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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밝았습니다. 여태까지 중 가장 고요한 아침일겁니다. 부산스러운 소리가 들리지 않았으며, 일어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모두가 죽었기에 조용했고, 아무도 없었기에 평화로웠지요. 눈을 부비적거리며 일어난 에스테파는 침대에서 내려온 뒤 제 옷을 살폈습니다. 그리곤 피가 잔뜩 묻은 상태인 옷을 벗을 생각도 하지 않은 채로 옷매무새만 조금 정돈하더니, 곧장 연...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났는데도 에스테파의 행동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남들이 잘땐 똑같이 잠을 잤으나, 남들이 일어나서 실험을 진행할 땐 연구소를 탐방할 뿐이었습니다. 그것도 꽤나 자세히요. 무언가를 찾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만, 에스테파가 얻어낸 것은 아무것도 없어보였습니다. 그렇게 셋째날 밤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평소와 조금 달랐습니다...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격분하던 한명이 연구소장에게 달려들었습니다. 아니, 한대라도 치려는 시도를 했다고 표현하는 편이 옳을까요. 분노를 표현했던 한 사람은, 실험체는, 무모할 정도로 용감했던 한 구의 시체는. 연구소장의 몸에 채 닿지도 못한 상태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서걱. 간결하고도 무거운 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칼과 같은 날붙이에 무언가가 베일 때 ...
이야기를 시작하려면 꽤나 먼 옛날로 돌아가야만 합니다. 연구소가 만들어지고 나서, 실험을 시작한 시점이 가장 적당하겠지요. 짐작도 할 수 없을만큼 옛날의 이야기입니다. 아직 인간이 육체 노동에서 해방되지 못했던 시점이라고 설명하면, 여러분이 알아들을까요? 어느 날 하나의 공고가 올라왔습니다.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한 연구소에서 올린 공고였습니다. 연구를 ...
“그 연구소 얘기 들었어?” 거리를 나다니는 사람, 평범하디 평범해 어디하나 특출난 곳이 없는 사람, 몸이 늙고 병들어 걸어다닐 힘조차 없는 사람, 이제 말을 막 하기 시작한 어린 아이, 그리고 어른. 말을 할 수 있는 모든 사람들의 입에서 하나의 연구소에 관한 이야기가 오르내립니다. 육체가 감당할 수 있는 시간의 한계라는 속박에서 벗어나, 불로불사라는 한...
호출 소리가 들려왔다. 저 소리가 들린다는 건, 웃돈을 얹어가며 날 지명한 사람이 있다는 뜻이었다. 분명 휴가를 냈는데, 허락도 받았는데. 그럼 일이 들어오지 않도록 막아줘야 하는 거 아닌가. 어쩔 수 없이 오늘도 일을 해야겠구나, 싶어서 임무를 받으러 보스의 방으로 향했다. 두번 노크할 것, 대답이 들려오면 그 뒤에 들어설 것. 부름에 응할때의 불문율이었...
거창한 것을 만들어내려고 진행한 실험은 아니었다. 실험실에 남아있는 시약들을 섞은 뒤 끓여서 만들어낸 기묘한 색을 띠는 정체불명의 약물이 대체 무슨 효과를 갖고 있는지 확인이나 해보려는 의도였다. 물론 만들어내자마자 실험체 하나에게 먹여보았으나 죽었고, 또 다른 실험체에게 주사해보았으나 죽었기 때문에 이제 남은 실험 대상은 작은 꽃 하나밖에 없었을 뿐이었다...
처음은 그저 장난이었다. 신뢰를 돈으로 사려 했으나 그의 신뢰는 생각보다 비쌌고, 친분 또한 예상보다 값졌으며, 내 주머니엔 그 무엇도 살 수 없을 만큼의 푼돈만이 존재했다. 친해지려면 꼬셔야한다고? 그거 내 전문이지. 친해지는 게 자신이 있는 건 아니지만, 친해지는 법쯤은 알았다. 이것저것 해보다가 안 되면 키스하면 되잖아. 쉽네. 힘 하나 믿고 나대면 ...
떠나가거든, 부디 당신의 부재를 느낄 수 없는 봄에 떠나가주세요. 찬란하고도 부드러운 봄빛에 가려 당신의 뒷모습이 흐릿해지는 때에. 흐드러지는 꽃잎에 당신의 모습이 모두 가려질 그때에. 당신의 부재에 마음이 저며지는 것이 아니라, 그저 어여쁜 꽃잎이 눈앞에서 짓물렀을 뿐이라 착각할 수 있도록. 떨어져야 할 꽃잎이 떨어지듯, 당신과 제가 멀어지는 것이 당위에...
일그러진 시간을 비집고 탄생한 존재. 수많은 실패를 뒤로하고 눈을 떠 당위를 상실한 돌연변이. 중복된 시간이 겹쳐 만들어진, 태어날 운명이 아니었던 그것. 벽과 바닥의 틈에서 눈을 떴으니, 사이. 시간과 시간의 틈에서 생겨났으니, 사이. 사람과 사람의 틈에서 자라났으니, 사이. 어떻게 표현하여도 사이에서 벗어나지 못할 아이야. 단지 시간이 너를 이루되 그저...
그는 그 스스로, 불행한 용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가 있었다. 남들은 모두가 갖고있다는 이능을 단 하나도 깨우치지 못했으니, 이쯤 되면 타고난 이능이 없다고 보는 것이 옳았고, 완전한 용이 아니라고 보는 것이 옳았다. 그는 본래 게으른 성정이 아니었다. 허나 익숙한 실패는 용의 의지를 깎아내리기 마련이었고, 보이지 않는 희망을 좇는 것은 미련한...
그는 그 스스로, 불행한 용이라고 생각했다. 태초에 하늘이 있었다.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자들의 눈에 비춰진 하늘은, 모든 것을 보는 존재였다. 감시하는 존재였고, 심판하는 존재였다. 기쁘면 햇살을, 흥이 과하면 뙤약볕을, 노하면 천둥을, 슬프면 비를, 절망에 휩싸이면 재앙을 내리는 존재였다. 그들에겐 단지 하늘이 존재했다. 하늘에 의해 모든 것이 보였다....
태초에 7개의 기둥이 있었다. 기둥, 아무것도 모르는 인간들은 그것을 기둥이라 칭했다. 아마 거대한 무언가를 칭할 말이 그것 밖에 없었던 것이겠지. 첫번째 기둥, 델. 그는 교만(驕慢)이라는 이름을 갖고 탄생했다. 제 모든 것을 고고하게 여겨 고개 따위 숙이지 않고, 저보다 하찮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모두 낮잡아 보며 비웃는다. 제가 잘났다는 사실을 뽐내는 ...
파도는 달을 그리워했다. 갖지 못할 상대는 더욱이 탐이 나는 법이었다. 땅에 붙어 바다와 한몸인 파도는 달을 탐냈다. 드넓은 밤바다에 비친 달의 모습을 제 몸에 가득 담아 흉내 내기도, 바닷물을 끌어모아 높은 곳으로 올라가 달에 닿으려 시도하기도, 달의 빛조각을 한움큼 훔쳐와 깊은 바닷속에 꼭꼭 숨겨놓기도 하였다. 그럴 때마다 바다는 엉망이 되었다. 난데없...
“하… 전쟁도 이제 끝이구나.” 살아남았다. 내가 몸담은 길드가 기어이 승리를 거두었다. 천일이 넘는 시간동안 밤낮없이 지속된 전투, 지친 동료들, 함정, 핏자국, 시체, 시체, 시체. 아, 끔찍해라. 다양한 적들과 맞부딪혔다. 때리고, 시야를 가리고, 목을 베어내서 숨을 거뒀다. 명치를 친 뒤 목을 비틀고, 심장에 칼을 꽂아넣어 숨을 거뒀다. 달려오는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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