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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이슬이 버터크림 잔디 위에 송송 맺혔는데도 뺨에 닿는 공기가 건조했다. 며칠간 비가 내리더니 오늘은 모처럼 날씨가 아주 좋은 날일 모양이었다. 비 오는 날도 좋아하지만, 역시 해가 쨍쨍한 날은 기운도 번쩍 나서 좋았다. 이참에 젤리 다육이를 구워주면 좋겠다 싶어 마을에서 가장 볕이 좋은 언덕에 올라왔을 때, 마을을 굽어보는 높은 나무 앞에서 그림자처럼 ...
햇빛 엄청 짜증나. 피부만 타고, 괜히 눈만 엄청 부시고. 언젠가는 좋아했던 것도 같지만 이제 아무래도 상관없어. 달빛은 그러면 어떠냐면, 싫지는 않았다. 하지만 애초에 햇빛이 좋니, 달빛이 좋니 이딴 고민에 발목 잡히는 상황이 짜증났다. 아무튼, 수면부족도 아무짝에 도움이 안 되니까 집에 가긴 해야지. 카사 군에게 새로 알려줄 안무 뒷부분을 확실히 익혀두...
처음 그를 만난 날은 세찬 비가 몰아치고 있었다. 퍼붓는 비 탓에 땅은 죽음의 늪을 방불케 할 만큼 질퍽거렸고, 뭘 하기는커녕 운신을 걱정해야 할 정도였다. 내내 연구실에 틀어박혀 있었던 입장에서는 난처하기 짝이 없었으나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물러설 수도 없었다. 애초에 물러설 곳이 없다는 것이 맞겠지. 보기만 해도 진절머리날 정도로 많은, 지평선...
오늘은 나쁜 히요리의 날이네. 토모에 히요리는 가볍게 미간을 찡그렸다. 나기사 군이 탄 비행기는 계속 지연 중이었다. 분명히 직항으로 골랐는데 왜 연착되는 걸까, 그 사에구사 군이라는 아이 별로 일 못하는 거 아니야? 돌아가면 제대로 불평해둬야겠네. 아니, 계약 직후에 말할만한 내용은 아닌가? 하지만 스카우트한 건 그쪽이고 조건도 전부 맞추겠다고 했으니까 ...
달의 뒷면은 생각보다 황량했다. 모 생체로봇의 양산 현장 같은 것은 물론이고, 월인이라든지 하는 환상적인 존재 따위는 코빼기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나마 지구-지금은 저 멀리서 창백한 푸른 점으로 빛나는 것-에서 봤을 때는 늘 눈부시게 빛났는데, 막상 그 빛나는 달에 발을 디뎠는데도 눈에 보이는 풍경은 실로 살풍경하기 짝이 없었다. 몇십억이 넘는 인류 중에...
세월은 흐르는 물과도 같아 끊임없이 흘렀다. 이따금 더운 날에는 그날 손끝에 스쳤던 차단한 머리칼의 감촉을 떠올리기도 했으나 내가 손에 쥔 것은 차갑고 단단한 목도였다. 지쳐 나가떨어질 정도로 검을 휘두르고, 잠들기 전에는 그날 배운 것을 묵상하며 나날을 보냈다. 이 모든 시간이 나를 검으로 벼리는 시간이라 생각하면 그리 괴롭지는 않았다. 그렇게 몇 번의 ...
늦겨울 어느 날, 훌쩍 아버지에게 연락이 와서 본가에 돌아갔다. 오랜만에 만난 아버지는 많이 수척해 보였다. 그렇게 좋아하던 술도 입에 대질 않으시던 아버지는 한동안 창문 밖을 쳐다보다 툭 내뱉었다. 친구가 죽었는데, 유품을 대신 받아 와줬으면 한다고. 당신은 미움을 사서 갈 수 없는 곳이라니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대체 뭘 하고 다니셨기에 젊을 적...
언제부터인가 해는 저물었지만, 아직 완전히 어두워지지 않은 하늘을 보고 있으면 가슴이 뛰었다. 왜 그럴까, 창 밖을 멍하니 쳐다보다가 샛별이 두어 개 떠올라 하늘이 더 깊은 푸른 빛으로 저물어갈 때쯤이 되면 자신의 마음을 깨닫고 혼자 옅은 미소를 띠곤 했다. 이 색깔은 시라이시의 머리칼과 똑같은 색이었다. 지금은 내 곁에 무릎을 당긴 채 오도카니 앉아 꼭 ...
눈을 떴을 때는 오전 4시 39분이었습니다. 왜 하필 이런 시간에, 라고 생각하기에는 어제저녁에 차를 좀 많이 마셨죠. 아마 그것 때문일 거예요. 요즘 미팅이 잦아서 워낙에 차를 자주 마셨거든요. 카모마일 티에는 조금도 카페인이 들지 않은 걸 알면서도 나는 혼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야, 그렇게 믿고 싶었으니까요. 믿고 행동하고 언제까지나 "열심히" 살면...
제일 개구진 쿠키도 잠든 시간, 블랙레이즌맛 쿠키는 혼자 밖으로 나왔다. 쌀쌀한 날씨에 하얀 숨결이 공중으로 흩어졌다. 아마 내 몸에서 가장 하얀 부분이겠지, 자조적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그런 감상을 갖기에는 갈 길이 바빴다. 어제만 해도 와플로봇 놈들이 마을 인근까지 얼쩡거렸는데 오늘 야간 경계를 소홀히 할 수 없었다. 블랙레이즌맛 쿠키는 그나마 두 짝...
- 나츠메 군,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에요. 모두 퇴근해버린 어느 늦은 저녁, 어깨를 조금 넘은 곱슬머리를 대충 묶은 청년이 인사말만 덩그러니 쓰인 편지지를 노려보고 있었다. 한참 종이를 노려보던 청년은 작게 한숨을 쉬고 안경을 밀어 올린 뒤 다음 글을 써 내려갔다. - 우란분재 준비도 한창이에요. 나츠메 군은 본 적 없는 유닛들도 다들 분발하고 있나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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