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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야근을 마친 로잘리테 님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아들, 오늘은 엄마랑 같이 자지 않을래?" "미치셨습니까?" "아니 얘는 뭔 생각을 하는 거니.엄마가 아들이랑 그동안 같이 자 본 적이 없어서 오늘 같이 자자는 건데.혹시 이 엄마가 싫으냐?" "아니,그게 아니라..." 많이 좋아해요,근데 같이 자면 그걸 들킬 거 같아서 그래. "그럼 뭐가 문제니,...
비가 거세게 내리던 날 밤. 로잘리테 록스버그는 자살을 시도했다. 어째서? 이유는 없었다. 다만, 그저 확인할 것이 있었다. 회귀는 멈췄는가. 다음 회차가 아직 남아 있는가. 알아봐야 한다. 설령 회귀가 끝났더라도, 마음 편히 쉴 수 있을 것이다. 남은 이들의 족쇄도 전부 풀어 주지 않았는가. 글렌을 디아몬트 령에서 꺼내주었고, 잭도 어두컴컴한 지하에서 꺼...
한 아이가 놀러 갔다가 길을 잃었다. '여기가 어디지...?' 한참을 헤매던 아이는, 이내 그곳이 말로만 듣던 흡혈귀들의 지하 도시 입구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한 번도 와 본 적은 없었지만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중세풍의 거대한 문. 코 끝에서 느껴지는 피 냄새. 그리고....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한 마리의 흡혈귀. 달아나고 싶었지만 아이의 두 다리는...
아가씨는 잘못을 저질렀다. 누구에게? 어떻게? 얼마나? 주위의 수많은 이들에게, 자각도 없이,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잘못을. 항상 약혼자가 아닌 남동생만을 우선시하며 약혼자가 자신을 정말 필요로 할 때조차 남동생만을 챙겼고, 파티장에서 다른 공작가의 여식을 꼬셔놓고는 나몰라라하며 모르쇠로 일관했으며, 자신을 좋아하던 옆 나라 재벌 가문의 서자를 양아들...
벚꽃이 만발한 4월의 어느 날. 루크 록스버그는 록스버그 공작저를 방문했다. 봄이 한창이라 그런지, 마차를 타고 오는 내내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 자꾸 그의 눈에 밟혔다. 이 저택도 봄이라고 주변에 꽃이 만발했구나. 저택으로 들어서자, 익숙한 얼굴의 하녀 둘이 그를 맞이해 주었다. 그들의 안내를 받아 공작 후계의 집무실로 향했다. "왔구나." 로잘리테 록스버...
록스버그 영지에도 상담소가 생겼다. 상담 내용은 연애, 직장생활, 인간관계 등등 다양하고, 비밀 유지를 위해 상담실에는 상담사가 나가면 상담하면서 들은 내용을 모두 잊게 하는 마법이 걸려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들은 내용을 전부 기록하면 될 것이다. 중요한 정보가 들어올지도 모르니 듣고 바로바로 기록해둬야지. 그리고 결정적으로 어제 윌 브라운에게 루크가 며...
만약 누군가 레이나 레템과 에반 라에프의 관계에 대해 묻는다면 아마 적대 관계라고는 대답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 둘의 관계는 좋다, 나쁘다 두 가지 중 하나로는 설명할 수 없었다. 당신은 뒤에서 누군가가 당신의 이름을 부르면 어떻게 하는가? 보통 사람들은 뒤에서 친구가 부르면 뒤를 돌아 활짝 웃어 보이고 연인이 부르면 조금 수줍게 웃어 보인다. 레이나 레템...
*록스버그 공작가와 알레인 왕가는 먼 친척 관계이다. 네뼘은 이 사실을 알고 있지만 로잘리테는 모르고 있다.* 알레인 왕국의 1왕녀 그레이스 알레인은 록스버그 공작가의 로잘리테 록스버그 소공작을 남몰래 좋아했다. 아주 오랫동안, 아주 많이. 그녀의 마음을 알아채버린 알레인의 왕비는 어느 날 그녀를 조용한 곳으로 데려가 이렇게 속삭였다. "록스버그와 알레인은...
이것은 어느 장사꾼 집안 서자가 어릴 적에 있었던 일이다. 아직 어린 그를 싫어하던 하인 몇 명이 그를 지하실에 가둔 적이 있었다. "살려주세요. 제발 여기서 나가게 해 주세요." 아무리 애원해도 그들은 밖에서 비웃을 뿐이었다. 그런 그의 뒤에서 뭔가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났다. 쥐인가 싶어 가까이 다가가던 순간 그는 그것이 사람의 형체라는 것을 알아챘다. ...
나는 21세의 로잘리테 록스버그이다. 그리고 지금 어딘가에 갇혀 있다. 의자에 꽁꽁 묶여서. 한 줌의 달빛만이 들어오는 석조 건물 안에. 파도 소리가 간간히 들려오는 것으로 보아 해안가인가 보다. "게 아무도 없느냐!" ....... "나 좀 도와다오!" ....... "살려다오!"....... "살려다오!살려다오!" 아무도 안 오네. 새끼들이 빠져가지고는...
오늘은 발렌타인데이이다. 물론 지구에서나 발렌타인데이지, 여기 k-452b에서는 그냥 특별할 것 없는 날이지만. 그렇지만 나는.데리고.갈.것이다.글렌.공자를.좋은.곳에. 먹일.것이다.초콜릿을.글렌.공자에게. "글렌 공자!바쁜가?" "보면 모르십니까." "아유 까칠하기는.역시 앙칼진 맛이 있어." "헌데 무슨 일이십니까?" "나랑 좋은 곳에 가지 않겠나?" ...
저는 어제 당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다 알고 있습니다. 당신은 붉은 머리칼의 그와 동침했었죠, 시치미 떼셔도 소용없습니다. 휘날리는 당신의 머리칼 끝에서 그의 향이 나는걸요. 저는 봤습니다. 당신이 양자의 품에 안겨 가쁜 숨을 몰아쉬며 그와 정사를 나누시는 그 모습을. 두 분 다, 아주 즐거워 보이시더군요. 또 그저께는, 무도회장에서 흉부 근육이 훌륭한 남...
+++소재 주의+++ 폭풍우가 휘몰아치던 그 날 밤, 당신은 제 방에 찾아오셨고, 두려움으로 떨며 잠 못 이루던 저를 달래주셨죠. 저는 아직도 그 때 당신의 손길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 날, 당신은 제 곁에서 잠 자겠다 말씀하셨고 저는 그런 당신을 거부할 수 없었습니다. 어머니께선 밤새 제 곁에 있어주겠다 하셨고, 저는 당신께서 잠든 줄 알고 속마음을 털...
로잘리테 록스버그가 죽었다. 그 말을 들은 나는 실없이 웃었다. 드디어 그 여자가 죽어버리다니. 그렇게나 강인한 척했으면서. 이제 천하의 로잘리테 록스버그가 내게 잔소리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이 감격스러운 나머지, 눈물이 툭 하고 떨어졌다. ....왜지? 어째서 눈물이 흐르는 걸까. 난 분명히 그 여자를 싫어했을 텐데. 기쁨의 눈물이겠지. 설마 내가 그 여자...
내게는 한 가지 작은 소원이 있었다. 사랑하는 약혼자와 함께 손 잡고 나란히 꽃길을 걷는 것. 그것이 나의 소박한 바램이었다. 하지만 당신은 그 소박한 바램마저도 들어주지 않았다. 나는 당신과 가까워지고 싶은데, 당신과 함께 걷고 싶은데. 당신은 바쁘다며, 급하다며 저만치 앞서가고 있지 않은가. 당신과 나 사이의 거리는 멀고도 멀었다. 그 날도 그랬다.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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