략 1분 전으로 되돌...
귀가하자마자 대충 겉옷만 벗어던지고 곧장 침대로 몸을 던졌다. 베개와 이불을 상대로 얼마나 스파링을 했는지 모른다. 헝겊에 쌓인 죄 없는 솜덩어리만 죽어라 때리고 쥐어뜯었다. 또 귀갓길은 얼마나 고역이었는가. 석진이 분명 ‘얘들아 조심히 들어가, 김태형은 해장 잘하고.’라는 말을 했었다. 그것이 또 태형의 밸브를 열어젖혔고, 지하철에서 내내 소리 지르고 발...
태형은 ‘사실상’ 모태 솔로다. 표면적으로는 아니다. 이것이 무슨 말이냐 하면, 학창 시절 연애 경험은 있었다. 그리고 전부 두 달을 넘기지 못했다. 태형이 찬 적도, 차인 적도 있었지만 이유는 전부 같았다. ‘별로 안 사랑하는 것 같다.’ 동량은 없이 구색만 갖춘 지푸라기 집 같은 연애였다. 뛰어난 용모 탓에 고백은 수도 없이 받았지만 그중 9할은 전부 ...
너무 놀라면 비명도 못 지른다는 것이 이럴 때 쓰는 말인가 싶었다. 그토록 또 보고 싶던 얼굴, 정면에서 보고 싶은 얼굴, 창조주가 미의 신과 합심하여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낸 듯한 화용월태. 그때 들었던 순간의 감정은 생각보다 단순하게 정의할 수 있었다. 가까이서 보니까 더 잘생겼다. 진짜, 존나, 엄청나게 잘생겼다.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뭘 멍 ...
애타게 찾는 그 사람이 없어서 개총은 적당히 아쉬움이 남는 자리였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기에 선배에게 술게임도 배우고, 나름 재미있게 놀았다. 지민과 인스타 아이디는 물론 전화번호 교환까지 했고, 귀갓길에는 지민의 선톡으로 한결 지루하지 않은 지하철 안에서의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아 이거 물어보려 했는데 너 일반생물학 002분반 맞지] [응 나 00...
학생회 선배가 귀띔해준 대로, 대형과가 아닌 신입생의 수강신청은 그닥 어렵지 않았다. 전날에 술을 마셔서 약간 몸이 찌뿌둥한 채로, 피시방도 가지 않고 집에 있는 최신형 노트북으로 가볍게 성공했다. 수강신청이라고 해봤자 전공 필수 과목들의 시간대를 고르는 것뿐이었고, 성공한 대가로 일주일 내내 오전 수업이 없는 축복받은 시간표를 얻게 되었다. 이제 또 개...
새로운 시작은 언제나 설레고 긴장된다. 기존에 속하던 집단에서 벗어나, 새 집단의 새내기가 된다는 것. 그리고 그곳에서 적응해 나가는 것. 인생이란 이러한 일련의 행위의 반복이 아닐까, 태형은 생각했다. 어쨌든 자신은 어리다. 그와 동시에 새 시작을 앞두고 있다. 교복을 벗은 지 두 달이 채 되지 않았고, 더는 미성년자가 아니게 된 시점도 그와 거의 비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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